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의 목회편지(108)딤전 6:3-5
바른 교훈을 따르지 아니하면
조병수 교수_합신 신약신학
나무벽돌 쌓기 놀이는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을 발동시킨
다. 바닥 위에 여섯 켜, 일곱 켜를 쌓을 때까지는 그래도 자신만만하게 나무
벽돌을 올려놓지만, 열 켜 이상만 쌓아도 다음 나무벽돌을 올려놓을 때는 손
에 힘을 빼고 가만히, 함박눈송이가 살포시 땅에 닿듯이 하지 않으면 큰일난
다.
하지만 쌓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나무벽돌을 다 쌓은 후에 가운데서 하나
씩 빼내는 게임을 하는 시간이 되어, 상대방이 고약한 자리에서 나무벽돌을
빼내 아슬아슬한 상황을 만들어내면, 꼬집어 주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는 생
각을 하면서 호흡마저 정지하고 나무벽돌 하나를 꺼내보지만 공든 탑은 속절
없이 무너지고 만다.
이처럼 나무벽돌을 하나 잘못 빼면 열 층, 스무 층으로 쌓은 탑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듯이, 산간마을 창문에 쳐둔 방충망이 찢어지면 온갖 벌
레
와 나방이 삽시간에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며, 원두커피 기계의 필터가
찢어지면 찌꺼기로 머물러 있던 가루 녹은 잔재물이 커피 물과 뒤섞여버린
다. 이런 현상은 마음에도 마찬가지로 일어난다.
긴장감 일으키는 나무벽돌 쌓기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걷어버리면 시기하고 원망하고 배척하는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침노한다. 청결하고 정숙한 마음이 상실되는 순간 곧바로 방
탕, 패륜, 음란이 엄습한다. 칭찬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자마자 욕
설, 저주, 악담을 일삼게 된다. 건전한 것 하나를 따르지 않는 것은 불결한
것 열을 따르는 것이 되고 만다.
사도 바울은 이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건전한 말씀이다. 그 말씀 안에 머물면 영혼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우리의 영혼은 치료받고 양육되며 강해진다. 그런데 예
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영혼을 건강하게 만들 뿐 아니라 생활에도 건강함을
가져다준다. 왜냐하면 그 말씀은 경건을 일으키는 교훈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를 때 우리는 경건한 삶을 생산하고 유지하며 발
전시킬 수 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가리켜 건전
한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사람들이 건전한 말씀이자 경건을 일으키는 교훈인 예
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지 않고 다른 교훈을 따르는 순간 엄청나게 악한
결과가 수없이 벌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가지 건전함을 따르지 않는 것
은 열 가지 불결함을 따르는 것이 된다는 말이다.
경건 잃으면 모든 것 무너져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교만하여 아무 것도 알지 못하
고 변론과 언쟁이라는 병을 앓는 자가 된다. 주님의 말씀에 일치하지 않는
것은 교만과 무지와 논쟁을 일으키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이것은 주
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나쁜 현상을 만들어내는지 잘 보여주
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악한 결과는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만과 무지와 논쟁은 고
작해야 1회전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도 바울은 교만과 무지와 논쟁으
로부터 또 다시 투기와 분쟁과 비방과 악한 생각과 다툼이 나온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
씀을 따르지 않는 결과의 2회
전이라고 부를 수 있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표현처럼 주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결과가 더욱더 심각해진다.
사도 바울은 특히 마지막에 언급한 다툼에 관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다툼은
마음이 부패한 사람들, 진리를 잃어버린 사람들, 그리고 경건을 이익의 방도
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사도 바울은 다툼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그 마음이 부패하고, 진리를 상실하고, 경건을 이익의 방
도로 간주하는 왜곡을 야기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것은 예수 그리
스도의 말씀을 따르지 않을 때 일어나는 악한 결과의 3회전이다.
나무벽돌 쌓기 놀이에도 영적 교훈이 들어있다. 마치 나무벽돌을 하나 잘못
빼낼 때 공든탑이 산산조각으로 무너지듯이, 경건을 일으키는 예수 그리스도
의 건전한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것은 영혼을 순식간에 깡그리 망가뜨리는 두
려운 일에 봉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