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는 목회자의 ‘스펙’보다 ‘성품’을 우선한다
목회자 응답자보다 ‘신학교(대)+신대원’ 출신 선호, 일찍 목양에 뜻 두고 준비해온 목회자 원해
46~50세 청빙 원하고 설교 능력 중요하게 생각…학식보다 성품·도덕성을 중요 가치로 여겨
한국교회 위기론 앞에서 강하게 요청되는 것이 참 목회자에 대한 요구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신학교와 교수의 숫자가 많아졌고 신학서적과 참고자료가 풍성해졌지만 참 목회자를 희구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졌다. 과연 한국교회 성도들은 어떤 목회자를 담임목사로 모시고 싶어 하는가, 또 목회자들은 어떤 목회자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본지가 12월 18일부터 28일까지 ‘우리는 이런 목회자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총 682명이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성도(장로 포함)가 320명(47.27%), 목회자(신학생 포함)가 357명(52.73%)이었다. <편집자 주>
먼저 설문에 가장 많이 응답한 이들의 연령은 40대-50대-30대 순이었다. 40대는 264명(39.09%), 50대는 188명(27.73%)이 참여해 이들 연령대의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청빙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질문은 “가장 선호하는 담임목회자 예정자의 학력은 무엇입니까”였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성도들은 ‘신학교(대)+신대원’ 출신(173명, 53.75%)을 가장 선호했고 그 다음이 ‘일반대+신대원’ 출신(140명, 43.75%)을 바랐다. 그러나 목회자는 달랐다. 목회자는 ‘일반대+신대원’(225명, 63.38%)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신학대(교)+신대원’을 선호한다는 목회자는 114명(32.11%)에 머물렀다.
성도들은 목회자들에 비해 월등하게 신학교 출신의 목회자를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성도들이 화려한 스펙을 가진 목회자보다, 신학교 출신으로 일찍이 목양에 뜻을 두고 준비해온 전문 목회자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반면 목회자들이 ‘일반대+신대원’에 더 많은 표를 던진 것은 응답자 중에 일반대 출신의 목회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 질문은 “담임 목회자 예정자가 이전에 시무했던 출신 교회 규모 중 선호하는 것은”이었다. 성도들은 500명 이하(100명, 31.25%)-300명 이하(88명, 27.50%)-1000명 이하(66명, 20.63%) 교회 출신 순으로 목회자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목회자들의 경우도 비슷했다. 300명 이하(110명, 30.91%)-500명 이하(95명, 26.69%)-1000명 이하(80명, 22.47%) 순이었다.
요사이 웬만한 서울 지역 교회의 담임목사 응모 광고가 나면 몇몇 대형교회 출신들이 청빙을 받는다는 것이 세간의 얘기다. 그러나 성도들은 대형교회 출신의 목회자들보다 중소형교회에서 훈련받은 목회자들이 담임으로 와주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는 한국교회 대다수 교회들이 중소형이며 성도들이 목회자들에게 친밀한 인간관계를 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 번째 질문은 “목회자의 이전 사역 경력”에 대한 것이었으며 성도들은 압도적으로 ‘국내 목회자 출신’(246명, 76.88%)을 원했다. 목회자들도 ‘국내 목회자 출신’(282명, 78.77%)가 좋다고 생각했다. 반면 성도들은 해외 목회자 출신(21명, 6.56%)보다 오히려 ‘선교단체 출신’(33명, 10.31%)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네 번째 질문은 “가장 선호하는 목회자의 나이”로 성도들은 46~50세(138명, 43.13%)를 가장 선호했다. 이어 51~55세(88명, 27.50%)-41~45세(69명, 21.56%)가 좋다고 답했다. 목회자들의 응답은 조금 달랐다. 목회자들도 46~50세(159명, 44.66%)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답한 것은 같았으나 그 다음으로 41~45세(112명, 31.46%)-51~55세(68명, 19.10%)를 꼽았다. 목회자들은 40대 초반만 되면 담임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성도들은 50대에 가까운 목회자가 청빙되어 오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섯 번째 질문은 “다음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1차 서류는”이다. 흔히 교회에서는 담임 목회자를 청빙할 때 서류 심사와 면접을 진행한다. 몇몇 교회는 1차 합격자에 한해 2차로 추가 서류를 요청한다. 그것을 가상하고 질문을 던졌으며 성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1차 서류는 ‘설교 동영상 및 설교문’(133명, 41.57%)-목회 계획서(117명, 36.57%)-자기 소개서(47명, 14.68%) 순이었다. 성도들은 담임 목회자 예정자들이 객관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다.
반면 목회자들은 ‘자기 소개서’(101명, 28.37%)-‘설교 동영상 및 설교문’(101명, 28.37%)-‘목회계획서’(93명, 26.12%)-‘자필 이력서’(49명, 13.77%)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목회자들은 주관적인 문서들을 더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여섯 번째 질문은 “다음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2차 서류는”이다. 성도들은 ‘정신건강진단서’(141명, 44.07%)-‘신원조회서’(65명, 20.31%)-‘건강진단서’(66명, 20.62%)-‘가족관계확인서’(44명, 13.75%) 순으로 응답했다. 목회자들의 응답 순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사실 아직까지 목회자 청빙을 할 때 ‘정신건강진단서’를 요청하는 교회는 없다. 편집자가 설문에 가상으로 넣은 항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성도와 목회자가 ‘정신건강진단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것은 충격이었다. ‘신원조회서’ 항목도 가상이었다. 목회자를 청빙하면서 범죄사실까지 조회한다는 것 역시 실제로는 없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정신건강 진단서’, ‘신원조회서’, ‘가족관계확인서’ 등을 고르게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한국교회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도덕적으로도 검증된 목회자를 원하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일곱 번째 질문은 “담임목회자 후보자를 판단하는 근거로 가장 신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였다. 성도들은 ‘설교를 포함하여 직접적 대면을 통해 받은 인상’(129명, 40.32%)-‘후보자의 직전 사역에 있어서의 열매’(74명, 23.12%)-‘추천인 혹은 추천서’(35명, 10.93%)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목회자들은 ‘설교를 포함하여 직접적 대면을 통해 받은 인상’(127명, 40.06%)을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것은 같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신뢰항목으로 ‘후보자의 직전 사역에 있어서의 열매’(60명, 18.93%)-‘후보자가 작성한 이력서(경력서 및 자기소개서)’(57명, 17.98%)를 선택했다. 담임목회자 후보를 선택할 때 직접적 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공통되었으나 성도들은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원하고, 목회자들은 자신이 작성한 이력서나 자신을 지원하는 추천인 또는 추천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차이가 있었다.
여덟 번째 질문은 “목회자에게 가장 기대하는 능력”이었으며 성도들은 ‘설교’(167명, 52.19%)-기도(50명, 15.63%)-인간관계 설정 능력(49명, 15.31%)이라고 응답했다. 목회자들은 ‘설교(190명, 59.94%)-인간관계 설정 능력(82명, 25.87%)-‘기도’(36명, 11.36%)라고 답했다. 설교가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었다.
아홉 번째 질문은 “가장 기대하는 자질”이었는데 성도들은 단연 ‘성품’(203명, 63.44%)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도덕성(57명, 17.82%)이 뒤를 이었다. 목회자의 경우도 같은 순서였다. ‘성품’(242명, 75.39%)-‘도덕성’(51명, 15.89%) 순이었다. ‘학식’이 중요하다고 답한 성도는 1명(0.31%), 목회자는 9명(2.80%)으로 매우 저조해 성도들이 목회자의 학위가 아니라 성품을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그 밖의 주요 설문
이밖에 “목회자에게 드리고 싶은 월 평균 사례금”은 500만 원 이하가 성도와 목회자 통틀어 전체 341명(50.67%)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00만 원 이하(271명, 40.27%)가 많았다.
“목회자 자녀의 숫자”는 2명(391명, 58.36%)을 가장 원했고, 3명((215명, 32.09%)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성도와 목회자 모두 2순위로 3명 자녀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성도(88명, 27.50%)에 비해 목회자(127명, 35.8%)가 더 많았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목회자의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가 상당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의 사모상”은 ‘내조형’(545명, 81.10%)이 ‘사역형’(127명, 18.90%)보다 훨씬 많았다.
“목회자에게 제공하고 싶은 자동차”는 ‘중형차’(557명, 82.76%)가 압도적이었다. 2순위는 성도의 경우 소형차(29명, 9.06%)가 좋다고 답했는데 목회자는 대형차(30명, 8.4%)가 적당하다고 응답해 대조를 이뤘다.
이같은 설문조사를 볼 때 성도들은 목회자가 중산층 정도의 경제생활을 하기 원하며, 사모와 더불어 목회에만 전념해주기를 원하는 것을 알게 했다.
도움 말=양현표 교수(총신대신대원 실천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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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양현표 교수(총신신대원)
“공정한 청빙제도 정착 고민해야”
작은교회 출신·스펙 여부 따른 불이익 없어야
인격과 영성 구비 위한 철저한 훈련 잊지 말라
“<기독신문>의 ‘우리는 이런 목회자를 원합니다’ 설문조사를 볼 때 성도들은 국내 중형교회(500여명 안팎)에서 훈련을 받고 인격과 성품이 좋으며, 설교를 잘하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목회자를 담임으로 청빙하기 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양현표 교수(총신대신대원)는 “이번 설문 조사를 통해 기존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상적인 담임목회자에 대한 상을 그릴 수 있었다”면서 “설문 조사를 참고하여 하나님이 원하시고 성도들도 원하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목회자들은 분발해야 할 줄로 안다”고 말했다.
또 양 교수는 “평신도들은 담임목사가 중산층 삶을 유지하며 검소하게 살기를 바라고 또한 그렇게 대우해 주고 싶어하는 마음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따라서 청빙을 꿈꾸는 목회자들은 현재의 사역 현장에서 부흥을 경험하도록 애써야 하며, 스펙보다는 인격과 영성을 구비하기 위한 철저한 훈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교능력을 성도들이 가장 원하는 것과 관련, 양 교수는 “설교를 잘 하는 것은 오늘의 세대의 기본이며 설교를 못하면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 조사를 볼 때 성도들과 목회자들의 시각 차이가 드러난 부분이 많았다. 각자의 처한 형편에서 생각하는 바를 드러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와 성도들 역시 목회자들이 원하는 바를 역으로 생각해서 좋은 목회자를 모시는데 참고해야 할 것이다.
양 교수는 성도들에게도 조언을 했다. “첫째 오늘날 소위 작은 교회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기억하고 작은 교회 출신의 목사들을 공정하게 대우해주기를 바란다.” 양 교수의 말은 작은 교회 출신이라고 해서 또 학위가 적다고 해서 청빙 응시부터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양 교수는 “유명인의 추천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세습이 아니냐”면서 “공정한 청빙이 되도록 최선의 제도를 강구하고 노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양 교수는 또 △둘째 청빙 후보자의 인격과 영성을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 △셋째 자기가 소속한 교회를 잘 분석하고 교회에 맞는 목회자를 청빙하는 자세를 가질 것 △담임목사를 고용하는 자세가 아니라 말 그대로 청빙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 등을 부탁했다.
양 교수는 “유능하고 좋은 목회자를 찾기보다 교회에 맞는 목회자를 청빙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목회자가 오면 교회가 즉각 부흥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회에 적합한 목회자를 찾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교회컨설팅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담임목사 청빙에 응했던 후보자들이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결과 여부를 신속하게 알려주지 않는 교회의 태도라는 점을 귀띔해줬다. 탈락한 목회자 후보자들에게 제출한 서류를 돌려주든지, 탈락사실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겸손한 태도를 취해준다면 목회자들이 상처를 덜 받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현표 교수는 교회성장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교회를 개척하고 부흥시킨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은혜장로교회를 개척해서 척박한 이민사회임에도 불구하고 250여명으로 성장시켰다. 또 시카고 포도원장로교회에 청빙 받아서 8년간 사역하면서 교회를 안정적으로 부흥시킨 바 있었다. 현재 총신대신대원에서 ‘교회개척’, ‘복음전도’, ‘교회행정’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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