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회 지키기 | |
공학섭 목사(순천대대교회) | |
유대 회당은 바벨론의 침략으로 성전이 무너진 이후 생겨났다. 어느 지역에서든 유대인 10명만 있으면 회당을 세웠다. 회당은 우리나라 마을회관과 비슷한 곳이다. 하지만 회당의 기능은 우리나라 마을 회관과 다르다. 회당은 매일 성경을 읽고 토론하는 곳이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처소였다. 그리고 회당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학교와도 같았다. 나라를 잃은 중에서도 회당이 있었기에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고, 자녀들에게 신앙과 교육을 지속할 수 있었다.
요즘 농어촌 마을은 인구감소로 마을 공동체의 존속이 위협 받고 있다. 농어촌마을의 붕괴를 더욱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학교 폐교를 들 수 있다. 교육시설이 없는 마을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마을에 학교가 없으니 그나마 남아 있던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나게 된다. 혹,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그래서 교육시설의 존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적은 수효라 하더라도 교육시설은 존속해야 한다. 교육은 경제적 효율성으로 따질 일이 아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있다 해도 학교는 존치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농어촌에 사는 사람도 자신의 자녀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킬 권리가 있다.
이제 작은 마을 교회에 대해서 얘길 해보자. 과연 작은 마을에도 교회가 필요한가? 회당을 세운 원리대로 라면 1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 반드시 교회는 세워져야 한다. 또 1명만 남아 있는 교회라 해도 존속할 가치가 있다. 교회는 마을에 마지막까지 있어야 할 기관이다. 이로서 교회는 한 영혼의 가치를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김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수효에 의해 결정되는 나라가 아니다.
실제 우리나라 농어촌 교회들은 노인들만 몇 명 남아서 예배하는 정도다. 목회자도 힘을 잃고 교인들도 기운을 차릴 수 없다. 그래서 작은 교회들이 몇 개를 모아 하나로 만드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운영의 차원에서 통폐합이 효율적이다. 경제논리로 따져보면 정말 지혜로운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작은 마을에도 교회는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가 마을에서 떠나도 되는 때는 그 마을에 한 사람도 살지 않을 때다.
그러면 작은 교회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농어촌의 작은 교회를 지키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작은 마을교회가 반드시 존속해야 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 다음 방법은 찾으면 된다. 평균케 하는 성경의 원리를 따라 교회들이 서로 나눔을 실천하면 된다. 교회 스스로 자립하려는 의지와 지혜도 찾아야 한다.
작은 마을에도 교회는 필요하다. 유대인 10명만 있으면 회당을 세워졌던 원리대로라면 또 작은 교회들의 통폐합도 숙고해야 한다. 그리고 농촌 작은 마을과 섬마을 무교회 지역에 많은 교회를 세워야 한다. 교회가 그 마을의 중심이 되어 그리스도의 문화를 심고, 영혼을 구원하고 변화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스도가 그 마을의 주권을 확립하도록 해야 한다.
한 마을을 지키는 것은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장승이 아니라 교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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