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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기에 ‘희희낙락’ 사역자? 교회 치유·개혁 장애물”

최더함목사(서울)

by 김경호 진실 2023. 11. 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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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 최더함 박사(바로선개혁교회, 역사신학)가 ‘코로나19와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목으로 20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예장 개혁 총회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최더함 박사는 “지금 한국교회 상태가 어느 정도로 비참한 지경인지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아직도 교회 안에서 희희낙락하는 사역자들이 있다면 교회의 치유와 개혁을 가로막는 가장 위험하고 고질적인 장애물”이라며 구체적인 해결책으로 △참된 성경적 교회론 제시 및 각인 △무계획·독단적 사역에서 시스템 사역으로의 정비 △교회법 및 제반 문서의 오늘날 현실에 맞는 개정 혹은 개선 등을 제시했다.

최 박사는 먼저 최근 장신대가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교회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 확산의 주범을 기독교회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위기의 시대”라며 “그러나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기독교회다. 교회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혐오와 저주도 일삼고 있다. 한국교회는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여전히 무사안일의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특히 목회자들의 위기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낮다는 조사 결과는 미래 전망을 매우 어둡게 한다”며 “모두가 조심하는 시절에 잊을 만하면 돌출 발언을 하는 무지한 목회자들 때문에, 국민은 물론이고 성도들도 가슴에 피멍이 들고 부끄러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고 통탄했다.

 

최더함 박사는 “이렇게 한국교회가 신뢰도가 곤두박질치고 부정적 대상으로 자리잡게 된 것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함께 대안 마련을 위한 처절한 노력이 시급한 때이다. 몇몇 지도자들이 뒤늦게나마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정장복·신호섭 교수, 이재철·이찬수 목사, 존 맥아더·팀 켈러·존 파이퍼 목사 등의 견해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에 대한 다양한 원인 분석과 처방이 제시됐으나, 마치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諸子百家)처럼 너무 다양하고 각양각색이라 오히려 성도 입장에서 혼란만 가중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며 “나아가 코로나19와 함께 드러난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한 실체적 분석 혹은 정확한 진단 등은 여전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박사는 “물론 교회를 비난·비판하는 사람들의 견해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세상은 어둠에 속한 곳이고 어둠은 빛의 속성을 이해할 수 없는 근원적인 한계가 있음은 이미 성경적으로 계시된 진리”라며 “그럼에도 교회가 세상 앞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을 두고, 진지한 고민과 자기성찰 및 새로운 자리매김으로의 대안과 도약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가 종합 정리한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목회자들의 자질 미비에서 오는 여러 부작용 △외형적 성장주의로 싸구려 기독교와 교인 양산 △교회론에 대한 지식 결여로 생활에 대한 확고한 지침·기준 없이 그때그때 다른 행동 △개인적 소명에만 충실하다 공동체적 소명 상실 △교회법을 지키지 않음으로 불법·탈법 교회 양산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이뿐 아니다.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속에 투영된 이미지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그리스도인들이 훨씬 더 비인격적이고 몰상식한 사람들로 평가받는다. 말 한 마디, 행동거지 하나 하나가 세상 앞에서 재판받는다. 도저히 그리스도인이라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예배당에 모여 부르짖는 모습에, 세상 사람들은 이제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급한 해결책으로는 먼저 “교리교육, 특히 성경적 교회론을 재정비하고 성도들에게 참된 교회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각인시켜야 한다”며 “선교 130년의 역사에도 한국교회가 여전히 허약체질인 것은 교회의 뿌리이자 기초인 교리교육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박사는 “신자 대부분은 성경에 계시된 객관적 신앙에 대한 이론적 지식 없이, 개인적·주관적 체험과 파편적 지식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독교 신앙은 분명 개인적·주관적인 성령에 대한 체험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그 신앙이 성경이라는 객관적·절대적 기준과 규례, 법도와 지침에 위반되는 것인지 점검하는 2차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무엇보다 한국 장로교회는 법을 무시하는 불법단체가 된지 오래다. 직분은 계급제가 아님에도 집사 다음 장로를 세운다. 총회 제도를 상회로 만들어 총회장 중심의 감독 정치를 구가한다. 교회 정관과 노회 규칙, 총회 헌법은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취급한다”며 “아무도 웨스트민스터 예배 모범을 지키지 않는다. 한국의 장로교는 이미 원래의 장로교회에서 너무 멀리 이탈해 있고, 이는 교리라는 지침을 무시하는 경향과 심리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복음주의자로서 하나 되는 이유는, 성경에서 선지자와 사도를 통한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 말씀에서 기원하는 교리를 기본이라 부르는 것은, 그것이 성경의 세계관을 전달하는 이야기와 말씀들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성도의 윤리는 교리에 바탕을 둔다. 교리에서 윤리가 나온다. 이것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하나님의 윤리를 인간의 삶에 적용시키기 위해 만든 지침이 교리다. 종교개혁가 칼빈의 공헌은 성경에 계시된 모든 진리를 교리적 체계로 분석하고 나열하고 서술하여, 우리에게 개장 성경적인 기독교를 선물한 것”이라며 “가장 위험한 신앙은 교리 없는 신앙으로, 마치 교통법을 무시하고 달리는 경주차와 같다. 속히 교리교육 교재를 제작해 전체적이고 통일된 개혁주의 교육 체계를 정비하고 신자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로 “무계획적이고 독단적인 사역을 시스템 사역으로 정비해야 한다. 장로교회의 장점은 가장 성경적 정치제도인 동시에 체계적 사역으로 최대한 효력 있는 복음 사역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종교개혁 당시 많은 개혁가들 중 칼빈주의가 대세를 이루고 세계화에 기여한 것은, 칼빈만이 제네바 사역을 체계화하고 조직적으로 행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시스템 사역(system mission)’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최더함 박사는 “이렇게 교회 사역을 무분별하게 방치하고 무질서한 사역들이 만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동일한 칼빈주의 신학을 가르친다면서, 학교마다 커리큘럼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한국 모든 신학교는 교수에 맞춰 과목을 정하고 수업을 하는 실정이다. 속히 개인적·독단적 사역 행위를 멈추고 시스템 사역으로 재정비해, 새롭게 도약할 때”라고 진단했다.

특히 “공교회성 회복을 위한 가칭 ‘신학자회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우리 선진들은 교회회의, 즉 신학자회의를 통해 역사적·개혁신학적 신조, 신앙고백서들을 유산으로 물려 주었다”며 “이것이 공교회성을 확보하는 주요한 기능이었고, 적어도 이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신학과 신앙의 일치를 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청교도의 아버지 윌리엄 퍼킨스(William Perkins, 1558-1602)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은 개인적 구원의 소명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공동의 소명을 힘써 실천하는 의무를 지닌다”며 “한국교회는 극심한 개인주의로 인해 공교회성이 상실돼 기준과 표준을 잃어버린 채 표류하고 있는 현실을 다같이 고민하고, 새 대안을 통해 한국교회를 바로 세워야 할 때”라고 했다.

셋째로 “교회법 및 교회 관련 제반 문서들을 정비하고, 현실에 맞도록 개정 혹은 개선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현재의 장로교회법이 놓치고 있는 점들을 보완하는 일과 번역 문서들의 현대적인 번역 및 표준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나아가 “지나치게 선언적이고 명시적인 규정들에 대한 세부 사항들의 적절한 규례화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모든 일을 오직 ‘은혜의 원리’만으로 처리하기에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해 있고, 우리를 둘러싼 현대 사회는 너무 복잡해져 이에 대처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시인 정호승은 ‘모든 색채는 빛의 고통이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풀잎에도, 꽃잎에도, 빗방울과 눈송이에도 상처가 있고 심지어 눈비가 그치면 햇살에도 상처가 있다’고 했다”며 “어쩌면 상처받은 햇살이 더 아름답고, 상처 입은 꽃잎이 더 향기로울 수도 있다. 진주는 상처 입은 조개가 그 상처를 아물도록 하기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의 결정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비록 한국교회가 많은 상처를 받고 있지만, 교회의 향기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담은 곳이므로 변할 리가 없다. 한국교회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며 “우리의 기도와 찬송, 믿음과 순종이 살아 있는 한, 주님은 결코 스스로 피값을 치루고 사신 한국교회를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더함 박사는 “아무쪼록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조국 교회를 사랑해야 하고,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위기는 늘 있었지만,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극복하느냐는 우리의 역량에 달려 있다”며 “함께 기도하고 머리를 맞대고 겸손하게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는 위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세상과, 그리스도의 향기로 아름다운 교회의 시대가 활짝 개화되기를 소망해 본다”고 정리했다.

 

“이 위기에 ‘희희낙락’ 사역자? 교회 치유·개혁 장애물” : 목회/신학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christia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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