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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산단, 명태균-윤석열 ‘직보’ 첫 확인...국정농단 게이트 열렸다

사회

by 김경호 진실 2025. 4. 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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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씨가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앞두고, 산단 지정의 필요성을 담은 글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정황이 최초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명태균 PC' 속 자료를 통해서다. 그간 민간인 명 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단서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의 창원산단 지정이 ‘명태균 직보’에 따른 것이라면, 이는 최순실 사건처럼 민간인이 개입한 ‘국정농단’ 게이트로 확대될 수 있다. 앞서 뉴스타파는 명 씨가 창원산단 지정을 위해 방산 대기업을 접촉하고, 국회의 예산 배정 특혜를 준 의혹을 보도했다.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대가로 창원산단 투자를 약속받고, 이를 토대로 창원산단 지정 신청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걸 민간인 명 씨가 해낼 수는 없다. 산단 지정은 정부 고유 업무인 만큼, 여당 국회의원 한두 명이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결국 '명태균의 보고 및 청탁→대통령의 승낙 및 지시' 순으로 전개됐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명태균, “창원산단 내가 기획”...대통령 '직보'로 실현됐다면 '국정농단'

 

2023년 3월 15일, 윤석열 정부가 창원시에 신규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339만㎡, 무려 103만 평 규모. 창원 지역에 엄청난 부동산 개발 호재가 터졌다.

 

명태균 씨는 창원산단 지정은 자신이 직접 기획해 성사시킨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명 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창원산단 문제를 직접 부탁했다고 말하는 육성이 공개된 바 있다. 

 

○명태균 : '국가 산단이 필요합니다'를 넣어야 돼요. 왜냐하면 이거는 부탁하는 거거든 사모(김건희)한테.
-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2.11.23.)

 

2023년 1월 3일, 김영선 의원은 자신의 보좌진 중 한 명이었던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석열 정부의 창원산단 지정 발표까지 71일이나 남은 시점. 그럼에도 김 의원은 창원산단 지정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말하면서 명 씨를 "이 시대의 제갈공명"이라고 떠받들었다. 

 

●김영선: (명태균이) 국가산단 하자고 그럴 때도 한번 해보는 거지, 될 거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 진짜 명 본부장 구상력이 아니면 이건 되지도 않아. 진짜 내가 사람들한테 농담을 하는 게 아니라 이 시대의 제갈공명이라니까.
- 김영선-강혜경 전화통화(2023.1.3.)

 

당시 김 의원은 5선의 현역 국회의원이었다. 그런 그녀가 보기에도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던 정부의 창원산단 지정을 명 씨가 해냈다는 뜻으로 읽힌다. 뿐만 아니라, 명 씨의 지인들은 정부의 공식 발표 훨씬 전부터 창원산단 부지 일대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창원산단 지정을 확신하고, 대상 토지의 위치를 미리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윤석열에 창원산단 필요성 ‘직보’ 정황...'명태균 PC'에 국정농단 첫 단서   

 

창원산단 의혹의 핵심은 명 씨가 대통령이나 여사를 통해 창원산단 지정을 성사시켰는가다.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할 증거나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입수한 ‘명태균 PC’에 이 의혹을 풀 단서가 담겨 있었다. 

 

'명태균 PC'에는 창원산단 지정 68일 전인 2023년 1월 6일. 명 씨가 김영선 의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존재한다. 명 씨 자신이 대통령에게 보냈던 900자 메시지를 김 의원에게 카톡으로 전달한 것이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대통령님, 외람되게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창원국가산단 지정은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꼭 지정되어야 합니다.”

 

장문의 메시지에서 명 씨는 국익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창원산단 지정 필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명 씨는 또 창원 소재 방산 대기업들의 애로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그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과 수시로 접촉한 이유가 추정되는 대목이다.   

▲명태균-김영선 카카오톡(2023.1.6.)

 

메시지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창원은 박정희 대통령님께서 자주국방의 큰 뜻으로 만들어 50년을 달려왔습니다. 이제 창원은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방산·원전 수출 강대국의 문을 활짝 여시어 윤석열 대통령님의 도시로 50년을 달려 갈 겁니다. 창원 제2 국가산업단지 예정지는 교통평가, 환경평가 등 모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1월, 뉴스타파는 명 씨가 윤 대통령 후에도 텔레그램으로 지속적으로 소통한 사실이 담긴 검찰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아래는 명태균 PC에 저장된 명태균-윤석열의 2022년 12월 31일 자 텔레그램 대화 캡처 원본이다. 

▲명태균-윤석열 텔레그램(2022.12.30./2022.12.31.)

 

이날 명 씨는 윤 대통령과 새해 덕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던 중 명 씨는 이미지 파일을 하나 전송했다. 제목은 ‘창원산단 지정 기원문’. 창원 시민들이 창원산단 지정을 기원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명 씨는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윤 대통령에게 창원산단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던 걸로 보인다. 

 

만약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창원산단 관련 내용을 '직보' 혹은 '청탁'한 것 때문에 산단 지정이 이뤄진 것이라면, 이는 청와대와 대기업을 동원한 최순실 씨 사건과 같은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사안의 성격이 바뀔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정당 '공천 개입' 문제는 상대적으로 작은 사건이 되고 마는 것이다. 

 

문제는 검찰이다. 창원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0~11월 압수한 명태균 PC를 포렌식해서 여러 수사보고서를 만들었다. 그러나 명 씨가 '직보'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은 수사보고서에 담지 않았다. 명태균 게이트 수사 대부분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으로 넘어간 상태다. 창원산단 관련 수사만 계속해서 창원지검이 한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윤 대통령 부부 앞에서 완전히 멈췄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창원산단, 명태균-윤석열 ‘직보’ 첫 확인...국정농단 게이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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