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이 즐겁게 뛰며 또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보다보면 아이들도 자신의 것을 매우 챙기는 이기심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누가 가르쳤는지 몰라도 어린아이들도 매우 이기적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빼앗기고 나면 울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와서 떼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강력한 소유의식이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누군가 빼앗거나 말없이 가져가면 발을 동동거리거나 아니면 힘이 있으면 때려서라도 자신의 것을 도로 찾아오곤 합니다. 심지어 형제들끼리 자매들끼리라도 자기 것에 침범하거나 말없이 가져가면 영락없이 부모에게 찾아와 자기 것을 가져갔다고 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합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것에 대한 강한 욕구를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든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자기 방을 허락해주면 동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자신의 방을 꾸미고 싶어 합니다. 자신의 것들을 진열하고 싶고, 걸고 싶은 물건들을 여기저기 흩어놓기도 합니다. 아니면 걸어두거나 정리를 가지런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양하겠지만 . . . 집안에 있는 다락방이나 나무에 만들어진 오두막이라도 자신의 공간에서 편안함과 평화를 만끽합니다. 자신의 공간에 누워있으면 그저 기분이 좋아 이리 눕고 저리 누우면서 침대에서 뒹굴곤 합니다. 혼자 빙그레 웃기도 합니다. 히히거리며 . . . 자신이 끌 수 있는 전등, 자신이 꾸밀 수 있는 공간이 정말 좋습니다. 처음 자신의 방에서 맞이하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상쾌한 기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절로 공부가 되고 저절로 흥겨운 날들입니다.
생일이나 명절을 당해 용돈을 주면 자녀들은 자신이 평소에 갖고 싶었거나 사고 싶었던 것을 구입합니다. 부모들이 볼 때는 아무 가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당사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고 가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선택하여 구입하는 것이기에 후회함이 없습니다. 비록 비싸게 구입하거나 금새 고장 나는 것이라 하더라도 좋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들을 구입하는 분들을 보면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책에 자신의 이름을 쓰곤 합니다. 구입한 일자와 장소까지도 말입니다. 학교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자리가 있습니다. 수업에 늘 앉는 자리에 학생들은 앉곤 합니다. 그것이 그분에게 편안하고 부담도 없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앉는 자리에 앉곤 합니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 분들 가운데서 편안함을 갖습니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분들 가운데서 왠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어디를 가든 자신과 친분이 있는 분들이 있으면 미소를 띠게 되지만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얼굴 역시 굳어집니다.
교회생활에서나 사회생활에서 자신에게 책임이 주어지면 누구든 열심히 노력합니다. 직분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려고 노력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새로 가입한 일원을 새로운 교회에 적응시키기 위해 직분을 임명하곤 합니다. 그 직분 때문이라도 그 일원은 열심히 교회에 출석합니다. 이런 면이 신학적으로 옳으냐? 그르냐?를 저는 여기서 운운하고 싶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면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직분을 통해 여러 곤란한 일을 직면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교회를 봉사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의 것에 매우 애착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들에게 청지기 직분을 주셨습니다. 그 직분을 통해 주님을 사랑하게 되고 교회를 봉사하도록 하셨습니다. 무엇인가를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만족을 얻을 수 있고 기쁨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릇된 것이라기보다 긍정적으로 동기도 유발시키는 면에서 좋다고 봅니다. 신앙생활에서 이기적 소유의식은 긍적적인 의미가 더 많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