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하나님께 대한 부담’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했었다. 하나님께 대하여 부담을 느낀다는 말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 스스로 가난함을 느낀 사람들 가운데 일어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너무 큰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고, 너무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자들은 언제나 하나님께 대한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사랑이 삶에서 부담으로 드러나게 된다. 바울이 복음에 빚진 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린도전서15:10)’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 특히 자신의 삶을‘내가 한 것이 아니요’라고 규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함으로 얻어지는 ‘하나님께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세 역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수기12:3)’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세가 ‘하나님께 대한 부담’으로 인해 언제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대한 부담이 있는 사람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마태복음6:33)’는 사람이 된다. 삶의 중심이 하나님께로 옮겨 갊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원할 뿐 아니라 무엇이든지‘내가 한 것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가 된다. 이렇게 우리가 하나님께 대한 부담을 가질 때 ‘예수하는(Doing Jesus!) 우리들’이 된다.
2. 우리는 마태복음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아주 명확하게 예수님을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태복음3:17)’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예수님은 우리의 왕이시고, 임마누엘하시는 하나님의 실존이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마귀의 시험을 당하신다. 마태복음 4장에 나오는 마귀의 시험은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태복음3:17)’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도전에서부터 시작된다. 연거푸 나오는 ‘만일’이라는 말은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한 마귀의 공격이었고, 예수님은 이 공격을 물리치신다.
마귀는 시험은‘가치’의 문제다. 굶주림과 먹을 수 있음에 대한 가치를 어디에다 두는가가 처음 공격이었다. 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굶주림을 감당하시었는지에 대한 물음 없이 ‘배고프지? 그럼 먹자’는 식의 단순무식한 마귀의 공격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태복음4:4)’라는 말씀으로 물리치신다. 생존의 이유와 생존의 가치가 무엇을 먹는가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는 말이다. 이런 예수님의 말씀은 니이체처럼 ‘맹목적인 삶의 의지’를 가진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명제이기도 하다. 오직 살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 마귀의 공격에 쉽게 몰락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삶 그 자체가 가지는 가치는 아주 귀중한 것이지만, 그 삶을 정말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마귀는 ‘나’를 놓고 공격한다. 나의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보라는 것이다. 높은 데서 뛰어내린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일이다. 더욱이 마귀는 성경의 말씀을 인용하기 까지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의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가치를 말한다.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 가치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내려오라는 사람들을 향해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었고, 자신을 죽이려는 유대인들을 향해 스테반집사는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이르되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사도행전7:59-60)’라고 말하면서 순교할 수 있었다. ‘나’의 가치와‘하나님’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순교가 나온다는 말이다.
마귀는 삶의 순탄함을 말한다. 예수님의 갈 길을 알고 있었을 사탄은 어렵고 힘든 길이 아닌 쉽고 편한 길을 가라고 말한다. 좋은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마태복음4:10)’는 말로 사탄을 물리친다. 참된 나라는 하나님의 나라이고, 온 세상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3. 우리는 예수님의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우리에게는 어떤 형태의 시험이 찾아오겠는가? 그리고 그 시험을 예수님처럼 말씀으로 이기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시험을 잘 분석해보면 마귀는 예수님과 ‘가치’의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있음을 본다. 무엇이 참된 가치인가? 무엇을 따라가는 것이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삶인가?
예수님은 공생애를 사시면서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삶을 사셨다. 하나님 나라가 드러남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을 괴롭히던 병은 고쳐질 수 밖에 없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공격하던 사탄의 무리들은 물러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예수님의 삶은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삶이고, 그 나라의 가치를 온 땅에 전하시는 삶이었다는 말이다.
4.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가 스스로를 ‘예수하는(Doing Jesus!) 우리들’이 되기를 원한다는 말은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처럼 먹는 것에 혹은 스스로에게 또는 삶의 방식에서 자기 자신에게 매몰되는 삶이 아니라 나의 삶의 가치가 바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있다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