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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나에게 못 박히고 (조병수 교수)|

조병수박사

by 김경호 진실 2014. 3. 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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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를 매듭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에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에 대하여 그러하다"(갈 6:14). 이 말은 자칫 잘못하면 그리스도인이 전혀 문화 활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사실상 이러한 말을 하고 있는 사도 바울 자신도 문화를 익숙하게 경험하고 있었다. 바울은 고대 그리스 문화로 잘 갖추어져 있던 "소읍이 아닌 길리기아 다소 성"에서 출생하여 장성하였기 때문에(행 21:39; 22:3), 게다가 고대 그리스 문화로 가득찬 대도시를 대상으로 선교를 하였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다양한 문화에 접할 기회가 상당히 많았다.

2. 바울은 여러 가지 언어를 구사하였다. 바울의 히브리어 실력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행 26:14), 완벽하게 설교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행 21:40; 22:2). 바울은 편지를 쓸 때는 그리스어를 사용하였다. 바울의 그리스어는 그 형식과 구조, 말놀이와 대구법, 비유와 예화를 살펴볼 때 고급한 언어였음을 알 수 있(Dibelius/Kuemmel, Paulus 28). 이외에도 바울은 라틴어와 시리아도 알았을 것이다(참조. 고전 14:18). 바울은 이와 같은 언어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회자되던 유명한 시인들의 핵심적인 시구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Deissmann, Paulus 2A, 63). 바울은 메난더의 희극인 "타이스"를 알고 있었고(고전 15:33), 아라투스의 페노메나를 알고 있었고(행 17:28), 에피메니데스의 de oraculis를 알고 있었다(딛 1:12).

바울은 예술 방면에 대하여도 적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바울은 연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고전 4:9). 특히 음악에 대하여 바울에게 깊은 조예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왜냐하면 바울은 노래(엡 5:19; 골 3:16)와 악기 에 대하여 여러 차례 말하기 때문이다. 비파와 같은 현악기(고전 14:7), 피리나 나팔과 같은 관악기(고전 14:7∼8), 꽹과리(심벌즈)와 같은 타악기(고전 13:1)가 자주 주제로 등장한다. 바울은 또한 체육에 문외한이 아니었다. 바울에게 달리기(육상)는 여러 가지를 의미하였다(고전 9:24; 빌 3:14; 딤후 4:7). 놀라운 것은 바울이 험한 종목인 격투에 대하여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고전 9:26). (참조. H.Conzelmann, Erster Korintherbrief, 191-2, Anm. 31). 이외에도 바울은 공예(롬 9:21; 고후 4:7)와 석공술 (고후 3:3)이 가지는 가치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바울은 산업 방면에 관한 지식도 소유하고 있었다. 그의 직능이 장막을 만드는 것이므로 가죽이나 헝겊에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행 18:3). 바울은 건축에 관한 일견을 보여준다(고전 3:10이하). 물론 바울은 농경(고전 3:6이하; 고전 9:7)과 목축 (고전 9:7)을 알고 있다.

3. 바울은 이렇게 다양한 문화와 접촉하였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첫째로 문화를 무조건 긍정하는 자세이다. 바울은 문화를 조심스럽게 부정하였다. 바울이 다양한 문화에 참여한 것은 의도적으로 문화를 즐겼다거나 문화로부터 절대적인 기쁨을 얻기 위하여 숨가쁘게 뒤쫓아 다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문화 때문에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바울은 세상에 대하여 못 박혔다. 둘째로 문화를 무조건 부정하는 자세이다. 바울은 문화를 조심스럽게 긍정하였다. 바울이 다양한 문화에 접촉한 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울은 문화를 이용하여 문화를 변화시킬 것을 계획하였다. 문화는 폐지함으로써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변화시킴으로써 변화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바울은 세상에 대하여 못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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