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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실체 드러나나···코로나19로 전방위 압박

신천지

by 김경호 진실 2020. 3. 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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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맺혀 방석이 젖고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신천지 기반을 세웠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모진 찬바람은 불어 왔지만 꿋꿋이 달마다 12가지 열매를 맺어 왔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게 됐다.” 지난해 3월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창립 35주년 기념예배에서 이만희 총회장(89)은 창대해졌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신천지는 코로나19 수퍼 전파지로 지목되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총회장과 지도부는 고발당해 검찰 수사에 직면했다. 신도들의 상당수가 확진자이자 전파자가 되고 전국 주요 시설은 폐쇄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한 시급한 상황에서 교단 차원의 부실한 협조, 신도들의 숨어들기 등으로 인한 행정력 소진은 사회적 공분을 자초했다.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한 기존 주류 개신교계는 “마침내 이단 척결의 호기”라며 연일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총회장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했지만 비판은 여전하다. 신천지 관계자는 4일 “핍박 세력의 음해와 비방, 가짜 뉴스로 억울한 점이 많다”면서도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은 피했다. 

기독교계 신흥종교인 신천지, 기존 개신교가 이단으로 규정한 뒤 종교계 특히 개신교 안팎에서 20여년 째 논란의 중심이던 신천지의 실체가 코로나19 사태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불투명하던 신도 규모와 국내외 조직 체계, 신도들의 신앙생활 형식과 내용, 이 총회장의 행적 등이다. 특히 신학적·신앙적 차원에서의 실체 규명과는 별개로, 그동안 개신교계와 전 신들이 주장해온 반사회적 감금이나 폭행·횡령·헌금 강요 같은 각종 의혹들은 검찰 수사로 명확히 확인될 전망이다.

 

 

■“놀랄만한 큰 성장”, 요인과 배경 

신천지는 개신교계의 예상보다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도숫자는 물론 공식 기관 외에 이웃 주민들도 모르는 신천지 시설들이 전국의 일부 군·면 단위에서 까지 확인되고 있다. 최근 정부 당국이 신천지로 부터 받은 신도 명단은 국내외 24만5605명(국내 21만2324명, 해외 3만3281명)이다. 예비 신도라 할 수 있는 교육생 6만5127명까지 합하면 31만여 명이다. 물론 그 숫자의 정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은 계속된다. 개신교측은 “숨겨진 신도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총회장이 신천지를 세운게 1984년이다. 36년 만에 이같은 교단세를 구축했다. 대형교회의 한 목사는 “사실 성장 분위기가 감지돼 예장(대한예수교장로회) 등 교계 내에서 적극 대응해왔다”며 “그동안 알려진 신도수나 신천지가 주장하는 숫자에 과장이 있다고 봤는데 좀 놀랍다”고 밝혔다. 개신교계 신흥종교 연구자는 “1980년대에 세워진 신흥종교가, 그것도 20년 전부터 주류 개신교단들로 부터 이단으로 규정돼 활동폭이 제한됐음에도 이같은 숫자는 큰 성장을 의미한다”며 “성장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신천지의 성장 요인이나 배경으로 우선 신천지 내부의 독특하고 적극적인 선교 방식이 꼽힌다. 여기에 개신교계의 분열, 기존 교회들의 불투명한 재정문제와 일부 목사들의 비리, 세습 등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천지는 타종교인·무종교인이 아니라 기존 개신교인을 선교의 주 대상으로 삼는다. 성경해석을 놓고 견해들이 엇갈리는 틈을 파고드는 것이다. 개신교 이단대책위원회나 전 신천지 신도들은 “‘추수꾼’이라 부르는 이를 기존 교회나 각종 모임에 몰래 참여시켜 신도들을 빼간다”고 주장한다. 교회들이 ‘신천지 아웃’ ‘신천지 출입금지’ 팻말을 교회 입구에 붙이는 이유다. 천주교도 지난 2017년부터 신자들에게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이단대책위에서 일하는 전 신도는 “추수꾼은 상당한 교육으로 이론적·실무적 무장을 하고 있다”며 “목사의 가르침에 대한 신학적 문제나 개인 비리의혹 제기, 재정 문제를 파고들어 설득력을 높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우리를 이단으로 핍박하는 세력은 순수한 복음전파를 자신들 소유 언론 등을 통해 온갖 거짓말, 가짜뉴스로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기존 교회들과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형식·내용으로 선교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성경공부 모임은 물론 인문학·재테크·취미 등 취향적 모임을 조직,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 김모씨(25)는 “지난 해 말 두달간 재테크 모임에 참여했는데 신천지 모임임을 알게 돼 탈퇴했다”며 “모임에서 성경, 교회 이야기는 가끔 했지만 신천지와 관계됐는 지는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또 학원가·대학가 젊은 층 공략에도 힘을 쏟는 것으로 나타난다. 신흥종교 연구자는 “역사적으로 신흥종교가 늘 그렇듯 신천지도 기존 교회들보다 적극적·공격적 선교를 한다”며 “기존 교회들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신천지 선교의 자양분,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추수’되거나 선교가 이뤄진 이들은 신천지 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에서 6개월 간 교육받고 시험을 거쳐 입교한다. 교육은 성경 기초부터 구약 창세기, 비유와 상징이 많은 신약의 요한계시록 등으로 이어진다. 신도가 되면 예수 제자들 이름에서 따온 전국 조직인 12지파에 소속된다. 경기 과천의 총회본부 산하의 ‘요한 지파’, 코로나19 전파지가 된 대구·경북의 ‘다대오 지파’, 서울·경기 일부를 관할하는 ‘야고보 지파’, 전남의 ‘베드로 지파’ 등이다. 

 

 

 


■왜 이단으로 몰리나 

신천지는 교단명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에서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새 하늘 새 땅’(新天新地·신천신지)을, ‘증거장막’은 요한계시록이 이뤄진 실상을 보고 듣고 증거하는 장막을, ‘성전’은 하나님을 모시고 예배드리는 거룩한 집을 뜻한다. 개신교 관계자는 “사실 ‘장막성전’은 1960~70년대 청계산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며 이단으로 유명한 교주 유재열의 ‘장막성전 이삭교회’에서 따온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총회장은 이 교회에 들어가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다.



 

‘성경대로 창조돼 나타난 약속의 성전’이라는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을 강조한다. 상징도 요한계시록 4장·21장에서 따왔고, 이 총회장 스스로도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해석하는 유일한 목자라 주장해왔다. 신천지는 그를 ‘요한계시록을 증거하는 약속의 목자’ ‘계시록의 실상을 증거하는 대언의 사자’ ‘이긴 자’ ‘마지막 때의 마지막 선지자’ ‘예수가 보낸 사자’로 설명한다. 

주류 개신교가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대표적 이유는 이 총회장 개인숭배, 신천지를 통해서만 구원이 가능하다는 조건부 종말론이다. 이 총회장을 ‘구원자’로 여기고 그를 중심으로 한 종말과 구원, 육체의 영생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개신교 측은 “신천지는 ‘구약에는 예수님 한 분을 예언했고 신약은 이긴 자 한 사람을 예언했다’며 그 이긴 자가 이만희로 가르친다”며 “마지막 때(종말·심판의 날)가 되면 신천지를 통해 구원받은 14만4000명이 영생을 하고, 이만희는 재림 예수와 하나가 돼 영생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한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을) ‘구원자’가 아닌 ‘선지자’로 가르치고, 신천지예수교란 이름에서 보듯 신천지 성전의 교주는 분명 예수님이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지금 핍박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천지 설립자로 개신교계의 원색적 비난을 받고 있는 이 총회장의 이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신천지에 따르면, 이 총회장은 ‘경북 청도 출신으로 어린시절부터 할아버지와 같이 기도했으나 교회에 간 적은 없다. 기도와 사역과정에서 하늘로 부터 온 천인(天人)과 영인(靈人)을 만났고 하나님께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썼으며 요한계시록 전장이 이뤄지는 사건을 체험하고 계시(열린 책)도 받았다’고 한다. 신천지와 신흥종교 연구자들의 저서에서는 이 총회장이 천부교 창시자인 박태선의 ‘신앙촌’ 생활을 했다고 말하지만 천부교 측은 공식 부인했다. 

이 총회장은 한때 몸담았던 ‘증거장막 이삭교회’가 1980년대 초 신군부의 사이비종교정화사업으로 문을 닫은 이후 1984년 3월 신천지를 세웠고, 경기 안양시 비산동 동산아파트 지하에 첫 ‘성전’을 마련한 뒤 지금에 이르고 있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원장(목사)은 “기존 교회에서 신앙적·현실적 고통이나 고민·불만·절망을 느낄 때 그것을 잊기위해, 또는 희망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대중신비주의에 관심을 두게 된다”며 “1990년대 이후 신도들의 교회간 수평이동, 타종교를 오가는 종교간 이동이 많아지고 있다는 차원에서 신천지 성장을 본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특히 “신천지 성장은 사회적 고통·절망에는 무관심한 채 불투명한 재정, 세습, 권력게임 등으로 신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기존 교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3041110001&code=960100#csidx2f499fa67bb1c358c5400f6a04a8c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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