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국교회 설교 강단, 순전한 복음과 교리로 새롭게

설교학

by 김경호 진실 2023. 5. 26. 09:39

본문

개혁신학포럼 제21차 정기세미나가 ‘개혁파 설교모범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11월 28일 서울 동대문구 안암제일교회(담임 김명환 목사)에서 개최됐다.

세미나에서는 공성권 목사(청교도개혁교회)가 ‘북미 개혁파 설교: 조나단 에드워즈를 중심으로’,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가 ‘한국 개혁파 설교: 그리스도 중심 설교’, 서창원 교수(개혁주의설교연구원 원장)가 ‘잉글랜드 개혁파 설교: 청교도 설교’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조나단 에드워즈, 교리 진술 설교

공성권 목사는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는 신구약 성경을 전체적으로 설교했고, 설교 횟수에 있어서도 구약과 신약의 균형을 맞췄다. 오늘날처럼 성경 특정 책을 연속 강해하지 않았지만, 성경을 충실하게 강해했다”며 “그는 많은 분량을 간략히 정리하기보다 한 본문을 깊이 있게 파고들어 의미를 추구하는 스타일이었다. 출판된 설교들을 보면, 설교 본문이 대부분 한 구절 이하였다”고 소개했다.

 

공 목사는 “약 20년 간 에드워즈는 자세하게 설교문을 작성하다, 1741년부터 완벽한 원고 쓰기를 중단하고 광범위한 요지만 준비했다. 원고에 대한 의존에서 자유하는 것이 설교의 참된 본질에 일치함을 확신하게 됐기 때문”이라며 “그는 지극히 평범하게 설교했다. 청교도들처럼 수사학을 남용하지 않고, 평범한 문체를 사용해 성경 교리와 진리를 쉽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설교 주제로는 칼빈주의 개혁파 교리와 진리들을 명료하게 전했다. 그는 청교도 전통을 따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도르트 신조 교리를 고수해 알미니안주의가 뉴잉글랜드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냈고 율법폐기론에 반박했다”며 “그의 설교 핵심은 하나님의 절대주권 사상이었고, 성경의 언약신학을 믿고 고수하고 전파했다. 개혁주의 성경관과 칼빈주의 인간론에 투철했고, 이신칭의 구원과 성경적 종말론을 따랐으며, 오순절이나 알미니안이 아닌 하나님 중심 칼빈주의 부흥론을 지향했다”고 평가했다.

공성권 목사는 “그의 설교는 한 마디로 ‘교리 진술 설교’였다. 성경 본문에 교리를 발견해 한 문장으로 뚜렷하게 진술하고, 이를 논증하는 방식으로 설교문을 세밀하게 작성한 뒤 실천적 적용 원리와 지침들까지 상세하게 기록하는 것”이라며 “이는 조직신학적 강의나 성경신학적 설교, 교회사적·변증학적 서술이나 실천적·윤리적 지침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단순 강의가 아니라 이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공 목사는 “에드워즈의 ‘교리 진술 설교’는 설교의 구조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구성·조직하는데 좋은 모범이다. 성경을 교리 체계로 이해하고 성경에서 교리를 발견하려는 관심은 아주 중요하다”며 “성경을 단순히 이야기나 역사, 설명이나 편지로만 봐서는 성령 하나님의 의도와 진의를 왜곡하기 쉽다. 그러므로 에드워즈의 교리 진술 설교를 배우고 익혀, 설교를 성경과 교리로 가득 채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나단 에드워즈 설교에서의 아쉬운 점으로는 △연속적 강해 설교의 부재 △또 다른 교리를 진술하는 듯한 원리적 적용 △강단에서 설교문을 그대로 읽는 방식으로 청중과의 교감 부족과 설교 전달방식에서의 역동성 결여 △신비주의 영성 용납으로 신앙생활 무질서 방치 △성경적 장로교회로서의 교회 정치 부족 등을 꼽았다.

끝으로 “설교의 방법이나 내용이 차고 넘쳐나지만, 정작 설교의 핵심에서 많이 벗어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조나단 에드워즈의 설교는 한국교회 강단을 성경의 순전한 복음과 교리로 새롭게 할 수 있는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며 “성경과 교리를 아는 지식에서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전락한 한국교회 강단에, 에드워즈처럼 성경을 사랑하고 열렬하게 연구하여 치밀하게 설교하는 개혁파 설교자가 강단을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또 “조나단 에드워즈의 칼빈주의적 부흥운동은 무질서한 은사주의와 신비주의, 성경을 외면하는 오순절 부흥운동 등이 만연해 깊이 뿌리내린 한국교회의 잘못된 부흥 운동을 근본 측면에서부터 수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디언 선교와 지역 영혼들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 그의 목회는 복음전도와 세계 선교의 실제적 모범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교회가 전도와 선교를 위해 적극 지원하고 실제로 설교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서창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청교도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서창원 교수는 “청교도 운동 하면 일반적으로 교회 개혁운동으로 간주하고 교회 예전과 정치 개혁을 추구한 운동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청교도들은 교회 개혁운동이 성공하려면 복음에 대한 철저한 헌신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복음 진리를 위한 영적 싸움에 적극 나섰고, 그런 의미에서 순수한 복음 설교 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창원 교수는 “청교도들은 하나같이 훌륭한 설교자가 되고자 했고 그렇게 활약했다. 그들이 남긴 수많은 설교집들은 언제나 회심으로 이끄는 복음적 주제들을 설파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그리스도의 구원하시는 은혜의 특성들을 전파하는 일이 설교의 주요 주제였다. 그에 비해 오늘날 신학교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수들이 삶에서 본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영혼 구원의 열망을 불타오르게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교회 강단에서 영혼 구원의 메시지는 사라지고 사람들의 육적 욕구 충족에 호응해 지상에서 행복과 부를 탐하도록 부추기는 도덕과 윤리, 심리학적 교훈들이 난무하는 원인이 돼 버렸다. 복음의 나팔수보다는 종교 장사치들이 되게 하는 것”이라며 “이에 반해 청교도들은 복음 제시를 위한 첫 단계로 회심하지 않은 영혼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해 무딘 양심을 자각하게 하고 죄책감을 갖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복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인간의 죄성보다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 부추기며 자존감을 세워주기 급급한 메시지로는, 그리스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없다”며 “아프지 않은데, 어떻게 의사에게 나아가겠는가? 인간이 아픈 존재임을 실감케 하지 못한 채 건강하고 평안한 존재임을 부각시키는 강단의 메시지는 그리스도가 전혀 필요 없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경건하게 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천 의지의 부족도 있지만 말씀을 통해 강력한 도전과 격려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청교도들의 설교는 실천적·경험적이었고,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실제적 부분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들에게 있어 신학이란, 이 세상에서 가장 복된 삶을 살게 하는 예술이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이렇듯 청교도들은 개인의 회심을 강조했지만, 그들의 설교는 영국 국가 전체의 삶에 큰 효과를 미치고 바다 건너 미국의 기초를 형성했다. 영국 교회 개혁은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그들이 선포한 말씀의 효력들은 곳곳에서 나타났다”며 “우리는 지식과 학문의 힘을 지나치게 맹신하지만, 청교도들은 성령이 충만하여 하나님 말씀을 전했기에 능력이 있었다, 그러므로 심령이 메마르지 않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스도 중심 설교=삼위일체 하나님 중심 설교

이어 이경섭 목사는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란 단순히 설교학적 차원이 아닌 삼위일체 하나님을 설교하느냐, 나아가 삼위일체 하나님이 현현하시느냐의 중차대한 문제”라며 “성자 그리스도가 현현하시는 곳에 성부 하나님이 현현하시고, 성자와 성부가 현현하시는 곳에 이들로부터 나오시는 성령의 현현으로 명실공히 삼위 하나님이 현현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나타나시는 곳에 구원의 사건이 일어난다. 예수 믿어 구원 얻는다는 말은 사실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어 구원을 얻는다는 말과 같다”며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그리스도 고백을 듣고 ‘천국 열쇠’를 주신 것은, 삼위일체 신앙으로 구원을 얻고, 그 위에 교회를 건설하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택자에게 한정되는 하나님의 구원 경륜을 아는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를 통해 모든 사람을 구원하겠다는 만용을 부리지 않고, 오직 겸손하게 성령에 의존해 복음만을 전하게 된다”며 “이렇게 될 때 구원 택정된 자들이 그 삼위일체 복음을 듣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며, 그리스도의 영광스럽고 아름다운 교회가 세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토론 모습. 왼쪽부터 최더함 목사, 정대운 목사, 서문강 목사, 서창원 교수. ⓒ이대웅 기자

정대운 목사 “목회자 설교 통해, 거듭남의 역사”
서문강 목사 “기도하면서 말씀 붙들고 씨름해야”
최더함 목사 “성경 모든 것 계시, 성경 전제주의”

강의 후에는 책임전문위원 최더함 목사(바로선개혁교회)를 좌장으로 서문강 목사(중심교회 원로), 서창원 목사, 정대운 목사(삼송제일교회)가 토론에 나섰다. 토론자들은 한국교회 강단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정대운 목사는 “청교도들은 목사를 영혼의 의사라고 했다. 거듭남은 하나님께 달려 있지만, 우리 문제는 너무 하나님께만 맡겨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생명은 하나님께 달려 있지만, 의사가 수술을 해야 그 생명이 살아나는 것 아닌가. 목회자의 설교를 통해 거듭남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 느껴지고 보여져야 한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목회자들이 이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면 강연자에 불과하고, 복음주의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사회자가 되는 것”이라며 “목회자들이 영혼을 살리는 일보다 이미 거듭난 자들의 모임에서 강연하거나 웃기는 정도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 사회나 교회 성도들이 목회자들에게 함부로 하는 것은, 그들이 보기엔 영혼의 의사가 아닌 강사에 불과하기 때문 아닐까”라며 “목회자들이 설움과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도, 의사가 아니라고 선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저는 ‘목회자는 영혼의 의사’라고 자주 이야기하고, 교회 성도들도 그에 걸맞게 목회자들을 대우한다”고 소개했다.

서문강 목사는 “설교자가 설교를 준비하기까지 기도하면서 말씀을 붙들고 씨름하는 것이 묵상의 과정이다. 그런 묵상은 설교에 생생함을 줄 수 있다”며 “다만 그런 묵상이 가질 수 있는 어렵고 무서운 함정을 피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메시지를 붙잡고자 해야, 성경 본문이 말하려는 의도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문 목사는 “본문에 대한 굉장히 심도 있는 생각, 본문이 말하려는 바를 알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다는 것은 설교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장점”이라며 “정도와 한계를 벗어나면 성도들에게 괜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성경이 말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일으켜, 성령께서 본문을 통해 말씀하시려는 교리에 대한 관심에서 성도들의 시선을 옮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창원 교수는 “목사가 사람들에게 교훈적·도덕적·윤리적·심리적 부분에서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사들이 스스로 엔터테이너가 되는 것만큼 비참한 게 없다”며 “엔터테이너를 자처하는 목회자들은 영혼을 치료하는 치료제를 공급하는 게 아니라, 잠시 고통을 잊게 하는 마약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필리핀, 케냐와 우간다 등 선교지를 다니며 개혁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서 교수는 “제 생애 그렇게 열광적 환영을 받아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선교지에서는 개혁주의 신학에 목말라 하고 있다”며 “주로 성경신학을 강의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할 정도로 계속 강의를 요청하더라”고 전했다.

최더함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을 학문적 위치로 끌어올리신 분이 코넬리우스 반틸(Cornelius Van Til)은 칼빈의 <기독교 강요>에 나타난 정신을 한 마디로 압축해 ‘성경 전제주의’를 만들었다”며 “우리가 생각해야 할 범주는 ‘하나님 계시’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성경에 모든 것이 계시돼 있다고 믿는 것이 성경 전제주의”라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설교 강단, 순전한 복음과 교리로 새롭게” : 목회/신학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christiantoday.co.kr)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