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포스터와 레노바레 운동의 정체성 이해①

레노바레 운동

by 김경호 진실 2012. 7. 18. 20:21

본문

비성경적 영성운동을 분별하자! - 리차드 포스터와 레노바레 운동의 정체성 이해①

문제는 한국교회가 포스터라는 인물과 레노바레라는 운동의 정체성이 정확히 파악되기도 전에 ‘포스터의 레노바레’로 알려지면서 여과 없이 수용된 것이다.


서론
1. 베일에 가려져 있는 포스터와
레노바레의 정체성◄
1) 포스터의 레노바레◄
2) 레노바레와 내적 갱신◄
3) 레노바레의 에큐메니칼 정신
4) 포퓰리즘 뒤에 숨겨진 정체성
2. 레노바레의 기본 사상
1) 성경관 2) 역사관 3) 구원관
3. 포스터와 레노바레의 사명
1) 신비주의적 내적 변화
2) 내적 변화의 방법: 영적 형성
결론

서론
한국교회는 작은 돌 하나에도 요동하는 작은 연못과 같다. 누군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그 여파가 사방으로 퍼지며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특히 저명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힘을 합하여 큰 돌을 던지면 그 파장은 걷잡을 수가 없다. ‘새로운 것’의 정체성에 대한 검증도 없이 열병처럼 교회 안으로 퍼져나간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도 잠시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연못은 다시 고요해 진다. 대부분은 그저 하나의 이벤트로 그치게 된다. 그러다가 다른 돌이 던져지면 연못은 다시 요란해진다. 이런 일이 한국교회에서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
레노바레(Renovaré)는 ‘새롭게 하다’ ‘회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이다. 이 운동은 1988년에 미국과 한국 교계에 잘 알려져 있던 리차드 포스터(Richard J. Foster)에 의해 시작되었다. 정작 레노바레의 출발지인 미국의 교단들은 양극의 반응을 보여 왔다. 에큐메니칼 정신에 영향을 받은 복음주의적 교단들은 포스터를 크게 환영하였다. 이와 반대로 보수적인 교단은 이 운동에 동조하지 않고 그의 신학적 오류에 대하여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여 왔다.
레노바레가 ‘교회 갱신’을 위한 운동으로 소개되면서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5년의 일이다. 그 당시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그 당시 ‘큰 돌’이었던 포스터를 한국교회의 연못을 향해 힘을 모아 던졌다. 작은 연못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세게 출렁거렸다. ‘그 무엇’을 찾고 있던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는 레노바레는 효과가 보장된 영향력을 지닌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었다.
기대와 달리 초창기부터 한국교회는 레노바레의 정체성에 대한 상반된 의견으로 인하여 혼란을 경험하게 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과연 레노바레가 신비주의적이며 가톨릭 영성에 기초하였느냐는 것에 있었다. 레노바레에 긍정적인 목회자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애써 부정하였지만, 이 운동에 우려를 표하던 보수적 목회자들의 목소리도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았다.1) 이런 상황에서, 2007년 10월에 한국을 방문한 포스터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직접 이 문제에 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때 그는 공개적으로 ‘신비주의’라는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으며, 자신이 인용하는 16세기 이전의 사람들이 가톨릭 교인들이라고 설명함으로써, 신비주의와 가톨릭 영성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레노바레와 관련된 신학적 논쟁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요즈음도 그칠 줄 모른다.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신비주의와 가톨릭 영성과 관련되어 있다. 레노바레의 대표인 포스터가 공개적으로 부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학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포스터가 진실을 감추고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보수적인 목회자들이 그의 신학사상을 오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신학적 논쟁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포스터와 그가 주도하는 레노바레의 신학적 정체성을 분석하여 그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서술할 것이다.

1. 베일에 가려져 있는 포스터와 레노바레의 정체성
1) 포스터의 레노바레

리차드 포스터는 1978년에 출판된 『영적 훈련과 성장』으로 미국의 복음주의 진영에서 큰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 후로 그는 전보다 훨씬 바쁜 강의와 목회 일정 속에 지내야 했다. 그러므로 1986년 가을, 그는 바쁜 일정으로 빼앗겼던 자신만의 시간을 되찾기 위하여 공적인 일에서 손을 놓고 모든 사역을 중단하였다. 이후로 그는 조용한 시간을 보내면서 성도들의 영적 성장과 교회의 갱신을 도울 수 있는 세계적인 기독교 운동을 새롭게 구상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88년 11월에 그를 대표로 하는 레노바레운동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그 당시 포스터는 앞서 언급한 『영적 훈련과 성장』 외에도, 그가 1985년에 저술한 『돈, 섹스, 권력』으로 미국 전역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 이 책은 기독교의 울타리를 넘어 불신자와 타 종교인들도 즐겨 찾는 도서가 되었다. 그 후로 사람들은 그를 이 시대가 귀를 기울여 들을만한 목소리를 지닌 인물로 추앙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터가 레노바레를 소개하자, 그의 책을 통하여 그와 친숙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크게 환영하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유사하게 재현되었다. 기독교 서적을 자주 접하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포스터가 저술한 서적을 통하여 그의 이름을 익히 알고 있었다. 『영적 훈련과 성장』, 『돈, 섹스, 권력』이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였음은 물론, 그가 1992년에 저술한 『기도』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는 한국교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작가로 부상되었다. 이렇게 이미 구축된 그의 명성이 ‘포스터의 레노바레’가 한국에 쉽게 상륙하는 데 일조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생겼다. 한국교회가 포스터라는 인물과 레노바레라는 운동의 정체성이 정확히 파악되기도 전에 ‘포스터의 레노바레’로 알려지면서 여과 없이 수용된 것이다. 영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던 때에, ‘이 시대의 영성을 주도하는 포스터의 레노바레’는 특별히 지식인들과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새로운 것’으로 여겨졌다.

2) 레노바레와 내적 갱신
영적 성장과 교회 갱신의 필요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초대 교회의 시기부터 각 시대별로 교회가 처해있던 상황 속에서 고민하여 온 주제이다. 그러나 레노바레는 그 출현 초기부터 외적 성장보다 내적 갱신을 강조하며 시작되었다. 그 당시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가 처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1955년에 『하나님의 다리』라는 책을 출판한 도날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은, 1965년에 미국의 풀러신학교에 세계선교대학(School of World Mission)을 설립하였다. 이 일은 전 세계의 교회가 ‘교회성장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특히 전 세계의 현대복음주의자들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불신자를 교회로 끌어와야 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며 교회의 외적 성장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그들은 불신자들에게 눈높이를 맞추기 위하여 교리적 순수성을 희생하는 것도 불사하였다. 예배의 스타일도 전통적인 모습을 버리고 현대인의 구미에 맞도록 새롭게 바꾸었다. 가급적이면 강단에서 죄와 회개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값싼 복음을 외치게 되었다.
그 결과 1970년대에부터 대형 교회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교회에 속한 교인들의 숫자가 목회자의 능력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되었다. 숫자가 성공의 기준이 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교회의 외적 성장에 전력을 다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견되었던 문제점이 드러나게 되었다. 성도들이 영적으로 갈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의 외적 성장은 성도들의 내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성도들은 영적 성숙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교회출석이 곧 신앙의 전부라는 생각이 보편화되었다. 이렇게 교회성장은 상대적으로 영적 빈곤을 가져다주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터의 레노바레는 외적 성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 대신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내면의 세계를 갱신해야 한다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레노바레 홈페이지에 ‘레노바레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이 간략하게 나와 있다. “레노바레는 콜로라도주(州) 잉글우드에 본부를 두고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기독교 단체이다. 우리는 기독교인들 그리고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원하는 자들에게 좀 더 계획적인 삶과 영적 형성을 제공하고, 장려하고, 설계하고, 옹호하는 일을 탐구한다.”2) 영적으로 굶주리고 목말라 하던 자들은, ‘영적 형성’을 통하여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며 포스터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기독교 역사의 전례 없는 급성장을 해오던 한국교회도 80년대 말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침체기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한국교회는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그 염려는 중단된 교회의 성장을 지속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을 뿐, 성도들이 영적으로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대처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2005년, 레노바레가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였을 당시의 한국교회는 영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부흥회와 철야기도 등 ‘열정적인 신앙훈련’에 익숙해져 있던 한국교회에 ‘영적 형성’이 소개되자, 이것을 ‘조용한 신앙훈련’ 내지는 ‘고상한 신앙훈련’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 당시 사회 전반에 걸쳐 인간의 내면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유행으로 번지고 있던 상황에서, 내적 성숙을 강조하는 레노바레는 이 시대에 걸맞은 훌륭한 새로운 영성 운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특히 포스터의 서적들을 통해서 그의 사상을 접하고 있었던 지식층의 기독교인들은 레노바레가 성장주의 등의 외부 지향적인 병폐들을 치유하고, 진정으로 성숙한 성도와 교회로 세우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쉽게 동조할 수 있었다. - 각주 일부는 생략하였습니다. 편집자주.

——————————
2010년에 기독교이단대책협회는 ‘연구평가자료 제16집’, 원문호, 『관상기도 레노바레의 정체성』 (서울: 진리수호, 2010)을 출판하였다. 레노바레운동과 관상기도에 관계된 광범위한 정보를 집대성하여 놓은 자료집이다.
http://www.renovare.us/WHOWEARE/WhatisRenovaré/tabid/2475/Default.aspx. "Renovaré is a nonprofit Christian organization headquartered in Englewood, Colorado, and active worldwide. We seek to resource, fuel, model, and advocate more intentional living and spiritual formation among Christians and those wanting a deeper connection with God." 이곳에서는 ‘spiritual formation’(영적 형성)이란 단어에만 밑줄이 그어져있고 붉은색으로 적혀있다. 영적 형성은 포스터의 레노바레를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Spiritual formation은 주로 ‘영적 훈련’ 또는 ‘영성 개발’로 번역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논문에서 ‘영적 형성’로 번역하였다. 형상을 이루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formation이 뜻하는 바를 중요시하려는 포스터와 레노바레의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조진모 /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사신학

 

 

http://cion.kr/board.php?board=forum&command=body&no=174

 

728x90

'레노바레 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처드 포스터 레노바레  (0) 2012.09.2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