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제75회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최성은 총회장) 총회가 열린 고려신학대학원 앞에 LED 광고 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 누군가 선거 유세를 하려는 줄 알았지만, 전광판에는 뜻밖에도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가 등장했다. 곧이어 손 목사의 문제적 설교,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가 반복 재생되기 시작했다.
중학생 시절 교회 개혁 단체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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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느낀 그는 한 행사를 기획했다. 대구·경북 지역 교회 중등부 회장들에게 "한국교회에 문제가 있다. 성경과 순수한 신앙으로 바로잡자"는 공문을 보내 대회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약 300명이 뜻에 공감해 모였고, 대구경북기독교연합회를 조직했다. 회장직을 맡은 김승무 대표는 1년간 대구 곳곳을 돌며 순회 예배를 열고 교회 개혁을 외쳤다. 하지만 패기 있는 도전은 목회자의 방해로 오래가지 못했다. 노회 교육부장이 젊은 교역자들에게 '동참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활동이 가로막혔다. 결국 대구경북기독교연합회 활동은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입대 전에는 학과 친구들과 교회가 좋아하는 모습만 보였어요. 그래서 신앙이 바르고 인격이 좋은 사람으로 통했어요. 어떻게 보면 사기를 친 거죠. 군대에서도 말씀처럼 살려면 내가 힘들 때 희생해야 하는데, 끝까지 나서지 않았어요. 교회 다니는 척하면서 소금으로 살지 않는 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거죠. 교회 개혁이나 사회운동을 삶으로 실천하지 않고 머리와 입술로만 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바리새인처럼요. 군 생활을 하면서 신앙이 뒤집어졌고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한국 사회에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자가 누구인지 관심을 기울이게 됐죠."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인 노숙자들을 돕는 일에 나섰다. 2000년에는 한 노숙자 쉼터 소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쉼터를 운영하던 목회자의 재정 전횡으로 갈등을 겪었다. 결국 그는 독자적인 활동을 결심했고, 2002년 동료들과 함께 인권실천시민행동을 창립했다.
'인권 운동=빨갱이'라는 시선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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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으로 보수적인 예장고신 교인이면서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는 인권 운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교회 안에서 '빨갱이'로 통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저주 섞인 말로 비난하는 교인을 만나기도 했다.
"주위 반응은 (비판적이었지만) 저는 갈등이 없었어요. 야고보서 1장 27절에 하나님 앞에서의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일이라고 하잖아요. 개혁주의란 결국 말씀으로 돌아가 성경대로 살자는 거예요. 성경이 말하는 경건은 인권 운동이에요. 그런데 한국교회는 그런 활동을 빨갱이 취급하죠."
"손현보 목사 설교, 상식도 복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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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돌아가 약자와 함께해야 한다는 김승무 대표의 신앙은 교단 개혁을 외치는 일에도 맞닿아 있다. '고신을사랑하는성도들의모임(고사모)' 활동이 대표적이다. 2025년 김 대표는 손현보 목사가 동성혼 법제화 반대를 명분으로 10·27 연합 예배를 준비하자,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예장고신 소속 교인·단체들에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막는 활동을 하자며 연대를 제안했다. 하지만 논의는 무산됐다. 당시에는 "아직 무리다.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설교와 복음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에요. 그런데 누군가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근본적으로 설교가 아닌 거죠. 손현보 목사는 복음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설교를 하고 있어요. 하나님과 복음이 없는 설교는 결국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가치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서운 행위예요. 그래서 극우적인 형태로 흘러가는 거죠. (손 목사의 설교에는) 상식도, 성경도 없어요. 참 안타까워요."
"저는 (설교에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고 봐요. 그런데 편향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게 문제죠. 손현보 목사는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았어요. 그런데도 자신이 순교자나 선지자인 것처럼 말하고 있어요. 구약의 선지자들은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웠어요. 하지만 손현보 목사나 고신 교단은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거의 없고 오히려 늘 권력에 빌붙어 왔어요. 그게 무슨 선지자입니까."
"저는 예장고신 교단과 한국교회가 녹아 없어지면서 부패를 막고 맛을 내는 소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라지는 소금의 역할은 아무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다들 폼나는 빛이 되려고 하죠. 하지만 복음의 출발은 성육신이잖아요. 신은 인간이 되고 타인을 위해 낮아졌어요. 소금 같은 역할이에요. 이런 생각으로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교단이든 한국교회든 희망이 없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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