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글은 다른 책에 실린 내용을 '성경을 보는 눈' 카페에 올리신 내용입니다. 소유권은 책에 있으며, 타이핑하는 수고는 '성경을 보는 눈' 카페 운영자님께서 해주셨습니다.
글이 오래된 것이므로 고려신학대학원 원장으로 나옵니다..(지금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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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 예배의 미
허순길 고려신학대학원 원장
▼ 이 글은 고신 교단(예장)의 월간지인『월간고신』1992년 10월호, 통권 133호, 98-102페이지에 실렸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예배는 교회 생활의 핵심이다. 언약의 하나님은 그의 백성과의 만남과 교제의 기회를 예배를 통해 허락해 주신다. 이 예배에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들이 함께 모이고, 교회의 모든 직분자들이 실제적인 봉사에 임함으로 주님의 교회의 정체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므로 예배는 인간의 활동 중 가장 아름다운 활동이다.
신약시대 예배의 미
구약교회의 생활에도 예배가 있었다. 그 예배는 처음엔 회막에서, 그 다음엔 성전에서 행해졌다. 이때의 예배의 특성은 평면적(horizontal)인 데 있었다. 평면적인 성전(horizontal sanctury)에 평면적인 예배의식(a horizontal liturgy)을 가졌었다. 전면에 회중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있고, 그 다음에 제사장들이 출입할 수 있는 성소가 있었으며, 끝으로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는 지성소가 있었다. 지성소의 법궤는 하나님의 보좌가 이 땅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었다. 구약 시대의 성전과 예배의식은 오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상징적인 모든 성전제도를 이루셨다. 그가 와서 십자가에 죽으셨을 때에 성전 휘장이 찢어졌다. 이로서 더 이상 성소와 지성소의 구분이 필요 없게 되었고, 회중이 회막 밖에 서 있지 않게 되었다. 이제 회중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같은 방에 있게 되었다. 그리스도께서 비록 하늘에 오르셔서 보이지 않게 되었으나, 그는 현재 우리와 함께 같은 방에 계신다. 그는 하늘 보좌에서 직분자로 봉사하고 계신다.
그래서 신약시대의 성전은 더 이상 평면적이 아니고 수직적이 되었고, 예배도 평면적이 아니라 수직적 예배(a vertical liturgy)가 되었다. 하늘이 우리에게 열려 있는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너희가 이른 곳은 시온 산과 살아 계신 하나님의 도성인 하늘의 예루살렘과 천만 천사와 하늘의 거룩한 장자들의 총회"라고 한다(히 12:22). 그리고 바울은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게" 했다고 한다(엡2:6).
그러므로 신약교회의 예배는 구약교회의 예배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풍요하다. 구약교회에서도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갈망해서 "사람이 말하기를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자 할 때에 우리가 기뻐하였도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하늘의 예루살렘이 내려와 천사들이 같은 지붕 아래서 즐기는 신약의 예배야말로 우리들이 얼마나 사모해야 할까?
개혁주의 교회 예배의 미
개혁주의 신앙의 핵심 중 하나는 언약에 대한 신앙이다. 그래서 개혁교회의 예배의식의 특성은 언약적 예배의식(Covenantal liturgy)이라는 데 있다. 그 예배의식의 아름다움은 하나님과 그 백성과의 언약적인 아름다운 관계를 표현하는 데 있다. 언약에는 두 상대편이 있다. 하나님과 우리들이 언약의 두 상대이다. 그런데 이 두 상대는 대등한 관계에 있지 않다. 하나님은 은혜를 주시는 분이시고 우리는 단순히 받고 있는 편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무엇을 드려도 우리는 단지 받은 것을 드릴 따름이다.
개혁주의 교회에서는 이 언약의 양면관계에 의거하여 예배의식에 있어서도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부분과 우리들이 드리는 부분인 양면 관계(two way traffic)를 귀중히 여긴다.
하나님의 편(parte Dei) - 십계명, 성경봉독, 말씀의 증거, 축도 등.
인간 편- 예배에로의 부름, 신앙고백, 기도, 헌금, 찬송.
목사가 이 예배에서 중재자로 등장한다. 그는 더 이상 제사장은 아니다. 그가 말씀을 전하고 축복을 할 때에는 하나님의 입을 대신하고, 기도를 드릴 때에는 교회 회중의 입이 된다. 하늘의 예루살렘이 이 땅 위에 영원히 내려 올 때까지 지상교회는 이 중재 직분을 필요로 한다.
개혁교회의 일반적 예배순서
오전 예배순서
1. 예배에로의 부름(Votum)-시124:8
2. 축복인사(Salutation)-고전1:3, 혹은 계1:4,5a
3. 찬송
4. 언약의 십계명, 출20:2-17, 혹은 신5:6-21에서
5. 찬송
6. 성경봉독(설교에 관련된 성경부분)
*7. 세례의 집행
8. 기도(죄의 고백, 사죄, 새롭게 하심, 조명, 중재를 위한 기도)
9. 헌금
10. 찬송
11. 설교본문 낭독
12. 말씀의 봉사(설교)
13. 응답 감사찬송 - 설교가 끝나자 바로 찬송함
14. 감사기도
*15. 성만찬예식 집행
16. 마침 찬송
*17. 축도 - 민6:24-26의 아론의 축도, 혹은 고후13:13
오후(혹은 저녁)예배
1. 예배에로의 부름(Votum)-시124:8
2. 축복인사(Salutation)-계1:4,5a 혹은 고전1:3, 혹은 딤전1:2
3. 찬송
4. 신앙고백(사도신경 혹은 니케아 신경)
5. 성경봉독(설교할 요리문답 내용에 관계된 성경부분)
6. 세례의 집행
7. 기도(말씀의 증거와 중재를 위해)
8. 헌금
9. 찬송
10. 요리문답 낭독(설교할 부분)
11. 말씀의 봉사(설교)
12. 응답 감사찬송 - 설교가 끝나자 바로 찬송함
13. 감사기도
14. 마침 찬송
15. 축도 - 고후13:13 혹은 민6:24-26
언약 신앙에 근거한 예배의 미
(1) 예배의 첫째 부분- 예배의 시작
●예배에의 부름(Votum) - Votum이란 말의 뜻은 '소원'(Longging, desire)이란 뜻이다. 예배의 시작을 위해 목사가 강단에 서자마자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시124:8)라고 고백함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호소하는 것이다.
●인사(Salutation) - 이는 하나님의 백성의 고백적 초청에 대한 여호와 하나님 편의 응답이며 축복이다. 목사는 손을 들고 여호와 편에서 그의 입이 되어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쫓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고전1:3), 혹은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와 그 보좌 앞에 일곱 영과 또 충성된 증인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시고 땅의 임금들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계1:3,4)고 축복을 선언하게 된다.
축도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 찬송 - 여호와의 축복의 응답이 있은 후에 곧 부르되, 하나님의 거룩과 영광과 덕을 찬송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2) 예배의 둘째 부분 - 죄의 고백과 말씀의 봉독
참된 예배에 있어서 먼저 하나님과의 사이를 가로막는 죄가 제거되어야 한다.
●십계명의 선언 - 계명은 하나님과 사람에 대해 행해야 할 의무를 밝혀주신 명령이다. 이 선언은 하나님 편에서 그의 말씀을 봉사하기 위해 선 목사가 선언함이 바르다.
●찬송 - 죄를 고백하고 죄사함을 구하는 찬송을 한다.
●성경봉독 - 설교와 관련된 성경부분을 읽는다. 너무 짧거나 길지 않도록 할 것이다. 신 구약 두 곳으로부터 택해 읽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로 인해 두 책이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의 책임을 확신하게 된다. 읽는데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3) 예배의 셋째 부분 - 감사, 헌금, 기도
(세례의식): 교회는 언제나 유아세례의 기회를 열어 놓는다. 신약교회의 세례는 구약교회의 할례를 대신하고 있다. 구약 시대의 출생한지 8일만에 할례를 받아 하나님의 언약의 자녀의 인을 받았음과 같이, 믿는 자들의 자녀들은 출생한 후 가능한 빨리 세례를 받아 언약의 자녀의 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언약의 자녀의 출생은 한 가정의 기쁨일 뿐만 아니라, 온 하나님의 집의 기쁨이다. 목사가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자마자 온 교회는 감사 찬송을 하게 된다.
●기도 - 목사는 하나님의 백성을 대표하여 그들의 입이 되어 죄를 고백하고, 죄사함과 새롭게 해 주심을 구하며, 온 교회와 세계를 위한 중보의 기도를 한다. 이 기도는 미리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기록하여 기도하는 것이 너무 형식적이라 생각할 수 없다.
●헌금 - 주일헌금은 주로 구제와 대외적인 봉사를 위해 드려진다. 사도 바울은 국제적 차원에서 구제를 위한 헌금을 수집해서 형제들을 도왔다(고전16:1,2), 헌금은 단순히 감사의 예물로서 드려져야 한다. 헌금기도가 기복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헌금은 감사함으로 바치는 순간 그 감사가 하나님의 보좌에 오르고 있다. 개혁교회는 헌금 기도를 따로 하지 않는다.
(4) 예배의 넷째 부분 - 말씀의 봉사 설교
개혁주의 교회는 설교를 예배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본다. 그러기에 개혁주의 교회는 예배당 안에 강대 외에 아무것도 없으면 없는 만큼 좋은 것으로 생각해 왔다. 말씀이 없으면 아무리 잘 장식된 교회당이라 할찌라도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찬송 - 말씀을 통한 은혜를 대망하는 찬송을 부른다.
●본문봉독 - 설교를 위한 핵심되는 본문을 읽는다. 앞서 성경을 봉독했다. 그런데 그 부분이 다 설교의 본문이 아니다. 그 가운데 설교 본문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 본문을 한번 더 읽는 것은 사치가 아니다.
●설교 - 개혁주의 세계에서는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로 본다. 교회당은 성령께서 말씀의 수단을 통해 신앙을 일으키고 새 생명을 창조하는 작업장이다. 설교자는 말씀의 선포자의 위치를 지키고, 회중과의 대화자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응답송, 아멘송) 설교가 끝나자마자 말씀에 대한 감사의 응답 찬송이 따른다. 이 찬송은 설교와 관계된 것을 택해야 한다. 설교에 감사로 응답하는 회중의 찬송은 설교자에게 감격스러운 일이 된다.
(5) 예배의 다섯 번째 부분 - 예배의 마침(절정)
설교의 절정이 현실화되고 강조되는 그런 극치로 예배가 마쳐져야 한다.
●마침 기도 - 삼위 하나님의 성도와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교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말씀을 품고 교회를 떠나는 신자들의 신실한 삶을 위해 간략한 기도를 한다.
●마침 찬송 - 이 찬송은 감사를 나타내고, 그리스도의 승리를 노래하는 내용을 가진 것이 좋다. 우리는 그로 말미암아 이 세상에서 넉넉히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롬8:27).
●축도(Apostolic Benediction) - 고후13:13, 혹은 민6:24-26
예배가 축복 인사로 시작되었다. 이 예배는 또한 축도로 마치게 된다. 이 축도는 삼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교제가 항상 신자들과 함께 할 것이라는 하나님 편으로부터의 주장과 약속이다. 축도는 가능한한 성경에 주어진 대로 할 것이고, 여러 경건한 말을 첨가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인간의 말이라도 단순한 하나님의 말씀을 따를 수는 없다.
주께서는 예배의 끝에 그의 백성에게 축복을 지어 보내신다. 예배의 아름다움이 여기에 있다.
출처 : 개혁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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