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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종교_딤전 5:9b-10

조병수박사

by 김경호 진실 2014. 8. 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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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수의 목회편지(91)_딤전 5:9b-10

제대로 된 종교

조병수 교수_합신 신약신학


비록 신학자들이 명명한 것이긴 하지만, 초대교회에는 철두철미하게 신자들
의 도덕을 유지하기 위하여 미덕목록과 악덕목록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런 목
록들은 어느 누가 앞장 서서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
이 초대교회에는 신자라면 최소한 이런 윤리적인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
각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품위 유지 목록 만들어

이것은 초대교회가 신앙만큼이나 도덕에도 목숨을 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 분명하게 말하자면 초대교회에는 신앙과 윤리가 분리되지 않았고, 믿음
과 삶이 구분되지 않았다. 신앙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윤리이고 삶을 강조하
는 것 자체가 믿음이었다. 초대교회는 믿음과 삶을 쪼개려 하는 것은 몸과 영
혼을 쪼개려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였다.
몇 가지만 간단히 예를 들면 미덕목록은 로마서 12:9-18과 에베소서 5:9에
서, 악덕목록은 로마서 1:29
-31과 에베소서 4:31; 5:3-5에서 살펴볼 수 있
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악덕목록(갈 5:19-21)과 미덕목록(갈 5:22-
23)을 나란히 배열함으로써 그 대조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목회서신에도 미
덕목록(딤전 3:1-13)과 악덕목록(딤전 1:9-10)이 나온다. 미덕목록에 나오는
단골 메뉴는 사랑, 인내, 충성, 화평 같은 것들이며, 악덕목록에서 자주 등장
하는 것은 음행, 사기, 다툼, 교만 같은 것들이다.

이제 사도 바울은 명부에 올릴 여신자들을 언급하면서 선한 행실의 증거를
조건으로 삼았다. 사도 바울이 생각한 여신자의 선한 행실이란 좋은 아내, 자
녀 양육, 나그네 대접, 성도들의 발을 씻기는 것, 환난 당한 자들을 구제하
는 것, 그 외에 모든 선한 일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사실상 앞에서 감독과 집사에게 요구되었던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
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남자의 특성과 여자의 특성이 고려되고 있다는 것뿐
이다. 초대교회에 의하면 미덕은 지도자들에게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에게도
요구되는 것이다. 지도자는 도덕적인데 일반 신자는 비도덕적이라든가, 일반
신자는 도덕적인데 지도자는 비도덕적이라
는 것은 초대교회가 생각조차 해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초대교회는 신앙과 관련해서는 핍박을 받았지만 윤리와 관련해서는 칭찬을
받았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윤리가 열등하다는 이유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다. 신앙 때문에는 공격을 받을 수 있어도 윤리 때문에는 공격을 받아서 안된
다. 하나님을 믿는 것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은 얼마든지 좋다. 그러나 세상
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윤리적인 삶 때문에 공격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초대교회가 공유하고 있던 일종의 공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오직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
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벧전 2:20). 이것은 신앙 때문
이 아니라 윤리 때문에 공격을 받는 우리의 모습은, 또는 윤리가 망가짐으로
써 신앙까지도 별 볼 일 없는 것으로 공격을 받는 우리의 모습은 초대교회와
비교해 볼 때 얼마나 다른가?
초대교회는 이렇게 미덕목록을 제시함으로써 처음부터 제대로 된 종교로 모
습을 나타내
고 싶었던 것이다. 어쩌다가 생긴 하류종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크
신 은혜를 받아 심지어 윤리와 도덕까지 고차원적으로 변화된 제대로 된 상류
종교로 나타나는 것이 초대교회가 바란 이상이었다(골 3:10). 제대로 된 종
교! 우리 시대의 기독교를 향해서도 어렵지 않게 이런 말을 쓸 수 있을까? 소
문대로 하면 온갖 악덕이 보란듯이 활개를 치고 있는 우리 시대의 기독교를
향해서 말이다.

윤리적 지탄 수치스러워

이제 제대로 된 종교이고 싶었던 초대교회로부터 두 개의 천년을 격하고 있
는 우리도 제대로 된 종교가 되기 위하여 나름대로 미덕목록과 악덕목록을 작
성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니, 그럴 필요 없이 괜한 시간을 버
리지 말고 초대교회가 작성해놓은 윤리목록을 철두철미하게 받아들이면 모든
일이 간단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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