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대로 마르틴 루터는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an epistle of straw)이라고 불렀다. 야고보서에 이신칭의의 가르침과 역행하는 가르침이 자주 등장하는 반면, 주 예수(1:1, 2:1)에 관한 언급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자들 간에는 “야고보서는 행동을 촉구하는 권면이 담긴 서신이지만 통일된 주제나 조직적, 체계적 신학을 찾아 볼 수 없다.”, “개별 단락이 여러 주제어로만 나열됐다.”는 견해들도 있다. 이러한 통설을 깨고 신론에 기초한 윤리적 권면, 믿음과 행함의 상관성 등을 통해 통일성 있는 주제들에 대한 연구가 모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제41회 성경신학회 정기논문발표회가 ‘야고보서 주해와 설교’라는 주제로 2월 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신반포중앙교회(담임목사 김지훈) 대예배실에서 개최됐다. 발제는 송영목 박사(고신대 신약신학), 김경식 박사(웨신 신대원, 신약신학), 이승구 박사(합신 신대원, 조직신학), 최승락 박사(고신대 신대원, 신약신학)가 맡았다.
‘야고보서의 명령형과 선교적 교회’라는 주제 발제에서 송영목 박사는 먼저 “야고보서는 스데반의 순교와 헤롯 아그립바 1세의 박해(사도행전 12장) 때문에 흩어진 유대인 성도를 위로하고 권면하기 위해 아마도 예루살렘에서 AD. 40년대 중순부터 50년대 초에 기록된 매우 이른 서신”이라며, “집단적으로 흩어진 수신자들은 예루살렘에서 거리가 멀지 않고 유대인들(신자)이 많았던 시리아 안디옥을 중심으로 거주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송 박사는 “교회 공동체 안에 심겨진 복음이 하나의 이론에 그쳐서 선생들(3:1)의 논쟁거리로 전락하며, 가난한 이들의 경건까지 약화된 상황에서 야고보는 디아스포라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실천적 권면”과 “이방 사회 속에서 교회 외부에서 기인한 박해와 시험 중에서라도 실천으로 은혜의 하나님을 증명하라고 위로와 더불어 권면한다(벧전 3:16-17).”고 밝혔다. 더 나아가 “박해와 시련 상황에서도 성도가 말이 아니라 삶으로 믿음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가치와 세상의 가치 사이의 경계(value boundary)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세상의 지혜는 정죄와 거짓 아비인 마귀가 좋아하는 거짓, 정욕, 시기, 다툼, 혼란, 그리고 악을 생산한다(3:14-16). 하지만 지혜의 자녀는 의롭고 거룩한 행실로 증명해야 한다(고전 1:30).”고 강조했다. 특히 “야고보서의 56회(혹은 60회)에 달하는 명령형은 선교적 교회 논의에 중요한 본문”이라며, “자주 등장하는 능동태와 디포넌트 명령형(deponentia, 능동적 의미로 해석) 그리고 현재 및 아오리스트 명령형(aorist, 부정과거)을 종합하면 핵심 사상은 시험 중에 인내하며 회개하며 기뻐하되, 언행을 절제와 구제와 같은 거룩한 방식으로 다듬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시련 중에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를 사랑과 정의와 거룩하게 활용하라.’고 요약할 수 있는 이 명령형의 요구는 전체 신약의 가르침과 일치한다(눅 7:37; 고전 1:30; 벧전 4:2; 계 1:3).”며, “시험 중에서 자유의 복음을 겸손히 듣고 기도하며, 겸손하고 거룩한 언행으로써 믿음으로 인내하며 기뻐하는 것은 세상 속에서 하나님과 복음을 현시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더불어 “물론 교회로 모여 마음에 심겨진 복음이 사랑과 행실로 활성화되도록 하고, 합심하여 기도하는 것이 긴급하고 지속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경식 박사는 ‘야고보서에 나타난 두 마음(δίψυχοϛ)의 문제’라는 “야고보서는 2회에 걸쳐 두 마음을 가진 자라는 의미의 ‘δίψυχοϛ’(디프쉬코스, 1:8, 4:8)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는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하고 있던 ‘세속화와 타협’의 문제를 처방하기 위해 기록된 책이며 이 ‘두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고보서는 신명기의 ‘쉐마’ 본문(특히 신명기 6장)에 호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어”라는 새로운 학설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김 박사는 “구약에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권면하거나 성도를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이라고 지칭하는 어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책은 신명기다. 특히 신 6:4-5은 유명한 ‘쉐마’본문으로 유대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본문으로 간주된다.”라며, “그런데 약 2:9 의 ‘네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는 신 6:5을, 약 4:12의 ‘입법자와 재판관은 오직 한 분이시니’도 신 6:4를, 약 1:12와 2:5에서 사용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라는 어구는 신 6:5의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는 구절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고보서의 일관된 주제는 두 마음으로 대변되는 세속화의 문제다. 야고보서에서 두 마음을 가진 사람은 세상과 벗하고 하나님과 원수가 된 자”라면서, △시험의 문제(1:2-18), △행함의 문제(1:19-27, 2:14-26), △차별 대우의 문제(2:1-11)-공동체에서의 잘못된 문제, △선생들의 말 실수의 문제(3:1-12)-공동체에서의 언어의 문제, △두 가지 지혜와 다툼의 문제(3:13-4:3, 4:11-12)-공동체의 문제, △재물과 관련된 문제(4:13-5:11) 등에 대한 문제해결로서의 야고보서의 전체읽기에 대해서도 제언을 했다. 그러면서, “야고보서의 문제는 성도들이 ‘흩어진 열두 지파’로서, 자기들이 처해 있는 사회와 문화 속에서 살면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잃고 하나님 아닌 것에 타협하며 세속화된 상태에 빠진 일과 상관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신명기에서 하나님 아닌 것은 이방인들이 만들어 놓은 우상들이지만, 야고보서는 우상의 문제가 아닌 세상(1:27)”이라면서, “이 두 마음의 상태는 여러 가지 시험을 대하는 태도, 행함이 결핍된 믿음, 거친 언어, 사람차별의 모습의 증상으로 드러난다. 또한 모든 문제에 있는 근본뿌리인 ‘세상과 벗됨’ 즉 세속화와 정체성의 타협과 관련된 문제를 다룬다.”고 밝혔다. 주목할 것은 “야고보서는 신명기 6장 ‘쉐마’ 본문을 근거로 성도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이고, 쉐마의 가르침처럼 유일한 하나님 한 분만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섬겨야할 존재들”이라며, “따라서 두 마음을 청산하고 하나님을 한 마음으로 사랑하라는 권면이 야고보서의 핵심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승구 박사는 ‘믿음과 행함의 관계-1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최승락 박사는 ‘야고보서 3장의 화행론 관점에서의 접근’이라는 주제로 발제가 이어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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