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를 잘 가르치는 실제적인 방법 12가지

교리를 잘 가르치는 실제적인 방법 12가지

황원하 목사

요즘 한국교회에 교리 공부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많은 목사들이 교인들의 성경 지식을 굳건히 하고 그들의 신앙을 확고히 하기 위하여 교리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작년 초부터 저희 교회에서 교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10개월 동안 가르쳤고, 지금은 소교리문답을 4개월째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교리 교육을 통해서 교회가 건강해질 수 있고 교인들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일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지난 1년여의 기간 동안 교리를 가르치면서 실수한 점들을 반성하면서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글은 저의 반성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교리를 잘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더 잘 가르치기 위하여 노력할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에는 이미 교리를 잘 가르치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미천한 경험이 이 일에 처음 참여하시려는 분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리를 가르치는 사람이 목사라는 전제를 가지고 글을 적겠습니다.   1. 교리를 가르치는 사람(목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합니다.   목사가 교리의 의미와 가치를 모르면 교리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교리 교육은 결코 의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목사는 교리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교리를 잘 가르치는 기술을 갖추어야 합니다. 교리는 누가 가르치느냐가 제일 중요합니다. 교리를 가르치기 위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으시기 바랍니다.   2. 교회(당회)의 동의와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목사가 교리를 가르칠 때 먼저 교인들의 공감대를 얻고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회원들과 교인들에게 교리의 가치와 중요성과 교육 계획을 알리고 협조를 구하면 보다 순조롭고 평탄하게 교리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목사들이 말씀을 가르치는 것은 자신의 고유 권한이라고 생각하여 일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 이 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의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3. 담임목사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좋습니다.   담임목사가 교리교육의 철학과 방침을 가지고 앞장 서야 합니다. 특히 담임목사가 할 수 있거나 해야 할 말이 있고, 부교역자가 할 수 없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습니다. 교리를 가르치다보면 기존의 지식이나 현 교회의 상황과 다른 이야기들을 할 경우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을 부교역자가 말하는 것보다는 담임목사가 지혜롭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쉬운 내용을 너무 지루하게 끌고 가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 다 아는 평범한 사실들을 지나치게 자주 반복하거나 너무 오래 끌고 가면 교인들이 듣다가 지칩니다. 교리를 배우는 목적은 새로운 지식입니다. 아는 것을 자꾸 말하기보다는 그것을 확실히 한 후에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제 생각에 교리교육은 조금 빠른 속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5. 교리 가운데 어렵고 심오한 내용도 과감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삼위일체, 작정과 예정, 섭리,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 등에 대한 것들을 피하지 말고 과감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내용들이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교인들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교리의 모든 항목들은 성경에 기초하고 있으며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입니다. 목사들이 어려운 부분을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합니다.   6. 교리를 교인들의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대부분의 교리는 오래전에 만들어졌고 따라서 고전적이며 다소 딱딱합니다. 그러다보니 교인들은 교리가 자신들의 삶과 별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래 전의 교리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실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어야 합니다. 교리가 오늘날에도 앎과 삶의 지침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어야 합니다.   7.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나 대소교리문답을 직접 번역해서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아직 제 마음에 꼭 드는 신앙고백서 번역본과 교리문답서 번역본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번역이 좋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고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매끄럽게 전달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아직 좋은 번역본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직접 번역해서 가르치는데, 그렇게 하니까 의미를 설명하기에 편리합니다. 대부분의 신앙고백서는 이미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어서 자신 만의 번역본을 만드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8. 학생들과 청년들에게도 교리를 가르쳐야 합니다.   저희 교회는 중고등부와 청년대학부 학생들에게도 교리를 가르칩니다. 저희 교회 부목사들이 교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교리교육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에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본인들이 알아서 학생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 부목사들은 학생들에게 맞는 창의적인 방법들을 사용하여 교리를 가르칩니다. 저는 저와 동역하는 부목사들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전 교인이 교리를 공부해야 합니다.   9. 교리를 가르칠 때에는 시간을 짧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한 번에 30분만 강의합니다. 그 이상 가르치면 듣는 사람들이 피곤해 합니다. 사실 저는 모든 설교에 30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30분을 넘기면 듣는 사람들이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의 시간은 각 교회의 사정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그러니 교회 사정을 감안하여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다만 말하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과 듣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은 다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10. 교리를 가르칠 때 그 교회의 실정을 충분히 감안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서 하면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만의 스타일과 자기 교회만의 형편을 감안해야 합니다. 교인들 가운데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은 교회와 젊은 사람들이 많은 교회는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이 달라야 합니다. 특히 교회의 형편을 감안하지 않고, 서구 교회의 교회구조나 직분개념을 우리나라 교회의 현실에 바로 적용하자고 촉구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교회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11. 교리를 가르칠 때 시각교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교리는 딱딱합니다. 신앙고백문서의 내용 역시 부드럽게 읽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교리를 가르칠 때 시각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고, 강의안을 그대로 나누어 드리거나, 강의안을 책으로 엮어서 나누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파워포인트도 사용하고 강의안을 책으로 엮어서 나누어 드리기도 합니다.   12. 교리를 설교할 경우에는 교리책에 나오는 전문적인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교리 설교는 자주 해야 합니다. 교리는 곧 성경의 요약이기 때문입니다. 교리 설교를 자주 하면 신앙의 체계와 뼈대를 세워줄 수 있고 성경을 통전적으로 보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리를 설교할 때에는 전문적인 용어들을 평이한 용어로 바꾸어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리의 풍성하고 생생한 내용들을 설교하는 일이 잘만 이루어진다면 교인들이 기름진 음식을 먹을 것입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교리를 가르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 결과 역시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저는 교리를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고 의미가 있어서 계속할 생각입니다. 교리를 가르치다보면 일부 불평하는 교인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럴 때에는 교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자신의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교육 방법을 반성하면서 발전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교단 교회들이 교리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담임목사님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가지셔서 교회를 튼튼히 세워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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