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聖別)하라
진리에 충실하고자 하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성별(聖別)이 필요한 때가 왔다. 지금은 교회의 생명력을 앗아가고 배교로 이끌어가는 일치운동과 그 운동에 가담하는 교회들로부터 거룩한 분리를 해야 할 때이다. 성별은 분리주의가 아니다. 우상숭배자, 종교다원주의자, 복음없는 기독교인들과 하나됨이 그리스도와 분리하는 일이다.
성별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구원받은 백성인 우리 자신이 진리 안에에서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거룩한 결단이다.. 성경적 교리를 버리고 자유주의 신학 안에서 혼합주의, 비복음적 활동을 전개하는 자들과 분리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일이다. 성경만이 아니라 종교개혁신학자 칼빈의 교회론에 비추어보면 성별의 필요성은 아주 분명하다.
최근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영향 아래서 한국기독교의 신앙과직제위원회가 조직되었다. 이 단체는 왕성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천주교(로마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그리고 개신교 진보계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원교회들 중심으로 조직된 기구이다. 성경적 교리를 배제하고 복음주의자들의 신앙고백적 확신을 포기할 것을 전제로 한다.
신앙과직제위원회의 ‘신앙’(faith)이란 교회들마다 서로 다른 신앙이나 교리를 하나로 일치시키자는 것이고, ‘직제’(Order)란 가시적 교회의 제도를 하나로 일치시키자는 뜻이다. 영어권에서는 "교회 헌법"을 “직제서”(Book of Order)라고 일컫는다. 그 안에 정치, 권징, 예배에 관한 자세한 규범을 담고 있다.
신앙과직제위원회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가시적 교회일치 곧 단일교회(Una Sancta)이다. 한국의 천주교, 정교회, 개신교회들은 WCC가 추구해 오던 단일교회 조직운동을, 그 단체의 영향 아래서 그리고 그 단체를 지지하는 맥락에서, 단일조직을 바라보고 일치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WCC가 단일교회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강변하던 이른바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주장은 옳지 않다.
새로 등장한 기구는 교회 단일화 차원의 일치증진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로 했다.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활동, 함께 기도하기 등으로 나누어 일치기도주간, 공동기도문 개발, 교재개발, 성서공동번역, 신학생 교류, 일치학교 운영, 일치피정(避靜, 수련회) 등 다양한 사업들을 개발하고 시행하기로 했다.
성경의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종교개혁신학자 존 칼빈은 <기독교강요> 제4권 2장에서 우상숭배하는 교회, 미신적교리를 가진 교회, 거짓예배를 행하는 교회와 분리할 것을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죽음의 질병에서 회생하려면 귀담아 들어야 할 메시지이다. 사소한 교리의 차이와 윤리적인 결함 때문에 교회를 분리하거나 떠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WCC 부산총회가 채택한 선교전도문서에 나타나는 "지형변화"(changing landscape)라는 자신의 용어가 이러한 운동에 가담하면 교회가 죽음에 이르게 되고 그리스도를 배신하는 것임을 스스로 증명한다. 이 주제는 필자가 쓴 “거짓교회에서 분리하지 않는 오류” <정통신학과 경건>(2007), 336-345쪽에서 상론한다. 필자의 저서 <에큐메니칼운동과 다원주의>(2004)도 참고하라. <신학충돌>(2012), <신학충돌 II>(2013)도 이 주제를 학문적으로 다룬다.
천주교회는 개신교회와의 교리적 차리를 인정하지 않고, 교황 무류설이라는 교리 안에서 개신교회가 로마로 귀정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만인보편구원주의-종교다원주의, 교황무류성, 로마감독 곧 교황의 사도직계승과 지배권(supermacy), 마리아원죄무죄교리와 승천교리와 대속적 기능교리, 성경 73권과 전통론, 미신적인 화체설과 연옥설, 교황중심의 성직자단을 교회로 보는 시각....... 그 어느 하나도 양보하거나 취소하지 않는다. 성경적, 역사적, 합리적 근거가 없는 교리들인데도 말이다. 만약 이 교리들을 취소하면 교황 무류 교리가 허물어지고, 결과적으로 로마가톨릭교회가 무너진다. 교황 무류교리란 신앙과 도덕과 교리에 관한 교황의 공적 가르침에는 오류가 없고 따라서 절대 바꿀 수 없음을 뜻한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WCC 한국지부격인 단체인 NCCK 회원교회들이 로마가톨릭교회와의 일치운동에 압장 서고 있다. 김삼환 목사가 이끄는 예장 통합, 조용기 목사와 이영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교하나님의성회, 감리교, 기장, 성공회, 루터교, 복음교회 등은 그리스도가 거부하는 것을 환영하고, 하나님이 증오하는 것을 즐겨하고 있다.. 예장 백석은 이러한 움직임의 열성적인 지지자이며 동반자이다. 신앙과 진리에 따르기 보다는 세속적 욕망을 채우는 교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듯하다.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의 일치, 하나 됨 운동은, 결국 WCC가 만들어놓은 대로(大路)를 따라 모든 개신교회들이과 정교회들이 로마가톨릭교회의 교황좌 밑으로 귀정(歸正)으로 귀결될 것이다. 신앙과직제위원회와 활동의 종착역은 로마이다.
자유주의 신학에 기초한 진보계의 에큐메니칼 운동의 특징은 성경적 에큐메니칼운동의 기준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교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무조건 일치 또는 단일화이다. 이방원이 정몽주를 향하여 읊었던 시와 일치한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러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식의 하나됨 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일치운동, 신앙과직제운동의 결과는 무엇인가? 그것은 탈기독교이며, 교회의 죽음이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 없는 기독교 건설이다. WCC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그리고 진보계 신학자들이 추구하는 기독교는 인간화, 인권투쟁, 혁명, 구제, 문화활동, 공해-핵무기-환경 문제 해결을 선교의 알파와 오메가로 삼는다. 이른바 '미시오 데이'(missio dei)라고 하는 산성비를 교회에 뿌려, 역사적 기독교 신앙이 멸절되게 하는 신종 기독교 운동이다.
한국교회는 유럽, 북미, 대양주의 주류교회들처럼 생명력을 상실하고 그리스도를 등지고 배교의 전철을 밟고 있다. 우상숭배하는 교회들과 일치운동에 가담하지 않는 것이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일이다. 가담하여 복음주의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성별(聖別)의 시점을 놓치면 한국교회와 그 구성원들은 ‘주전자 안의 개구리’처럼 변화에 적응하다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처럼 죽음에 이르게 됨이 자명하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우상숭배집단, 우상숭배자로 전락하게 된다.
복음주의 신학자 가운데는 WCC에 들어가서 이 단체의 신학을 성경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WCC는 복음적 변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필자는 WCC 부산총회에서 새로운 선교선언서("함께 생명을 향하여: 지형변화 속의 선교와 전도," 2012)의 종교다원주의를 삭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담도록 하려고 적극 가담했다. 그러나 WCC는 이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끝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문서를 보았다면 피 눈문을 흘릴 것이다. 부산벡스코 현장에 계셨더라면 기적하여 쓰러졌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사역과 복음전도를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고 예수를 모르는 모든 인간들을 통해 하나님은 이미 예배를 받고 있다고 하는 내용을 담은 이 문서의 한글 번역본은, 최덕성, <신학충돌 II>(2013), 부록으로 실려 있다.
그러므로 WCC에 또는 한국의 NCCK 중심의 신앙과직제위원회에 “들어가서 신학을 바꾸자”는 발상은 한국교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결국 끔찍한 피해를 준다. 신학자의 오판은 교회의 죽음과 직결되어 있다.
아래의 글은 자유주의 에큐메니칼운동을 선도하는 <에큐메니안>(2014.5.22.)의 보도기사를 옮긴 것이다. 같은 보도기사에 실린 사진 3장을 게재한다. 저작, 영상권자의 양해를 구한다.
참고로, 알려둘 것이 있다. 필자는 분리주의자가 아니다. 성경적 에큐메니스트이다. 현재 교의학 교수로 봉사하면서 교회론을 가르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교회연합일치에 관한 여러 권의 학술서를 저술했다. 부산 WCC 총회에도 적극 참가했다. 기독교사상사를 전공했다. 신학의 역사와 교회사를 알고 있다.
최덕성
[출처] 성별(聖別)하라 - 최덕성 교수 (한마음개혁교회) |작성자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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