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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에 따른 교회의 적응

겸손

by 김경호 진실 2022. 5. 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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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변하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를 전하기 위해, 그 변하는 세상에 끊임없이 적응해왔다. 

세상에 적응하려는 교회의 이러한 노력을 학자들은 ‘상황화’, ‘맥락화’, ‘토착화’, ‘이식’, 혹은 ‘이전’ 등의 다양한 표현을 써서 묘사한다. 하지만 그 어떤 신학적 의미의 용어를 사용하든 간에, 그 모든 것은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려는 교회의 몸부림에 대한 묘사일 뿐이다. 적어도 필자가 관찰한 역사적 자료에 의하면, 교회가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서 과거의 형태와 구조, 즉 과거 교회의 외형으로 회귀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과거의 교회가 지녔던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근본적인 노력은 역사 속에서 수없이 일어났지만, 교회의 외형만은 과거로 가기보다는 그 시대에 적응하는 길을 택했음이 분명하다. 실존적 표현을 사용하자면, 교회는 현존하는 그 시대에서 살아남으려고 끊임없는 적응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코로나가 교회에 가져다준 여러 변화 중에 다음 세 가지를 특별히 지적하고 싶다. 첫째는 비대면의 일상화이다. 여기에는 비대면 예배, 비대면 성경 공부, 비대면 심방, 비대면 상담, 비대면 회의 등 온갖 비대면 교회 활동이 포함된다. 둘째는 교회가 가르쳐 왔던 진리 혹은 교회 생활에 대한 도전이다. 한국교회가 지난 140여 년 동안 생명처럼 강조해온 교회당 중심의 신앙, 주일성수, 회중 공동 예배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졌다. 물론 이러한 무너짐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19는 신앙과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동안 한국교회에 팽배했던 성전주의, 성장주의, 그리고 실용주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음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각종 기기와 기술의 유입이다.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을 가속했으며, 교회는 세상의 그 어느 기관보다도 빨리 그 결과물을 도입하여 코로나19 시대에 적응했다.

필자는 이처럼 코로나19 시대에 적응한 교회가, 코로나가 끝났다고 해서 코로나19 이전 형태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존재 양식을 바꿔버린 비대면이란 형태를 교회는 벗어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비대면이라는 형태를 거부하기보다는 오히려 교회의 한 존재 양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회는 지금까지 그 시대의 문물을 이용해왔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교회는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교회 안팎에 합당한 여러 변명(?)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동안 생명처럼 가르쳤던 대면 중심이고 장소 중심이었던 신앙생활을, 비록 공공의 유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명분이었다 하더라도, 그리고 그러한 신앙생활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왜 그토록 쉽게 포기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가르침에 대한 교회의 권위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교회의 본질적 성격상 비대면만으로는 교회가 될 수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영역에서의 대면은 더욱 공고함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즉, 대면 기반이 없는 비대면은 가능하지 않기에, 더욱 강화된 대면 목회를 기반으로 비대면 목회를 접목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교회는 코로나19 이전까지의 미흡한 교회 역할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세상에서 교회의 본질적 역할을 실행함으로 그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 아마도 당분간 교회는 겸손하게 스스로를 정제하는 기간, 코로나19 이후 세상에 적응하는 겸손한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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