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1등이 좋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OECD 38개 국가 중 자살률 1위, 한국, 하루 36명이 매일 죽는다는 통계가 나와 충격이다. YTN 라디오가 4월 5일 (금) 미국 예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나종호 교수와 나눈 대담에서 지난 1월 잠정 집계된 자살 사망자는 1,306명.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3% 급증했다고 밝혔다.
영국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평가한 지난해 ‘경제 성적표’에서 한국은 OECD 국가 중 그리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하였다. 경제적으로 못사는 나라가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자꾸 늘어나고 있다. 도대체 원인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 경제 성적에서 2위를 한 대한민국이지만 밝음, 그 뒤에 짙은 어두움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는 이런 말들을 한다. “돈은 노인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사실이다.
OECD에 가입한 평균 노인빈곤율이 14.2%인데 비하여 한국은 무려 40.4%에 달한다고 하니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다. 우리나라 노인 소득률이 OECD 국가 중 뒤에서 2등이라니 거의 꼴찌라는 셈이다.
어두운 면은 또 있다. 청년 실업률이 OECD 회원국 평균 6.8%보다 높은 7.8%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놀고먹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거의 아르바이트 수준이지만 일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평생직장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이다.
그러니 자살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젊은 세대부터 노인층까지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젊은이는 살아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노인들은 그야말로 빈곤으로 인하여 자살을 택한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청년의 자살은 반항적 호소의 경향이 강하고 노인의 자살은 도피적 성향이 강하다.’
자살률이 왜 이렇게 높은 것일까? 이는 복잡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고도로 경쟁적이고 성취 중심적인 문화가 있다. 어릴 때부터 1등이라는 압박감으로 자란다. 1등 아니면 도태되는 것처럼 1등을 고집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고도의 경제적, 학업적, 사회적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우울증과 스트레스 증가와 연결될 수 있기에 이를 견디지 못하면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다.
과학이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그 과학이 자살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편을 만들어 준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이다. 미국에서는 총기 자살이 1위이고 일본은 목매달기가 1위라고 한다. 한국은 어떤가? 죽음의 고통을 덜하기 위해 고층에서 뛰어내리기, 가스 질식사 등 방법이 다양하다.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방안으로 노력하고 있다. 자살 방지를 위해서는 예방 대책, 긴급대책, 사후 대책이 균형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생명의 전화에서는 마음의 유대 요법을 사용하여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긴급 대응에서는 위기 개입, 관계 형성, 다음 회기 약속, 전화 면접, 약물요법, 가족치료, 지원망의 형성, 전화, 면접, 방문의 병행 등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수많은 방안을 수행한다고 한다.
또 사후의 근본 대응으로는 사회복귀, 적응 촉진, 성격 수정, 치료 후 몸조리가 뒤따라 행해진다. 또한 자살 방지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은 죽고 싶은 욕망과 살고 싶은 욕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 최후의 순간까지 구원을 바라는 절규를 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상당한 정도의 자살 방지가 가능하기에 사인을 감지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은 불안에 떨게 아니라 마음의 유대 요법의 관점을 짚어 가면서 대처하고 전문가와의 만남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정부의 손에만 맡겨놓고 우리는 오직 복음만 외치면 된다는 것인가? 주님은 교회를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 하였다. 교회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3월 기독교학술원에서 개최한 제36회 월례발표회에서 “자살, 성경적 해석과 그에 의한 예방 발표 필요”라는 주제로 발표회를 열었다. 여기서 전형준 교수(백석대)는 자살에 대한 성서적, 기독교 역사적, 목회 신학적 이해를 분석하고, 실질적인 목회 상담적 대책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최근 부쩍 늘어난 자살자 중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꼬집으며, 자살에 대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들 대부분이 우울증으로 자살한다면서 목회 상담적 대책으로 「자살에 대한 올바른 성경적 해석과 예방 교육, 기독교대학과 신학대학교에서 실천신학과 목회 상담 교육 강화, 자살 예방교육과 함께 자살한 유가족을 위한 목회 배려와 상담 필요, 교회가 말씀과 기도, 찬양을 통한 회복 사역에 관심을 가지도록, 심방을 대화와 목회 상담의 기회로 선용, 기독교인의 정신건강과 영적 건강을 진단하고 내세 신앙을 강조하여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도록, 내담자와의 대화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게 하고 절망의 상황을 극복하고 희망을 주고, 성경을 목회 상담의 도구로 사용하여 마음을 새롭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에게 소망을 가지게 하여 변화된 인생을 살도록 도와야 한다. 등을 제안하면서 교회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기독교가 이론적 분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이제는 뭔가 행동을 취하여야 할 때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행동에 옮길 때이다. 교회도 노령화가 많이 진행되었다. 지난 어린이 주일에 설교자가 어린이를 어떻게 신앙으로 양육할 것인가를 설교했는데 그 설교를 듣고 있는 교인의 90%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였다.
이런 현실을 돌아보면서 노인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돌보며 그들의 생활까지 교회가 신경 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노인들을 살펴보는 관찰자 역할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도움의 손길이 가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문제해결에 교회가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지방정부나 국가 기관으로 연결해 주는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세워진 교회가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천헌옥 목사
출처 : 코람데오닷컴(http://www.kscoramd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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