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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국제 정세와 한국 교회

안인섭박사

by 김경호 진실 2017. 10. 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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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언급과 김정은의 괌 포위사격 위협 이후 한반도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하면서, 9월 3일 제6차 핵실험을 실행했다. 그 여파로 한국에서 철수했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9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유엔 연설과 북한의 맞대응 또한 한반도 긴장감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한반도 위기가 쉽게 풀리기 어려운 것은 주변 강대국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은 과거와 달리 방위에 대한 군사적 비용을 요구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우방이기는 하지만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다른 관점을 굽히지 않고 있다. 1948년 이후 지속된 북한의 핵 개발 뒤에는 러시아가 있으며, 북한과 가장 많이 교역하는 중국의 태도는 북한 제재의 효과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모든 상황 가운데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남한의 존재감과 위치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가 복잡한 상황으로 치달을 때,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성경과 개혁신학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차분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을 구별하셨다(마 22:21). 칼빈은 이 정신을 이어서 교회와 국가는 각자의 고유한 역할이 있으며, 두 기관이 하나님의 통치를 이루는 도구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 대해서 국가와 교회는 각자의 사명을 감당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 본래의 책임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주변 4강국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중심에 서서 이끌어 내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보 문제를 정치적 거래물이 아니라 국가의 존재 목적임을 바로 인식하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거국적으로 서로 협력해야 한다.


한국 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한국 교회는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복음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종교개혁이 재발견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영적 공동체로서, 복음 전도와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사역을 감당하는 기관이다. 교회는 세상이 가지고 있지 않은 복음을 소유하고 있다. 이 복음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시고 그를 통해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 간절하게 필요한 것은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우셨던 그리스도의 마음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며 더 어려워질 북한의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위기와 위협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 교회는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자이시요 평화의 왕이라는 복음의 핵심 메시지를 선포하면서 대화와 화해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 정치적인 소통이 중단되고 남북교류가 단절된 상황 속에서도, 심지어 최후의 상황 속에서도, 한국 교회의 심장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 교회는 이 복음으로 남북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마지막 생명선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위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공로 의식을 가지고 계산적으로 북한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평화적 통일의 교과서로 삼아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에 빚진 자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심정을 가지고 북한을 바라보며 진정한 평화 통일을 위해 힘써야 한다. 이미 지금 그 일을 이루어 가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때가 차면 완전히 성취하실 것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신앙이 더욱 요청되는 시기이다.




안인섭 교수(총신대학교.기독교통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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