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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교회는 새로운 언어 배워야 한다

목회

by 김경호 진실 2025. 8. 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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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본질을 지키며 시대적 도구를 선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 챗GPT의 등장을 기점으로 불과 몇 해 사이, AI는 삶의 습관과 언어, 교육과 소통의 방식을 뒤흔들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AI 시대에 교회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새롭게 해야 하는가.

신학적 토대 위에서 보면 기술은 중립적 산물이 아니다. 기술은 하나님이 세상에 베푸신 일반은총의 일부다. ( 약 1:17) 동시에 인간의 죄성 때문에 얼마든지 우상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와 성도는 창세기의 문화 명령에 따라 기술을 ‘다스리는’ 청지기직을 져야 한다. (창 1:28) 일반은총을 복음의 질서 안으로 이끌어 선용하도록 분별하고 감독하는 것이 목회자의 소명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고(창 1:27), 신학적 판단과 영적 적용은 언제나 인간 목회자의 책임으로 남는다.

현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설교 준비 과정에서 본문 개요를 정리하고 주제어를 탐색하며 참고자료를 체계화하는데 AI를 보조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주보 문안, 회의록 정리, 일정 안내 등 반복 업무를 덜어내면 목회자가 영혼을 돌보는 일과 말씀을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다음세대 교육에서도 성경 퀴즈, 창의적 글쓰기, 성경 질문 응답 시스템 등으로 주일학교 학생들의 학습 참여를 높일 수 있고, 목회 돌봄 영역에서는 감사일지나 중보기도문 초안을 돕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교회 활동 여러 곳에서 보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결과물은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일 뿐이며, 최종적 신학 검토와 영적 해석, 목회적 결정은 반드시 사람의 몫이다.

AI 시대에 교회는 AI를 단순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성도들은 이미 일상에서 AI를 접하고 있다. 그러나 AI 사용에 대한 윤리와 신앙의 기준은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교회는 먼저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고, 작은 실습을 통해 실제 사역과 접점을 만들어 보며, 말씀과 교리 위에서 사용 기준과 금지선을 세워야 한다. ( 요일 4:1, 롬 12:2) 막연한 두려움이나 동경으로 기술을 배척하거나 숭배하지 않고, 일반은총을 복음의 통치 아래 두는 질서를 마련하는 일, 이것이 교회의 몫이다.

핵심은 변하지 않는 복음과 변화 가능한 전달 방식을 구분하는 데 있다. 바울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고전 9:19)고 고백했다. 오늘의 우리는 일반은총인 기술을 섬김의 도구로 복종시켜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술이 사람을 지배하는 권력이 아니라 이웃을 섬기는 그릇이 되도록, 교회가 책임 있게 길을 제시해야 한다.

시대를 분별하는 일 역시 목회자의 책무다. “잇사갈 자손 중에서 시세를 알고 이스라엘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우두머리 200명이 있으니”(대상 12:32) 오늘의 목회자는 AI라는 새로운 시세를 분별하고, 그 기술이 교회와 성도의 삶에 갖는 의미를 물으며, 일반은총을 복음 질서로 이끄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AI 시대, 교회는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시대를 읽고 복음을 전하는 새로운 문해력이다. 두려움이 아니라 분별로, 맹목이 아니라 청지기 정신으로 응답할 때, 기술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결국 문제는 기술보다 마음이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배우고, 누구를 위해 사용하며, 누구 앞에서 결정하는가의 문제다. 그러므로 필자는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와, 일반은총을 복음 안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를” 그리고 우리가 모두, 복음 앞에 무릎 꿇듯, 이 시대의 기술 앞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묻고 따르기를 바란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 12:13)

 
최종철 목사(153예인교회, 한국AI교육협회 사무총장)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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