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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의 홍수 시대에 예배를 위한 찬송

신비주의

by 김경호 진실 2022. 9. 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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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가히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홍수시대라고 말할 만하다. 소위 열린예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젊은이들을 위한 집회에서는 CCM을 노래하고 그 노래가 성인들의 예배 안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CCM은 넓은 의미로는 복음가(Gospel Song)를, 좁은 의미로는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교회 노래를 가리킨다. 복음가란 복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이다. 복음가는 권면, 위로, 교육, 전도, 친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인간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부흥회나 전도 집회에서 복음가를 많이 노래한다.

좁은 의미의 CCM은 대중을 즐겁게 해줌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기독교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하거나 아니면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복음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CCM은 음악적인 특성을 대중음악과 공유하고 있다. 대중음악에서 사용되는 록, 헤비메탈, 랩, 뉴웨이브 등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고 악기들도 키보드, 기타, 드럼 등을 사용한다.

자극적인 음향, 빠른 템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CCM은 청소년들을 위한 소위 열린 예배에서 많이 사용된다. 한 마디로 CCM은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젊은이들을 위한 교회음악이다. 그리고 그 음악의 감정적이고 열광케 하는 특성으로 인해서 복음가들과 함께 부흥회나 전도 집회에서 흔히 부르기 때문에 복음가와 CCM이 구분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복음가나 CCM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찬송가는 하나님을 대상으로 한다. 예배는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의식이다. 요한복음에서는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고 했다(4:24). 따라서 예배에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영광 돌리고, 하나님의 인도를 앙망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경배하는 예배 시간의 노래는 경박하거나 자극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예배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악기는 파이프 오르간이었다. 그 음향이 엄숙한 예배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CCM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면에서 개신교에서 예배의 중심을 차지하는 설교와 유사한 점이 있다. 개혁자들은 그들이 내세우는 교리를 변증하기 위해서 설교를 중시했다. 설교는 하나님에게 말하기보다는 인간에게 말한다. 따라서 개신교에서 설교를 예배의 중심으로 간주하는 데에는 엄격한 의미에서 문제가 있다. 하나님을 경배하는 예배에서 설교보다는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과 기도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예배를 위한 찬송에서는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노래가 시편이다. 시편에서는 주로 여호와께 돌리는 영광, 여호와의 권능, 여호와의 도우심에 대한 감사, 여호와께 드리는 간구를 노래한다. 예를 들면, 29편에서는 “너희 권능 있는 자들아 영광과 능력을 여호와께 돌리고 돌릴찌어다”라고 노래한다. 106편은 “할렐루야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로 시작한다. 시편의 마지막인 150편에서는 “할렐루야 그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찌어다”라고 노래한다. 시편의 주제는 하나님이다. 칼빈의 교회에서는 일반 찬양곡 대신 시편을 노래했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찬송가책에는 영과 진리로 드려야 할 예배를 위한 “신령한 노래”(에 5:19)보다 복음가들이 더 많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보다는 부흥가, 전도가, 사랑과 위로의 노래 등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노래들이 찬송가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우리는 기도하고, 전도하고, 회개하고, 사랑해야 하고, 이웃을 위로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주제에 관한 노래들도 불러야 한다. 그러나 그런 노래가 예배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설교 다음에 설교의 주제에 맞추어서 노래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설교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노래들은 인간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인간을 설득하려는 설교나 인간을 위한 복음가와 CCM이 예배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요즘 젊은 목사들은 복음가나 CCM을 너무 좋아한다. 그 주된 이유는 그들이 전도사나 부교역자 시절에 젊은이들과 함께 찬송가책에 있는 노래보다는 그런 노래를 많이 부르기 때문이다. 복음가나 CCM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젊은 목사들이 담임목사가 되면 성인들을 위한 주일 아침 예배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려고 한다. 심지어 예배를 시작할 때도 복음가를 부르자고 한다. 이런 일은 CCM의 홍수 시대에 흔히 일어나고 있다.

요즘 웬만한 규모의 교회라면 젊은이들을 위한 열린 예배가 있다. 그리고 열린 예배를 주도하는 찬양단이 있다. 열린 예배가 없는 경우에도, 저녁 기도회나 특별 집회를 위한 키보드, 기타, 드럼들이 있다. 그리고 흔히 찬양대에서도 복음가를 노래하고, 특송을 하는 젊은이들의 단골 메뉴는 복음가나 CCM이다. 그래서 신령과 진리로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 예배 시간에 인간을 위한 선동적이고 경박한 노래를 부른다.

그 결과 예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하는 집회로 변해 가고 있다. 거기에 맞추어서 설교자들은 설교시간에 유모어나 육두문자를 동원해서 교인들을 웃기려고 하고 요즘은 잘 웃기는 목사가 명설교자로 인정받는다. 하나님을 경배해야 하는 예배가 사람들의 구미를 맞추는 집회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도집회나 부흥집회에서 청중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그들의 결단을 촉구하는 데에 복음가나 CCM이 효과적이다. 그런데 그런 집회는 예배가 아니다. 우리는 예배와 집회를 구분해야 한다.

물론 젊은이들의 구미에 맞추어야 한다고, 그래야 젊은이들이 모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목회자들이 예배의 본질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기독교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주어진 문화를 외면해서는 안 되겠지만,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실상 기독교의 본질을 더 잘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젊은이들의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하나님을 경배하는 일을 외면한다면, 결국 그것은 하나님을 외면하는 일이 되고 만다. 하나님을 외면하고 사람만을 생각하는 기독교는 온전한 기독교일 수 없다.

CCM의 홍수 시대에 그것에 익숙해진 젊은 목사들은 찬양의 대상이 인간이 아니고 하나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CCM으로 젊은이들에게 신앙을 심어준 다음에는 그들이 신령과 진리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예배는 인간을 설득하고 위로하는 시간이 아니다. 예배는 우리를 온전히 하나님께 바치는 시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시간,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간이다.

CCM의 홍수 시대에 예배를 위한 찬송 - 당당뉴스 (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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