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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수교수의 목회서신 연구(20)-첫째로

조병수박사

by 김경호 진실 2023. 3. 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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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딤전 2:1) 

조병수 교수/합신 신약신학

지독한 감기로 여러 날을 자리에 누워 끙끙 앓고 난 다음 간신히 혀를 놀
려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집안에 악독한 
도적이 들어 몸싸움을 하느라고 가구란 가구는 다 깨지고 온 몸이 터지고 멍
든 탈진한 상태에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한 마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할 말은 무엇인가? 사도 바울은 지금 막 지독한 독감을 벗어난 것 
같고, 악독한 강도를 물리친 것 같은 상황에 있었다. 양심을 버리고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한 후메내오와 알렉산더는 온 몸을 쑤시게 만드는 감기나 온 집
을 망치는 도적과 같은 사람들이었다 (딤전 1:19-20). 교회를 파괴하고 성도
를 유린하는 이런 악한 사람들을 이제 막 정리한 사도 바울의 입에서 가장 먼
저 나온 말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도하라는 말이었다. 바로 앞에서 독감과 강도 같은 후메내오와 알
렉산더의 문제를 지적한 사도 바울은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라고 

하면서 기도를 권면하였다. 이 시점에서 사도 바울이 가장 중요한 권면으
로 여긴 것은 기도였던 것이다. 기도는 교회가 영적인 감기에 걸리고 성도가 
영적인 도적을 만났을 때 첫째로 해야 할 일이다. 기도의 가치는 이렇게 높
다. 사도 바울은 사람들 사이의 수평적인 관계의 요건인 양심을 버리고 하나
님과의 수직적인 관계의 중심인 믿음에 파선한 후메내오와 알렉산더 같은 인
물들의 문제에 직면한 교회와 성도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기도라
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도 외에 다른 아무것
도 더 중요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으면 사도 바울이 “내가 첫째
로 권하노니”라고 말해놓고는 기도에 관한 여러 가지 비슷한 단어들을 늘어놓
았을까.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 이 단어들의 의미를 구별하기란 좀처
럼 쉽지 않다. 특히 구별이 어려운 까닭은 본서에서 사도 바울이 간구와 기도
를 한 짝으로 묶고 (딤전 5:5), 도고와 감사를 한 짝으로 묶고 (딤전 4:3-5)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네 가지 단어가 조금씩 다
른 의미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아마도 간구는 개인적인 형편을 아뢰는 일반적인 청원을 가리키며, 기도는 하
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구체적인 소원을 의미한다 (딤전 5:5). 예를 들어 한 
과부가 외로운 형편을 하나님께 말하는 것은 간구이며, 그런 중에 오직 하나
님의 도움만을 소망하여 아뢰는 것은 기도이다. 도고는 믿음을 표현하는 고백
적인 내용을 담은 기도라면 (딤전 4:5), 감사는 고마움을 드러내는 찬송의 내
용을 지닌 기도이다 (딤전 4:3,4). 

예를 들어 모든 음식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믿고 기도하는 것은 도고이
며, 모든 음식을 주신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는 기도는 감사이다. 기도의 종류
는 이렇게 많다. 어쨌든 사도 바울이 이렇게 네 가지 단어를 열거하는 것은 
그 미묘한 뉘앙스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증명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하자면 이것은 
사도 바울이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기도하라, 기도하라, 기도하라, 기도하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만큼 기도는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이렇게 기도에 
관하여 권면하면서 기도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의 규모는 이렇
게 크다. 사도 바울은 기도의 크기를 최대한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도
의 대상이 되지 못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기도는 이미 전세계적
인 폭을 가지고 있다. 기도 앞에서는 인종도 방언도 나라도 모두 장벽이 되
지 않는다. 기도는 우주적인 것이어서 언어와 족속과 백성의 한계를 초월한
다. 바로 여기에서 기도의 중요성이 또 다시 드러난다. 기도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얼마나 위대하고 중요한 것인가. 사도 바울이 영적인 독감을 
이기고 영적인 도적을 물리친 마당에 이렇게 세계적이며 우주적인 기도를 첫
째로 권하는 것에 대하여 무슨 항의를 할 수 있겠는가?

 

조병수교수의 목회서신 연구(20)-첫째로 | 기독교개혁신보 (repre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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