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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가르쳐야 한다

손재익목사(서울)

by 김경호 진실 2019. 3. 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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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가르쳐야 한다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교회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

 

   교회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이 뭘까? 예배다. 오전예배, 오후예배,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 모이기만 하면 예배한다. 사실 교회는 무엇보다 예배를 위해 모인다. 그래서 교회당을 예배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수님을 믿고 나서 예배를 드리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예수님을 믿기도 전에 예배부터 경험한다. 교회 한 번 나가자는 친구의 꾐(?)을 따라 교회당에 가서 복음이 무엇인지,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대해 제대로 들어보기 전에 이미 예배부터 경험한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예배

 

   그런데 공교롭게도 예배에 대해서 교회가 잘 가르쳐 주지 않는다. 예배를 왜 드리는지, 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 예배의 각 순서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냥 드리다가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아 설교란 성경을 가르쳐 주는 시간이구나”, “아 찬송이란 하나님께서 부르는 노래구나” 누가 가르쳐줘서 아는 게 아니라 예배드리다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어깨너머로 배운다.

   교회에 다니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예배를 드리는 것’이지만, 정작 예배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처음 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물론 이미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예배가 무엇인지,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전혀 가르치지 않는다. 교회에 와서 가장 많은 시간을 행하는 것이 예배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교회에서는 예배에 대해 잘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 옳은 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예배에 담겨진 깊은 의미를 통한 은혜를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1)

 

 

예배를 가르쳐야 한다

 

   예배를 가르쳐야 한다. 교회에 행하는 모든 일은 그 의미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길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알지 못하고 드리는 예배는 예배를 풍요롭게 해 주지 못한다. 바르게 알아야 바르게 드릴 수 있다. 우리가 왜 예배를 드리는지, 왜 우리는 이런 순서를 하고 있는지 등을 알면서 드릴 때에 예배가 좀 더 의미 있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드려질 수 있다.

   예배가 과연 무엇인지 기본적인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예배에서 사용되는 요소들과 순서가 단순히 우리 마음대로 정한 것이 아니라 성경과 역사를 통해서 이어져 내려온 것임을 배우고,2) 이를 통하여 우리의 예배가 어떠한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하는지 분명한 이정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 바른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헌법(2006년판) 제4편 ‘예배와 예식’ ‘1-5. 예배의 교육’에는 다음과 같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헌법(2006년판) 제4편 예배와 예식

제1장 교회와 예배

1-5. 예배의 교육

1-5-1. 교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하여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예배를 받으셔야 할 타당성을 비롯하여 예배하는 개인들과의 관계성에 대한 신학적인 이해를 정확히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1-5-2. 교회는 성도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에 대한 교육에 앞서서 하나님을 어떻게 예배하면서 섬겨야 하는지를 깨닫도록 교육해야 하며, 이러한 교육을 통하여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삶의 최우선적인 것을 알아야 하며,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그리스도인의 기본 목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해야 한다.

1-5-3. 예배하는 성도들은 언제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려야 하며, 예배의 의미와 역사와 드리는 각 순서의 뜻을 알고 능동적으로 드리는 예배가 되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할 때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예배는 삶 속에 깊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무엇으로 가르칠까?

 

   예배에 대해 무엇으로 가르칠까? 시중에는 예배에 대해 쉽게 해설한 책들이 제법 있다. 『특강 예배모범』(손재익, 흑곰북스), 『예배, 교회의 얼굴』(안재경, 그라티아), 『예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2』(안재경, 세움북스), 『개혁주의 예배신학』(D. G. 하트 외, P&R), 『개혁주의 예배』(제임스 드 종, CLC)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표지2(특강 예배모범).jpg    헌법 모음.jpg    8996571261_1.jpg   k372531796_1.jpg

 

   무엇보다 교회헌법의 예배모범(혹은 예배지침)을 활용하는 게 좋다. 각 교파와 교단마다 헌법이 있고 그 헌법에는 예배모범(혹은 예배지침)이 있어서 그것을 가르치고 지키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교회(당회)와 목사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헌법의 예배모범을 활용하자. 그것은 보편교회와 총회의 권위를 가진 것이므로 더욱 교인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 2011년에 개정된 고신 헌법의 예배지침은 상세하게 해설되어 있어서 유익하다. 고신과 비슷한 신학적 입장에 있는 합신, 합동 헌법의 예배모범도 유용하다. 고신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것 같은 통합 교단의 예배해설도 상당히 좋고 참고할 점이 많다.3)

 

 

예배 중에도 가르쳐야 한다

 

   따로 시간을 내어 혹은 따로 과정을 개설해서 예배를 가르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예배 현장에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때부터 인지 무언(無言) 사회(司會)가 유행이다.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가 아무 말 하지 않고 물 흐르듯 예배 순서가 진행된다. 사람들은 각 순서를 주보의 예배 순서에 의지해 참여한다.

   하지만, 예배인도자로서의 목사는 시시때때로 각 순서의 의미를 가르쳐야 한다. “삼위일체 하나님께 예배드리겠습니다”라는 메시지, “다함께 사도신경으로 우리의 신앙을 하나님과 세상 앞에 고백하겠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해야 한다. 무언사회가 좋은 게 결코 아니다. 목사는 예배인도자이면서 동시에 예배를 가르치는 교사이기에 예배 중에 각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교회 안에는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이 있다. 신앙생활 한지 4-50년 된 사람도 있고, 오늘 처음 온 사람도 있다. 예배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종종 예배 중에 가르쳐야 한다.

 

 

가르쳐야 넘어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학생들이다. 계속해서 배워야 한다. 이미 배운 것도 계속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타락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 교회 역사를 보면, 예배가 늘 타락하였다. 예배의 참된 의미를 모른 결과였다. 예배를 늘 드리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변질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어떤 성경적, 신학적, 신앙고백적, 교회사적 근거가 있는지를 바르게 알아서 우리의 고백과 정체성을 예배를 통해 잘 드러내야 한다.

 

 


1) 손재익, 『특강 예배모범』(서울: 흑곰북스, 2018), 14-15.

2) 많은 복음주의 교회들은 자신들의 예배 형태에 대한 아무런 근거를 말하지 못한다. G. Van Dooren, The Beauty of Reformed Liturgy (Premier Printing, 1980), 안재경 역, 『예배의 아름다움』(서울: SFC, 1994), 15.

3) 필자가 쓴 『특강 예배모범』은 4개 교단의 헌법을 잘 비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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