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이 이끄는 설교를 하기 위해서는 설교자의 본문몰입이 필수조건이다. 본문몰입을 설교학에서는 보통 깊은 본문연구라고 한다. 지난 시간 깊은 본문연구를 위한 본문의 근접 및 전체문맥 확인, 단어연구, 문법연구, 배경연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오늘은 본문해석과 본문의 신학파악에 대해 알아보자.
본문해석, 본문의 길을 찾다
이제 지금까지 연구한 것을 가지고 본문을 해석하는 단계에 왔다. 본문의 근접 및 전체문맥을 확인하고, 단어와 문법연구를 거친 후에 배경연구까지 마치면 어느 정도 자신의 해석이 생기게 된다. 먼저 바른 해석을 위해 자신이 선택한 본문의 주제와 관련된 구절 및 본문들(cross-references)을 성경 전체에서 찾아보라.
예를 들어 마태복음 19장 16~22절을 본문으로 ‘재물이 많아 예수님을 따르지 못한 청년’에 대해 설교한다면, 같은 내용을 다루는 마가복음 10장 17~31절과 누가복음 18장 18~30절을 찾아보고 비교연구해 보라. 또 데살로니가후서 1장 11절을 본문으로 모든 선함과 믿음의 역사를 이루는 ‘능력(power)’에 대해서 설교한다면, 성경이 말하는 능력이란 무엇인지 성경사전을 활용해 다른 본문들을 확인해 보라. 본문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다른 성경부분과 모순되지 않거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면 좋은 해석이 이루어진 것이다.
위의 작업이 끝났다면 이제 본문을 다시 읽으면서 한 절 한 절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살펴보라. 특별히 본문 원저자(original author)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해보라. 동시에 본문이 주어진 첫 청중(first hearer)에게 어떤 의미로 주어졌을지 생각해보라. 이 단계에서 좋은 주석들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본문 연구 초기단계에서 주석을 먼저 볼 경우 주석자의 주관적 해석에 갇힐 수 있다. 단어연구로부터 배경연구까지 자신의 연구를 마친 후에 주석들이 어떻게 본문을 해석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라. 자신의 해석이 올바른 것인지, 또 다른 해석의 방향은 없는지 살펴보라. 주석들의 입장이 다른 경우 자신이 연구했던 것을 바탕으로 하나의 해석을 선택하면 된다.
신학파악, 메시지의 통찰을 담다
종종 목회자들이 본문이 속한 책의 신학적 관점을 파악하지 못해 엉뚱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본다.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본문의 문맥, 단어, 문법, 배경, 해석을 연구한 후에, 본문이 속한 책의 신학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그럴 때 깊고 분명한 신학적 통찰을 담은 메시지가 나오게 된다. 주석의 서론부분이나 신구약개론 책 등을 통해 본문이 속한 책의 신학이 무엇인지 살펴보라. 물론 이 작업을 본문연구에 첫 단계로 시작해도 된다.
예를 들어 창조에 관한 내용이 담긴 창세기 1장이나,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불러내시는 12장을 설교한다고 생각해보자. 설교자는 본문이 속한 창세기가 어떤 신학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창세기는 ‘하나님의 창조와 선민의 선택’이라는 신학을 담고 있다. 창세기의 제목 “태초에(베레쉬트)”가 이 사실을 강조한다. 창세기의 구조 또한 창세기의 신학을 강조한다. 와이즈맨(Z. Weisman)의 연구에 따르면 ‘톨레돗’은 기원 혹은 족보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창세기의 체계적, 구조적 틀(systematic and schematic framework)을 이루면서 하나님의 창조와 선민의 선택이라는 신학적 메시지를 보여준다.
창세기의 제목과 구조 뿐 아니라 창세기의 내용분석에서도 동일한 신학이 나타나고 있다. 창세기는 그 내용에 따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원역사(1~11장)가 세상과 인류의 기본적 삶의 양식에 대한 기원을 말하고 있다면, 족장사(12~50장)는 이스라엘 민족의 기원, 즉 선민의 선택을 다루고 있다. 창세기 신학에 나타난 하나님의 창조와 선민의 선택에 관한 메시지는 이것을 처음 접한 이스라엘 광야 공동체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매튜스(Kenneth A. Mathews)의 말처럼 이집트에서 약 400년을 종살이 했던 이스라엘에게 신관과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이스라엘 백성에게 강력한 이집트 신들의 기억이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출애굽 직전 열 가지 재앙을 통해 하나님은 이집트의 신들을 무력화 시키시고 자신이 참 하나님임을 보이셨다. 더불어 자신을 노예로 인식했던 이스라엘에게 창세기는 족장사를 통해 자신들이 선택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임을 깨닫게 했다. 이런 창세기에 나타난 분명한 신학적 기준이 있으면 창세기의 여러 본문 설교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제 본문연구가 끝났다. 다음 시간에는 설교의 중심메시지(CMT)를 찾는 법에 대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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