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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을에 오신 그의 이야기

목회

by 김경호 진실 2017. 1. 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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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을에 오신 그의 이야기


< 김양호 목사, 하누리교회_목포기독교역사연구소장>


 

지역교회 목회자로서 그 지역교회의 역사 잘 알아야


 

주어진 인생길을 걸으며 나름대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의 영향을 받는다. 좋은 목사님을 만나 목회의 멘토로 삼아 따르기도 하고, 훌륭한 신자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를 본받기도 한다. 종종 전혀 자신이 예측도 기대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삶에 눈을 뜨고 그것이 남다른 인생길을 꾸리게도 하는 것이다.

 

나는 5,6년 전쯤 한 사람을 만나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는 시간들을 보내왔다. 그는 지역의 기독교 역사 연구에 일생을 헌신해 온 분이었다. 그렇게 그 일에 몰두한 끝에 최근 한 권의 책을 냈다. 목포를 중심으로 한 지역교회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는 목포기독교이야기”(세움북스 펴냄)이다.

 

어릴 때부터 문학을 즐겨하며 가까이 하긴 했어도 역사에 대해선 전혀 무지와 무관심으로 지냈었다.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어 고향에 내려와 목회에 대한 열정을 쏟으며 성경과 문학에 심취하는 정도였는데, 한 사람과의 만남이 나로 하여금 역사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고향을 사랑하여 목포에 와서 목회를 한다면서 정작 목포 땅에 어떻게 복음의 역사가 시작되어 흘러왔는가에 무지한 내게 그분은 완곡하면서도 진중하게 지적을 했다. 지역 교회의 역사에 대한 지식과 부담과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자주 지역 교회의 역사에 대한 자료나 선교사들의 편지 등을 건네주며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사실 처음엔 이런 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저하며 그다지 열심을 내지는 않았다.

 

1-2년 정도를 그저 그렇게 반응하다가, 3년 쯤 지나서였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목포 기독교 역사에 대해 자료를 찾아 먼 곳을 마다 않고 다니게 되었다. 지역 대학 도서관의 책들을 뒤지고 복사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문서를 탐독하며 책상에 붙어 글을 쓰는 게 일상이 되어 있었다. 목회사역 외의 남은 시간들을 아껴 실로 그 일에 미친 듯이 몰두했다.

 

하나님이 이렇게 이상한 방식으로 내게 새로운 삶과 과업을 주시는구나, 새삼 깨달음과 감사함 속에서 열정을 쏟으며 복된 일 속에 파묻혔던 것이다. 이런 내력으로 지극히 미흡하지만 지난 해 11월에 지역교회사로선 드물게 앞서 말한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린 하나님의 은혜로 귀한 생명의 복음을 지니고 값진 은총을 누리고 산다. 하지만 우리가 몸담고 사역하는 지역 속에 임한 하나님의 구체적 은혜의 실체와 역사적 가치들에 대해선 많은 경우 이해가 낮으며 거의 관심이 없는 듯하다. 말씀의 본질을 잊고 지내는 것만큼이나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역사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 신앙과 삶을 망가뜨리며 어렵게 만든다. 세속의 영향력으로부터 참된 신앙을 지키고 그 능력을 회복하며 키우려면 역사에 대한 이해력을 넓히는 일이 동반돼야 한다.

 

성경도 이렇게 말한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버지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32:7)

 

우린 알아야 한다. 우리의 옛날을 기억해야 한다. 역사 속에서 누군가를 통해 값지게 받은 십자가의 복음 아닌가! 말씀의 본질을 회복함과 아울러 우리가 받은 귀한 역사를 되찾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어려움에 처한 한국교회를 반성하고 돌이키며 제대로 된 교회로 세워 가는데 큰 유익을 줄 것이다.

 

우리는 한국 사회의 한 지역에 거주하며 교회를 섬기고 있다. 마땅히 우리 목회의 대상이요 섬김의 장인 그 지역에 대한 인문 사회학적 통찰과 함께 그곳의 역사에 임한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애써 찾아보고 알아야 할 일이다.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에 그것들을 들려주고 값진 유산을 물려 줘야 할 것이다. 각자가 처한 고을마다 그곳에 임한 특별한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고을에 오신 그의 이야기, 곧 역사의 주인 되시는 그리스도의 은혜의 이야기들을 밝혀내고 알리고 배우는 일에 열심을 내는 주의 일꾼들이 많아지길 소원한다

 

 

http://rpress.or.kr/xe/3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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