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결혼에 관하여 (1부)[1]
저자: 로날드 카멩가 (Ronald Cammenga, 개신개혁신학교 교의학 교수)
번역: 박재은 (미국 칼빈 신학교)
들어가며
친애하는 졸업생들, 동료 교수님들, 신학교 위원회 분들, 총회 회원 여러분, 졸업생 일가친척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된 모든 분들, 우리는 오늘 밤 하나님의 선하심 아래 이렇게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복음의 귀한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개신개혁교회로 파송하는 한 준비된 자를 위해 이렇게 모였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준비 된 자”는 복음 전파 사역의 직분을 맡아 섬길 것입니다. 몇 일 전, 라이언 반힐은 총회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복음 사역을 함에 있어 필요한 인물인지를 스스로 잘 설명했습니다. 라이언은 총회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목사와 교사가 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증거를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총회에서 장차 목사가 될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이 복음 사역을 함에 있어서 과연 필요한 자질과 자격이 있는가를 살펴볼 뿐만 아니라 교회의 장로들을 잘 양육하여 함께 교회를 잘 섬길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총회가 라이언에게 한 긍정적인 평가는 곧 라이언이 교회를 섬길 수 있다는 자격과 능력, 달란트가 있다는 뜻입니다.
오직 총회만이 한 사람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곳은 아닙니다. 총회에서 평가하기 전 이미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라이언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수년 전 라이언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목사님과 당회는 개신개혁신학교에 라이언을 입학시키기 위해 개신개혁신학교 위원회에 라이언을 추천했습니다. 그 당시 위원회가 라이언을 인터뷰하는 과정 속에서 입학 사정관들은 라이언이 목사가 되기에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평가를 기초하여 2011년 총회는 라이언에게 개신개혁교단 학생이 될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2011년 가을 학기부터 현재까지 개신개혁신학교의 교수님들은 라이언이 목사가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다각도로 평가해왔으며 4년 후 모든 과정을 마치고 2015년 총회에 목사가 되기 위한 최종 평가를 요청했습니다.
이 모든 평가가 끝이 아닙니다. 아마도 라이언이 갈 교회의 당회는 다시 한번 라이언이 목회자로서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게 될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교회의 신자들에게도 라이언은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시무장로 모임에서 마침내 라이언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최종 평가를 받게 될 것이고 마지막으로 당회에 목사 임직 여부를 청원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밤 저는 복음의 말씀을 맡은 자인 목사의 또 다른 중요한 자격 하나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딤전 3:2절에 나오는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라는 자격 요건입니다. 문자적으로 이해하자면 반드시 “아내가 하나”여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전서 3장과 디도서 1장에서 이러한 자격요건을 다른 자격 요건들보다 먼저 기술합니다. 바울은 디모데전서 3:12에서 이 자격 요건을 집사의 자격 요건과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이 자격 요건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한 아내의 “남편”이라는 것이지, 한 남편의 “아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자격 요건이 필요한 자는 디모데전서 3장에 나온 것처럼 장로입니다. 결혼과 관련된 이러한 자격 요건이 의미하는 바는 (1) 장로의 개인적 삶을 평가, (2) 장로의 가정생활 평가, 그리고 (3) 장로의 교회 안에서의 행실 뿐 아니라 좀 더 넓게 보면 사회 안에서의 행실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목회자는 반드시 건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목회자의 삶은 탐욕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한 목회자는 교만으로 인해 타락의 길을 걸어간 사단의 모습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초보자의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됩니다. 목회자의 가정생활에서 그는 한 아내의 남편이어야 하며 온 가족을 잘 다스리는 가장이어야 합니다. 또한 자녀들을 잘 양육해야 합니다. 목회자의 삶은 투명해야 하며 좋은 행실을 가져야 합니다. 남들에게 환대와 배려를 베풀며 능숙하게 잘 가르침과 동시에 술 취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일삼으면 안 됩니다. 사단의 유혹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는 선한 행실의 소유자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목회자는 또한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일부일처제의 관점에서만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의미는 성경이 가르치는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 주신 한 아내에게 “신실한 남편”이 되라는 요구입니다. 또 다른 의미는 바로 목회자의 가정생활을 통해서 참된 결혼생활의 모범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목회자는 언제나 교회 안에서 성도들의 본이 됩니다. 왜곡된 결혼관이 팽배하고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 욕보이는 이 시대 속에서 목회자는 참된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결혼에 대한 성경적 진리를 사수하는 자로서 부름 받음
목회자는 이 시대 속에서 무너져 가는 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진리 말씀을 바로 잡는 자로서 부름 받았습니다. 목회자는 설교 가운데서 혹은 가르침과 저술을 통해서 이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또한 목회자는 여러 가지 왜곡된 결혼관 때문에 혼동을 하고 있는 많은 젊은 커플들에게 진정한 성경적 결혼관을 가르칠 의무가 있습니다.
목회자는 결혼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결혼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거룩하고도 신적인 제도라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결혼은 단순히 인류 역사의 보존을 위해서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가 아닙니다. 결혼의 토대는 바로 하나님의 창조사역과 그의 선한 의지에 기반 합니다.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어떤 다른 관계도 성립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죽음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결혼 관계를 능동적으로 끊을 수 없다는 사실도 가르쳐야 합니다. 결혼은 하나님의 영원하시고 무조건적인 은혜 언약에 기초한 관계라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존 칼빈은 창세기 설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담을 위해 만들어주신 배필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결혼은 하나님의 선물로 이해해야 한다고 모세는 말합니다. 만약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친히 인간들과 자비로운 언약을 세우심으로 인간과 관계를 맺으셨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혹은 만약 하나님께서 인류를 보전하시기 위해 아내와 남편이 동료애로서 서로 도움을 주는 결혼을 제정하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이에 대해 감사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눈먼 소경 같이 될 것입니다.” 목회자는 아내와 남편 사이가 우정과 동료애로 구성되어 있고 이러한 연합 의식이 있어야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그러한 결혼을 통해 바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수 있다고도 가르쳐야 합니다. 안정된 결혼은 각종 성적인 부정과 불건전함을 고칠 능력이 있습니다. “서로의 유익을 위한 아담과 이브의 연합”이란 제목으로 창세기 2:18-21절을 설교한 칼빈은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만약 부부가 각자 순수하고 절제된 마음 상태 가운데 거한다면 서로가 극단적인 동물적인 감각을 뽐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결혼은 죄로부터 기인하는 모든 형태의 무절제함을 제어합니다. 그러므로 죄의 결과로 비록 남녀가 같이 사는 것이 부끄러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결혼이란 선물 안에서 그것은 더 이상 죄로 여겨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안쓰럽게 여기셨고 결혼제도를 제정하셔서 거룩함으로 우리의 방탕함을 덮어주시길 원하셨습니다.”
결혼은 이렇듯 긍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목회자는 부정과 속임으로 점철된 잘못된 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 역시 반드시 선포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회자는 동성애, 음란물, 비성경적인 이혼과 재혼, 수간, 소아성애 등 현시대의 왜곡된 결혼관과 성적 의식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반드시 선포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사회와 교회는 이러한 악들을 승인하고 있는 형편이며 정부조차도 이런 모든 종류의 비도덕성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며” (롬 1:27) 혹은 “그들과 같은 행동으로 음란하며 다른 육체를 따라가다가” (유 1:7)와 같은 성경 말씀이 더욱 더 현실화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대법원에서 벌어진 동성 결혼 합법화는 현시대의 문제점을 더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으로 명시하는 31개 주의 결혼법을 무효화시키는 법입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아마도 동성 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교회나 개인은 더 많은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대한 신실함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현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일로 인해 핍박을 받게 될 상황을 바르게 인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의 결혼관 회복
개혁 신앙을 가진 목회자들은 결혼에 관한 진리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종교개혁을 통해 이 진리가 교회 안에서 회복되었기 때문입니다. 마틴 루터나 존 칼빈과 같은 종교개혁자들은 결혼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더 구체적으로는 목회자의 결혼에 대한 영광을 회복하길 위해 힘을 썼습니다. 루터와 칼빈은 결혼했습니다. 루터는 수녀였던 캐서린 폰 보라와 결혼했으며 그는 아내를 향해 “케이티, 나의 갈빗대여”라고 불렀습니다. 칼빈 또한 재세례파 과부였던 이들레뜨 드 뷔르와 결혼했습니다. 루터와 캐서린은 자녀 여섯을 두었습니다. 여섯 중에 딸 아이 하나는 출산 시 사망했고 둘째딸이었던 맥딜린은 13살 때 사망했습니다. 아이들의 사망 소식은 루터를 매우 힘들게 했습니다. 교황이나 황제랑 언쟁을 벌일 때도 그들은 루터를 힘들게 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사망 소식은 루터를 깊은 번뇌와 고민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루터는 슬픔에 잠식되어 시간을 보내지 않고 다시금 힘을 얻어 종교개혁을 위해 뛰었습니다. 칼빈의 결혼생활도 루터만큼이나 힘들었습니다. 이들레뜨는 칼빈과 결혼하기 전 이미 존 스토더와 결혼을 했고 자녀 둘을 슬하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들레뜨와 칼빈은 세 아이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들 모두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 되었습니다. 또한 십년이 되지 않아 이들레뜨 역시 세상을 등지게 됩니다.
종교개혁자들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결혼의 자리를 그리스도 예수가 머리되신 교회 안에 두었습니다. 그들은 성직자의 결혼 금지 풍습 뿐 아니라 그 외 여러 형태의 비성경적인 결혼관으로 점철된 로마 교회와 대항하여 싸웠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공개적으로 로마 교회 성직자들의 비도덕적인 행태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의 기치와 더불어 우리도 최근 벌어진 로마 카톨릭 교회 내에서의 잘못된 성적인 문제들에 대해 할 말을 해야 합니다. 로마 카톨릭 교회는 진정한 회개를 하지 않았고 점차 문제는 더해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성적인 죄를 그냥 간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사들이 소돔과 고모라 성 사람들에게 죄악의 장소로부터 나오라고 경고한 것처럼, 우리 목회자들도 각자의 죄악의 자리인 소돔과 고모라로부터 나오라고 경고할 필요가 있다. 루터나 칼빈 모두 독신 서약은 무분별한 서약이라고 보았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목회자들의 결혼에 대해 권장하고 격려하였으며 목회자가 결혼할 권리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들은 구약성경의 직분자들도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습니다. 선지자들, 제사장들 그리고 왕들도 결혼했습니다. 일부에게는 하나님께서 직접 결혼을 명령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가 성육신하신 것도 다윗 왕 계보를 통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베드로를 예로 들면서 결혼을 장려했습니다. 마태복음 8장에 열병으로 힘들어 하는 베드로의 장모를 예수님께서 고치신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5:13에는 베드로의 아들인 마가가 언급됩니다. 고린도전서 9:5절에서 바울은 말합니다. “ 우리가 다른 사도들과 주의 형제들과 게바와 같이 믿음의 자매 된 아내를 데리고 다닐 권리가 없겠느냐?”
종교개혁자들은 목회자의 결혼을 장려했습니다. 단순히 간음에 대한 생각을 억제하기 위해서 결혼을 장려한 것이 아니라 남편의 사역을 위해 아내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부에 계속)
[1] 개신개혁교회 (Protestant Reformed Churches)에서 발행하는 공식 매거진인 The Standard Bearer 2015년 9월호에 실린 글을 번역 및 게재 허락을 맡고 게재 합니다. 저작권은 The Standard Bearer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이 글은 2015년 6월 11일 개신개혁신학교 졸업생인 라이언 반힐 (Ryan Barnhill)의 안수식 때 카멩가 교수가 한 연설 1부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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