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교회회의 거치며 지금과 같은 형태
성육신, 십자가, 부활 등 핵심 교의 담겨
'형식주의' 피하되 '편의주의'도 경계해야
그런데 오늘날 많은 교회들에서 이런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 주일예배 중 회중이 모두 일어나 함께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어렵다. '형식주의'를 경계하고, 구도자(seeker)에 보다 초점을 맞추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교회 한 목회자는 "여러 예배를 드리는데 사도신경 고백을 순서에 넣는 예배도, 그렇지 않은 예배도 있다"며 "사도신경은 매우 소중한 기독교의 신앙고백이다. 그러나 성경과 같은 절대적 권위를 갖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배 순서로 꼭 넣어야 하는지의 여부는 교회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교회용어사전 : 교리 및 신앙」에 따르면, 지금과 거의 같은 형태의 사도신경이 채택된 것은 여러 차례의 교회회의(325년 니케아, 381년 콘스탄티노플, 431년 에베소, 451년 칼케돈)를 거치면서였다. 매 회의를 통해 여러 차례 수정됐다고 한다.
김길성 박사(조직신학, 총신대 명예교수)도 "사도신경이 그 이름처럼 사도들의 신앙고백인 것은 맞지만, 사도시대에 만들어진 건 아니다. 지금과 같은 사도신경은 기원후 8세기에 완성됐다. 그 안에는 일명 '음부강하'도 있지만, 한국에선 선교 초기, 이것이 가톨릭의 연옥을 연상시킨다 하여 뺐다"고 했다.
김 교수는 "사도신경 안에는 주님의 성육신을 비롯해 그의 고난과 십자가, 부활까지 기독교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교리들이 모두 담겨 있다"며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이를 예배 때마다 고백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렇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한 건 아니지만, 개혁파 전통의 교회들은 오랫동안 사도신경을 매우 소중히 여겼다"고 했다.
이승구 교수(조직신학, 합동신대)는 보다 분명한 입장이었다. 그는 "개혁주의 노선에 있는 교회들은 모두 예배 때 사도신경을 고백해야 한다. 우리의 믿는 바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라며 "성경의 가르침이 사도신경 안에 잘 요약돼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런 고백을 생략하는 교회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있다. 비단 사도신경 뿐만 아니라 주기도문이나 전통적인 찬송가 역시 예배에서 그 모습을 감추고, 점점 스마트폰 성경 애플리케이션이 성경책을 대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 목회자는 "요즘엔 아예 교회를 나가지 않고 집에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교인들도 많다고 한다. 헌금도 계좌번호만 알면 얼마든지 간편히 할 수 있다"며 "이런 편의주의가 만연하면 신앙의 열정도 그만큼 식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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