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 4:1-6, 한 마음과 한 뜻 된 우리들 | |
1. 도시계획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이상적인 도시는 없다’라는 말이다. 혹시 이상적인 도시를 만든다면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들로 인해 도시가 가지고 있었던 ‘이상적(idealic)'인 모습은 깨지게 될 것이고, 외부에서의 유입이 없다하더라도 이상적으로 만든 도시 안에서 인간이 가진 이기심과 욕망으로 인해 도시의 이상적인 모습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이상적인 도시를 계획할 수 없는데, 그것은 도시가 건물이나 도로등의 인프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다른 삶을 살기 원하는 사람들로 만들어진 도시는 이상적이 될 수 없다. 교회 역시 이상적인 교회는 없다. 교회 역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상적일 수 없다. 초대교회, 특히 선교사역을 처음으로 실천한 안디옥교회의 지도자들에 대하여 성경은 ‘안디옥 교회에 선지자들과 교사들이 있으니 곧 바나바와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와 분봉 왕 헤롯의 젖동생 마나엔과 및 사울이라(사도행전13:1)’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랍비도 있고, 레위인도 있도, 귀족도 있고 흑인도 있다. 예루살렘 교회도 처음 출발이 베드로의 설교를 들은 삼천 명이었고, 이들은 부한 사람이나 가난 한 사람이 있어 재산을 통용하는 공동체를 만들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동체이지만, 예루살렘 교회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같은 사람이나, 구제에서 제외된 헬라 말을 사용하는 과부들의 불만이 그랬다. 초대교회, 즉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만들어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체험한 사도들이 만든 교회일지라도 이상적이지는 못했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사탄의 공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 2천년을 지켜왔다. 2.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하나님의 나라의 모형이다. 따라서 교회를 움직이고 이끌어가는 원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바탕으로 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하나님의 은혜를 이야기하는 삶의 실존이 교회를 교회답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니엘서를 묵상하면서 우리는 다니엘이 겪는 실존적인 삶을 이야기했었다.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은 상황, 즉 포로로 끌려왔고, 이방인들 사이에 자신들의 전통과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야 하는 유대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의 삶의 자리(sitz im leben)가 된다. 이런 실존적인 상황에서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자리를 취한다. 그래서 그들은 왕의 진미를 거부할 수 있고, 풀무불과 사자굴 앞에서도 담대할 수 있었고, 당시의 지혜자들과 겨루어 승리할 수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의 나라로 더욱 구체화된 교회는 여러 가지 사탄의 공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고, 하나님의 말씀이 왕성해짐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심지어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까지도 복음을 받아들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했다. 그리고 교회는 끊임없이 이방세계와 싸우며 혹은 내적인 갈등과 싸우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상적인 교회는 없지만,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는 이상적인 교회가 되기 위한 노력이 그리스도인들에게서 그리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세상에 교회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3. 언젠가도 이야기했지만,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 속해서 살고 있지만, 이 세상의 시민권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래서 삶의 방식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르다. 물론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면서 산다. 세상과 다른 가치는 세상과 다른 삶을 요구하기 때문에 ‘너희에게 구하노니 너희를 위한 나의 여러 환난에 대하여 낙심하지 말라 이는 너희의 영광이니라(에베소서3:13)’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지금 하나님의 백성으로 당하는 환난은 결국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나를 드러내게 하는 것이고, 결국에는 영광이 된다. 그리고 이런 가치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예수님은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되는 것으로 그리고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아도 즐거워하는 삶으로 이야기하신다. 바울은 새로운 가치를 따라가는 삶을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에베소서는 부르심을 받은 새로운 종족으로서의 그리스도인을 이야기하는데, 새로운 종족으로서의 삶을 바울은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에베소서4:2-3)’고 말한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새로운 삶의 윤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3절에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지킴으로 겸손, 온유, 오래 참음, 사랑, 평안이라는 삶의 목록을 바울이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갈5:22-23에서 말하는 9가지의 성령의 열매의 목록과도 통한다. 4. 바울은 여기서 아주 중요한 원리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름에 합당한 삶을 감당하기 위해서, 우리가 새로운 삶의 윤리를 추구할 수 있는 원리는 성령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켜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4절)’기 때문이다. 바울은 몸과 성령과 소망이 하나인 것을 이야기한다. 한 성령의 역사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고전 12:4-6에서 다양함 가운데서 하나님이 하나라고 말하는 것 같이 하나를 말하면서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에베소서4:5-6)’라고 결국은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모든 일을 하시는 (work all things in all people) 하나님으로 끝난다. 2018년 우리 교회의 목표는 ‘성령과 말씀으로 한 마음과 한 뜻이 된 우리들’이다. 즉,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삶의 윤리를 따라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된다.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이상적인 교회는 없지만, 하나님의 통치를 나누고 이야기하는 이야기가 있는 교회는 이상적인 교회를 지향한다. 우리 교회를 그렇게 만들자.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세움선교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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