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유월절 만찬에서 사도들에게 겸허의 극치의 본을 보이신 뒤,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세 제자들에게 "내 마음이 심한 고민으로 죽을 지경이 됐으니 나를 위해 기도해 다오."라고 당부하셨다. 사도들은 자신이 약함에서 더욱 강해진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가히 충격적인 말씀들이다. 자신의 부족을 시인하는 겸허한 목회자는 건강한 회중을 지탱하기가 더 쉽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허핑턴포스트 종교난이 인용한 데이터에 의하면,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와 워싱턴대학교가 12개 대형교회의 교인 282명을 상대로 실시한 공동조사에서 교인들은 자기 담임목사의 비범하고 범상한 특성을 모두 가치가 높게 평가했다. 응답자 다수는, 담임목사는 교인들을 하대하지 말고 모두를 평등하게 대우할 것과 목회자 자신의 결점을 기꺼이 나눌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 평신도 지도자는 자기네 담임목사님이 목회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고 난 뒤 "뒤로 물러서서 주님 앞에 굴복하는 모습이 교우들의 존경을 한데 모았다."며 "그 분은 교우들과 밀접하게 얽혀있다는 현실과 자신의 한계를 너무나 절실히 의식하고 계셨다."고 말했다. 다른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는 "현재의 담임목사님은 우리 교회사상 처음으로 강단에서 자기 잘못을 시인하신 분"이라며 "그것이 늘 인상 깊게 뇌리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어 나누는 목회자일수록 교인들로부터 받는 혜택이 크다는 조사결과인 셈이다.
교우들의 중독증과 회복적 건강에 관한 다른 연구조사에서는 성직자 상담가들은 중독자 교우가 죄와 심판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 때 하나님의 사랑과 온정, 용서의 관대하심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북돋울 것이 강조하되 목회자 자신이 약점을 고백하면 더 효과적인 결과를 보게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피터 힐 교수는 "목회자가 자기 한계를 시인하는 것보다 회중에게 베풀 더 강력한 은사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겸허함은 목회자 자신에게도 더 큰 가치를 발휘할 것은 당연하다. 힐 교수는 바이올라대학교의 '겸허학' 학자다. 그는 2년전 바로 자신이 다니고 섬기는 남가주 모교회의 신임 목회자가 보여준 겸손함에 놀랐다. 그 목회자는 설교의 절반쯤을 자신의 약점과 부분을 솔직하게 알리고 그런 점을 보충해 달라고 회중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데 할애한 것. 목회자는 고독을 즐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미 연합감리교에서의 별도 조사에서는 목회자의 사회적인 고독감이 약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특징이 발견됐다. 그러나 꼭 필요한 때에 성도가 곁에 있어주고 성도들 자신에게 목회자가 얼마나 큰 의미성을 갖느냐를 확인시켜 줄 때, 목회자는 사역에 대해 훨씬 더 큰 만족감과 성취감을 갖고 보다 더 큰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는 결과이다. 사실 목회자들이 그러기란 쉽지가 않기에 자신에게 더 소중한 혜택이 될 수도 있다. 예컨대 목회자 자신의 정신건강에 보탬이 된다는 것. 목회자들은 흔히 스스로 외롭다며 안으로 잦아들기 쉽다. 대낮에는 사람들을 만나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앉으면 텅빈 공허감을 느끼는 목회자도 잇다. 그러다 보면 딴 사람과의 약속도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밤엔 말 상대가 끊기기도 한다. 이 외로움을 어떻게 달랠까 또는 어떻게 길들일까 하기도 한다. 개신교 목회자는 자기 가정이 있으니 그나마 상쇄되지만 가톨릭 사목자들은 정도가 더하다. 일부 목회자들은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있어도 도움을 청하길 주저한다. 바깥의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 교회 앞에 되레 궁상맞게 보일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부끄러움과 '루저'(looser)라는 자괴감 탓"이라고 한 성직자는 지적한다. 이와 함께 목회자 자신들만 교인들의 상담자가 될 게 아니라 목회자 자신을 위한 친근한 상담자를 평소 가까이 두고 지내는 것이 건강한 목회에 도움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지들이다. '목회자를 위한 목회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평신도 네티즌 조 시월 씨는 "목회자들도 사람이다."며 "우리들 교우들과 꼭 마찬가지로 목회자들도 하나님의 은혜와 온정이 필요한 분들이다."고 헤아린다. "그분들도 때로 넘어졌다가 일어나고, 갈등하곤 하신다."는 시웰은 목회자에게 절박한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가 언제라도 님을 돕겠습니다."라는 확신을 교회가 주어야 마땅하다고 자임하기도. 시월 씨는 또 평소 과도한 권위의식에 차서 단호한 말을 잘 하는 목회자는 너무나 자족스럽게 보여 교인 아무도 감히 선뜻 도움이나 조언을 제공할 마음이 나지 않게 마련이고, 그런 목회자에게는 겸허라는 말이 걸맞지 않다는 게 그의 통찰이다.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046
| ||||||
|
수원은혜교회 “자립 넘어 섬김을” (0) | 2017.02.14 |
---|---|
세상의 창을 열어 통합적 사고력을 기르자 (0) | 2017.02.09 |
혼돈의 시국과 목사의 역할 (0) | 2017.01.26 |
목회자들의 성추문이 도를 넘고 있다 (0) | 2017.01.19 |
우리 고을에 오신 그의 이야기 (0) | 2017.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