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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개혁주의 교회론

안재경목사(남양주)

by 김경호 진실 2013. 2. 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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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개혁주의 교회론

안재경목사(온생명교회)

온생명교회의 개척

온생명교회는 수도권개척교회협의회(예장 고신)의 교회개척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잠실중앙교회가 2009년 10월 25일에 경기도 남양주시에 분립개척한 교회입니다(17가정 원입교인 57명이 동참함). 온생명교회는 장로교회 교회개척원칙에 충실하게 어떤 개인이나 몇몇 교인들의 주도로 교회가 개척된 것이 아니라 기존교회가 당회의 결정으로 당회를 분립하여 조직교회로 출발했고, 노회와 개척교회협의회가 이 일을 적극적으로 지도함으로 이루어진 개척입니다. 창립예배를 드린 지 만 2년 2개월이 지난 현재 100여명의 성도들이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고, 서로를 섬기며,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개척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던 신자들은 처음부터 담임목사와 더불어 교회를 어떻게 세워갈 것인지를 고민하며 논의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회이름을 정하면서 지역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고민하면서 교회이름을 편의상 온생명교회로 지었습니다. 저희들은 남양주 온생명교회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온생명교회라는 이름은 요한복음 10장 10절 말씀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라는 말씀이 그것입니다. 온생명교회는 이 말씀에 근거하여 예수생명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교회, 모든 생명에게 사랑으로 증거하는 교회, 온전한 생명을 소망으로 교제하는 교회라는 비전을 내걸었습니다.

개혁교회를 표방하는 온생명교회

온생명교회는 장로교회, 그 중에서도 예수교 장로회 고신에 소속된 교회로서 개혁신앙,개혁교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개혁교회라는 것은 신학적으로는 개혁주의를 표방하고, 교회정치에 있어서는 장로회 정치제도(당회와 노회)를 따릅니다. 개혁주의를 표방한다는 것은 종교개혁의 분파들 중에서 루터파, 그리고 재세례파와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유럽과 영국에서 발전된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체계와 신앙고백들에 따라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우리의 삶 전체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장로회 정치제도를 따른다는 것은 감독정치나 회중정치와 다르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목사 개인에 의한 다스림이나 회중 개개인들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다스림이 아니라 장로의 회가 교회를 다스리는 치리제도를 따릅니다.

개혁교회는 종교개혁의 모토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듯이 철저하게 성경(오직 그리고 모든 성경 sola et tota Scriptura)으로 돌아가 오직 은혜로 말미암아 오직 믿음으로 오직 그리스도를 고백하여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자 하는 교회입니다. 개혁교회는 종교개혁 이후에 비로소 확립된 교회가 아니라 사도신경에도 고백하고 있듯이 거룩한 공교회를 지향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의 처음부터 마지막 날까지 모든 인류 가운데서 영생을 위하여 선택하신 교회를 참된 믿음으로 하나가 되도록 그의 말씀과 성령으로 자신을 위하여 불러 모으고 보호하고 보존하심을 믿습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54문).

여기서 공교회란 영어로는 카톨릭을 말하는데 카톨릭이란 단어를 전매특허(?)낸 로마카톨릭이 보편성을 지닌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종교개혁한 우리 개신교회가 카톨릭, 즉 보편적인 교회라고 믿습니다. 이 카톨릭은 이단과 종파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하나님께서 불러내신 주의 백성들이 성경의 모든 교리를 받아들여 모든 민족을 그리스도 안으로 불러모아 총체적인 구원을 이루는 교회를 말합니다. 개신교회의 수많은 분파운동들이 지향해야 할 교회는 바로 이 카톨릭교회입니다. 개혁교회는 하나의 분파운동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인 우주성, 그리고 보편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교회입니다.

그 거룩한 공교회가 이 땅에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때에 성도의 교통이라는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삼위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기를 원하고 그 교제의 힘으로 성도들이 성령 안에서 진실하게 교제하기를 원하고 온 세상을 이 거룩한 교제로 초대하기를 원합니다.

온생명교회에서의 신앙생활

1) 우리는 올바른 신앙생활이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바른 이해에 달렸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생활을 ‘언약 중심의 신앙생활’이라고 부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도적으로 자기 백성들과 더불어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약 당사자와 그 당사자에 속한 모든 가족들, 자녀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언약에는 약속과 의무라는 두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어야 하고, 하나님께 순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어 주셔서 언약에 순종하지 못한 자기 백성의 모든 허물과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삼일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롭게 회복된 언약 백성으로서의 삶을 교회생활과 일상의 모든 삶에서 아름답게 구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주일에 공적으로 드리는 예배도 철저하게 이 언약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자의 가정이 언약가정이며, 그 언약의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언약의 자녀들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유아세례를 베풀고 부모들은 유아세례 때 한 서약에 근거해서 자녀를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합니다. 언약의 자녀를 향한 일차적인 신앙양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학교를 운영하면서도 교사가 부모의 자리를 빼앗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습니다.

2) 우리 교회는 주일을 중심한 신앙생활을 강조합니다. 주일을 중심한 신앙생활은 아직까지 지역교회로 든든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궁여지책이 아니라 신자들이 이 세상에서 수고하는 모든 노력들이 주일을 통해 그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자들이 육일동안 힘써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을 충실하게 감당하면서도 토요일부터 주일을 실제적으로 준비합니다. 토요일에 가정에서 자녀들과 더불어 주일을 준비하며 예배를 위해, 주일에 주실 하나님의 말씀을 위해, 직분자들의 직분사역을 위해 기도하면서 주일을 준비합니다. 주일에는 오전에 오전예배를 드리기 전에 연령별고 교회학교시간을 갖고, 온 가족이 다함께 주일오전예배를 드립니다. 이제는 우리 자녀들이 제법 예배를 잘 드릴 뿐만 아니라 설교노트를 작성하고 설교에 대한 질문들에 곧장 답을 하곤 하는 모습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공예배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공식적으로 만나주시는 시간이기에 그 어떤 개인적인 경건의 시간보다 중요합니다. 예배는 단정하고 경건하게 드려지는데 설교와 성례가 예배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1달에 한번씩 성찬을 갖는데 성찬이 눈에 보이는 말씀으로 신자의 믿음을 강화시키기 위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너무나 소중한 은혜의 방편이라는 사실을 점차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3) 우리는 교회생활에서 직분적 관계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모든 성도들의 덕을 세우기 위한 은사를 주셨는데 그 은사를 공적으로 확증한 것이 직분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위 말하는 은사자와 직분자의 다툼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지금도 직분자를 통해 교회를 통치하신다고 봅니다.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고 깊고 풍성하게 설교해야 합니다. 목사는 주일오전에는 자신이 정한 성경본문으로 설교할 자유가 있으며, 주일오후에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중심으로 개혁주의 신앙고백서와 문답서들을 성경의 큰 가르침으로 알고 반복해서 가르칩니다. 그래야 교인들이 바른 교리위에 자신들의 믿음을 건설해가고 구원을 이루어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로는 봄 가을 4달에 걸친 공식심방이며 비정기적인 심방을 통해 교인들을 영적으로 돌아보고 다스립니다. 장로의 직분적 심방을 통해 강단에서 공적으로 선포된 말씀이 각 가정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어떻게 열매맺는지를 돌아보고 권면합니다. 집사(권사는 여자집사)는 자비의 사역자들로서 하나님의 긍휼을 교회가운데 구체적으로 증거하고 모든 교인들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비의 사역자들로 살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일 뿐만 아니라 격려하는 사역을 감당합니다. 이것을 위해 한국교회에는 생소하겠지만 집사회를 구성하여 교회 대내외 구제사역이며, 자비를 베푸는 방법론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의 방향성과 지향점을 점검하고, 현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격려하고 교제하기 위해 1년에 한 차례씩 참여마당을 열고 있습니다. 또한 1년에 한 차례씩 신앙강좌를 개최하는데 신학자들을 자극해서 교회를 위한 신학을 하도록 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산출되는 계기를 삼고, 신자들이 평생 묵상하고 붙들 수 있는 말씀을 받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는 참된 구원을 가져다주는 성경적 신행이 신자의 삶 속에서 드러나야 함을 알고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일에 진력하고자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교회가 하나님의 복음을 땅 끝까지 선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전도와 선교사역의 관건은 하나됨에 있는데 우리는 지역교회들과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여 복음을 증거하고자 합니다. 또한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기 위해 타 문화권에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역은 책임있는 선교 및 우리와 같은 개혁교회를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믿습니다.

공교회성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우리 온생명교회는 너무나 부족한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다르지 않은 교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교회끼리도 이제 서로 경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요즈음 다들 자신들 교회는 뭔가 다르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화된 교회는 교회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교회는 주님이 세우신 바로 그 교회와 달라지면 이단이 될 수밖에 없고, 분파운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선교역사상 전무후무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한국교회 교역자들의 남다른 헌신, 그리고 신자들의 특별한 열심에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성장은 공교회성에 충실한 것, 다른 말로 하면 복음에 충실한 것에 기인합니다. 한국교회의 쇠퇴가 뚜렷한 작금의 현실을 대하는 교회의 판단은 가히 역주행을 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강단에서 온전한 복음이 외쳐지기보다는 인류 보편의 종교성과 도덕성에 호소하려고 하는 모습은 가히 별종의 기독교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의 의와 공로로 어떤 복이라도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복을 구하기 전에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하는 배교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오직 은혜의 방편에 의지하여 모든 악을 누르고 교회의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봅니다. 한국교회가 어린교회라고 불리는지 모르겠지만 공교회성에 충실하다면 서양의 오래된 교회 이상으로 세계교회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더 나아가 로마카톨릭과 동방정교회에도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공교회성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적인 상황에 제대로 토착화된 한국적 개혁교회의 아름다운 자태가 드러나기 위해서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사실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먹고 자란 우리 자녀들이 훌륭한 직분자들로 세워지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와 온 세상을 향한 큰 위로와 소망일 뿐만 아니라 주님의 나라가 온전히 세워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위 글은 '목회와 신학'(2012년 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 신년호는 '내가 꿈꾸는 좋은 교회' 라는 특집으로 꾸몄는데 '목회자 13인의 내가 꿈꾸는 교회'부분에 위 글이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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