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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들: 몸보다는 마음, 결과보다는 동기와 과정!

황대우박사

by 김경호 진실 2018. 5. 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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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들: 몸보다는 마음, 결과보다는 동기와 과정!

 

 


 

황대우 교수

(고신대 개혁주의 학술원)

 

 

교회개척은 모든 목사의 로망일 수 있다. 왜냐하면 목사가 될 사람이건 된 사람이건 교회개척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개척은 현실적으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과연 교회개척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교회개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목사에게 가장 심각한 고민거리는 아마도 돈. 즉 개척자금과 생활비 문제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개척에 동참할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돈 있고 사람만 있으면 교회를 개척할 준비가 다 된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인간적으로나 현실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다.

   교회개척을 위해 재정과 사람 문제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필수 요소일지는 몰라도 결코 최고와 최선의 준비 요건이라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교회개척, 즉 교회를 설립하는 것은 사람의 일이 아닌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개척을 위해 갖추어야 할 최고 최선의 준비 요건은 재정과 사람들이 아닌 하나님의 뜻과 목사의 준비된 자세다.

 

   첫째로, 교회개척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목사 자신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교회개척을 준비해야 한다. 교회개척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교회를 세우는 일은 하나님 자신의 일이지 인간인 우리의 일이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우신다. 왜냐하면 교회는 그분의 몸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기도하다가 교회개척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해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는 교회나 노회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회개척은 개인이나 몇몇 사람들이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하는 모험이 아니다. 아니 결코 그런 종류의 모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개척이 하나님의 뜻이라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그래야 모험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교회를 건강하게 개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와 노회의 허락과 동의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도 받아야 한다. 교회와 노회는 교회개척의 위험 요소와 장애물들이 무엇인지 살피고 그것들을 제거하기 위해 간섭이나 제재가 아닌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반면에 개척교회의 목사는 방종이나 독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회와 노회의 간섭을 요청해야 한다.

   교회개척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객관적인 증거가 확보될 때 교회개척은 목사 개인의 영달을 위한 명분으로 악용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기존교회를 목회하는 것보다 자신의 뜻대로 하기 쉽다는 생각은 교회개척을 왜곡하는 위험천만한 명분이다. 왜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개척교회를 시작해야 하는지 분명하고도 건전한 명분이 없다면 그런 종류의 교회개척은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두 번째로, 최고 최선의 준비 요건은 목사 자신의 마음가짐, 즉 자세다. 교회개척은 기존교회를 목회하는 것보다 사실상 훨씬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존교회처럼 개척교회도 목회요 목양이다. 그렇다면 목사의 자질과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필요한 모든 자질과 마음 자세를 완벽하게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교회개척이란 이런 것들을 완벽하게 준비된 후에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일에 임하는 목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자질에는 다음 네 가지 요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1.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세

   교회개척을 위해 목사가 갖추어야 할 제일 중요한 자세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세가 아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세인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 대신에 왜 하나님을 두려워하라고 가르치는가? 아마도 교회개척을 시작하는 목사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기존교회 목사보다 훨씬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회개척을 시작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열정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그 열정이 쉽게 변질 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잘 되면 교만으로 변질되고 잘 안 되면 비관으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잘 되면 안하무인과 독불장군으로 거듭나고 안 되면 독선적인 비판자와 비굴한 눈치꾼으로 거듭난다. 두 경우 모두 하나님이 안중에 없다는 점은 동일하다. 즉 하나님을 무시한다. 대신에 자기 자신만 생각한다. 개척이 성공적이라 생각하는 순간 열정은 십자가 대신에 자신을 자랑하고 자신의 모든 실수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포장하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성령의 선물이다. 성경이 제시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보라. 그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다. 사랑하는 만큼 경외하는 것이 믿음의 법칙이다. 이것은 사랑과 경외는 믿음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하나 없이는 다른 하나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게는 교회개척이 하나님의 뜻대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교만할 이유도 비관하거나 비굴할 이유도 없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즉 두려워하는 마음은 목사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도록 해준다. 또한 자신을 인도하시는 하나님보다 앞서가지 못하도록 할뿐만 아니라, 뒤쳐져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아줄 것이다. 이 시대는 하나님을 지나치게 달콤한 사랑의 대상, 무한한 용서의 하나님으로만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죄를 처벌하시는 엄격한 아버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심판자로서 제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경향이 오늘날 한국교회를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집단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2. 자신을 부인하는 자세

   교회개척의 시작도 과정도 모두 목사 자신의 능력과 무관하다. 목사의 능력이라면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도록 자신을 내맡기는 믿음뿐이다. 이런 믿음은 결코 능력이 아니다. 믿음이 사랑으로 승화된 결과일 뿐이다. 교회개척을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 즉 감동적인 설교, 넉넉한 재정, 넓은 인맥 등이 아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것들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는 자신을 부인하는 능력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모른다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능력이 바로 자신을 부인하는 일이다. 칼빈에 따르면 기독교인의 삶의 핵심인 ‘자기부인’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면 생각하거나 말하지도 말고, 계획하거나 행하지도 말아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피로 거듭난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닌, 주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자기부인이란 스스로 자신을 부인하는 능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자기부인은 목사 자신의 깊은 경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할 때, 하나님께 자신을 맡길 때 비로소 경험하게 되는 성령의 능력이다. 성령님께서는 우리가 자신을 부인하도록 도우실 뿐만 아니라 우리를 십자가의 길로 인도하신다. 자기부인은 십자가만 바라보고 성령 하나님만 의지함으로써 온갖 탐욕이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물리칠 수 있는 비결이다.

 

3. 배우고 가르치는 자세

   목사는 하나님 말씀의 종이다. 주인의 뜻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지혜로운 종의 자세다. 주인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주인이 어떤 분인지 잘 알아야 하고 그분이 좋아하시는 것과 싫어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하나님 말씀의 종이라면 당연히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아야 하고 또한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것과 싫어하시는 것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익히는 일에 열심을 내어야만 한다. 잘 배우려는 자세 없이는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칼빈의 가르침이다. 개척교회 목사들은 종종 사람과 재정에 몰두하다가 자신이 말씀의 종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곤 한다. 자신이 말씀의 종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순간 그는 이미 스스로 목사의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기존교회를 목회하는 분들 가운데도 설교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서 목회는 설교가 전부가 아니라며 강변하시는 분들도 이미 목사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목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일에 열정을 불태워야 한다. 잘 가르치기 위해서도 배워야 하지만 먼저 항상 부족한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배워야 한다. 배우기를 멈추는 순간 이미 교만에 사로잡히게 된다. 배움의 기본자세는 겸손이다. ‘하나님, 가르쳐주시옵소서. 제가 배우겠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자의 바른 자세다. 이런 자세를 가진 목사는 결과물이 아무리 좋아도 자신의 자랑거리로 삼지는 않을 것이다. 목회 성공을 목표로 시작한 모든 개척은 결국 이 지점에서 넘어지고 만다. 목회 성공(?)을 자신의 자랑거리로 삼는 순간 그는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을 도둑질하는 도둑놈으로 전락한다.

   배우는 일에 열심을 내되 특히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배우고 익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목사들의 모임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 공부모임이 노회나 시찰 단위로 이루어진다면 가장 이상적인 배움의 목회가 아닐까 싶다. 목사는 자신이 다른 누구도 아닌 말씀의 종이라는 사실을 단 한 순간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4. 영혼을 사랑하는 자세

   영혼을 사랑하는 자세는 개척교회 목사에게 당연지사다. 이런 자세 없이 개척교회를 시작하려는 목사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마음이 개척교회를 하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줄어들기도 하고 변질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문제다. 자신의 소신대로 목회를 하고 싶은 사람일수록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지거나 변질되기 쉽다.

   영혼에 대한 사랑을 누군가에게 인간적인 관심을 갖고 그를 지속적으로 돌보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관심과 돌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혼 사랑의 한 방편이다. 하지만 영혼을 돌보는 일, 즉 영혼 사랑은 단순히 인간적으로 관심을 갖고 돌보는 차원의 성공과 실패 문제가 아니다. 영혼 돌봄을 단순히 한 사람을 전도하여 교회에 정착시키는 일로만 간주하지 말아야 한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에 대한 목자의 마음, 이것이 영혼을 사랑하는 자세다. 목사는 목자이신 예수님의 심정으로 영혼을 사랑하고 돌보아야 한다.

   영혼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에는 수많은 고민과 고난뿐만 아니라 심지어 오해와 누명도 따른다. 영혼 사랑과 영혼 돌봄은 때로는 인내하고 잊음으로, 때로는 품고 용서함으로, 때로는 정당하고 적당한 처벌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의 기준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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