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이 드린 제사를 받지 않으신 이유
< 김영철 목사, 미문교회 >
“사람이 죄의 지배를 받는 것, 즉 죄를 짓는 것은 사람의 책임”
비록 에덴에서 내쫓긴 삶을 살지만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약속(창 3:15)을 잊지 않고 그 약속에 소망을 걸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들은 특별히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녀의 씨’(우리말 - ‘여인의 후손’)를 기다렸습니다.
“아담이 그 아내 하와와 동침하매 하와가 잉태하여 가인을 낳고 이르되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하니라”(창 4:1)는 말씀처럼 하와는 자식을 낳자 그러한 소망과 기대를 아들 ‘가인’의 이름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1. 인류의 두 갈래 ‘가인과 아벨’
창세기 4장은 아담과 그의 아내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에 일어난 일을 묘사합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 부부의 삶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들의 두 아들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두 아들은 창세기 3장 15절에서 언급한 인류의 두 계열, 즉 ‘뱀의 후손’과 ‘그녀의 후손’을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행동을 통해 두 계열이 어떤 특성을 지닐 것인지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가인과 아벨이 드린 제사로 나타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물은 받지 아니하시고 아벨의 제물을 받으신 까닭은 피 있는 제물이었느냐 아니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물을 드린 사람 자체에 있었습니다(창 4:7).
이때 하나님께서는 가인에게 제사에서 드러난 마음의 태도가 옳지 않았음을 지적하시면서 회개하고 바르게 행할 기회를 주십니다. 또한 바르게 행치 않으면 죄의 먹이가 될 것임을 경고하십니다.
2. 죄의 지배 아래 있는 가인의 삶
죄는 사람을 지배하려는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사람이 죄를 대항하여 밀쳐 내기는 힘들지라도 사람에게는 죄를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졌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죄의 지배를 받는 것은 죄와 싸워서 이길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힘을 최대한 발휘하지 않고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써 죄에게 양보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이 죄의 지배를 받는 것, 즉 죄를 짓는 것은 사람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인은 회개의 기회를 주시고 또한 죄의 위험을 경고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무시해 버립니다. 죄에게 왕좌(王座)를 양보한 가인은 이제 죄의 충실한 신하가 되었습니다. 죄의 통치를 받게 된 것입니다. 동생을 쳐죽였을 뿐만 아니라 뻔뻔스럽게도 하나님의 물음에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라고 항변합니다.
회개를 포기하고 스스로 죄의 통치를 받기로 결정한 가인은 그런 사람다운 특징을 보입니다. 자기 잘못에 대한 진정한 뉘우침이나 후회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순간에도 오직 이기적인 생각뿐이어서 형벌의 무거움만을 탓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자신이 저지른 죄악의 극악(極惡)함에 대해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하나님께서 가혹하다는 원망만 내뱉고 있었습니다.
3.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
아담이 범죄함으로 땅은 저주를 받아 사람이 땀을 흘리도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창 3:17-19). 그러나 가인은 이제부터 아무리 수고하여도 땅에서 아무런 소산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가인이 받은 저주입니다. 이 저주로 인하여 그는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살 수 없게 됩니다.
가인은 이곳저곳을 쉬지 않고 다니면서 농사 이외의 일을 해야 입에 풀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인이 두려워한 것은 자신이 보복(報復)당하여 죽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눈에는 보호할 가치가 없어 보이는 살인자의 생명마저도 하나님의 손에 달린 것이므로 보복을 금하심으로써 가인이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긍휼을 베푸셨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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