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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인가? 교회개혁인가?

정성구박사

by 김경호 진실 2016. 4. 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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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인가? 교회개혁인가?정성구 박사(총신대 명예교수·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이고 ‘교회 개혁’을 시작한지 496주년이 되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종교개혁이라고 불렀다. 이 명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교회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교회나 신학계에 통용되는 말이 되어 왔다.

 

 

그런데 필자는 금년이 종교개혁 496주년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교회개혁 496주년’으로 썼으면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16세기까지 유럽에서 종교는 로마 가톨릭 밖에 없었다. 유일한 종교가 로마 카톨릭 교회인 사회 속에서, 종교개혁이란 말이 곧 교회개혁이란 말과 동의어였다. 그러나 21세기에 사는 한국교회에서 종교개혁이란 용어는 그리 적절치 않다는 느낌이 든다. 중세 유럽과 달리 대한민국을 비롯해 현재 세계 모든 국가는 다종교 사회이다. 세계 곳곳에서 종교로 인한 갈등도 목도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즐겨 쓰던 종교개혁이란 말은 그 본래의 뜻이 오래전에 바랬다. ‘종교개혁’이 고유명사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종교개혁이란 말은 기독교회를 모든 종교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위험성이 있다.

 

둘째로, 영어로 Reformation은 본래의 형태로 ‘다시 회복한다’는 뜻이다. 즉 말씀과 성령으로 교회의 본질을 다시 회복한다는 뜻이고, 성경적 사도적 교회로 다시 회복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유명한 칼빈신학자 존 헷셀링크(John. I. Hesselink)박사는 Reformation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다시 본래의 형태로 되돌아가는 것”(Reformed according to the Word of God)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종교개혁이란 말 보다 교회개혁이란 말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셋째로, 개혁자 칼빈에 대한 문헌을 봐도 교회개혁이 보다 정확한 말이다. 문헌을 보면 “칼빈은 교회의 개혁자”(IEAN CALVIN, Reformateur de L`Eglise)라고 기록돼 있다. 칼빈은 ‘제네바 교회의 목회자’, ‘목사’, ‘신학박사’, ‘제네바의 신학자’, ‘교회의 박사’ 등 다양한 명칭으로 일컬어졌다. 그 중에서도 “교회의 개혁자 칼빈”이란 명칭이 돋보이고 있다.

 

칼빈의 개혁은 종교를 새롭게 변화시킨 것이라기보다 교회의 개혁이었다. 16세기까지 성경에서 멀어지고 비성경적 교리와 온갖 거짓된 것들로 교권을 지키려던 로마 가톨릭 교회가 거짓된 줄 알고 교회를 교회되게, 말씀을 말씀되게, 은혜를 은혜 되게 하기 위하여 교회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그러므로 루터와 칼빈의 개혁운동을 종교개혁이라고 하기보다 교회개혁으로 부르는 것이 더 옳다고 본다.

 

넷째, 한국교회의 신학용어들은 일본 신학자들이 사용한 것을 그대로 채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종교개혁(宗敎改革) 역시 일본식 용어이다. 과거 식민지 통치시절 일본에서 유학한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일본용어를 거의 그대로 가감 없이 사용한 것이다. 그렇기에 일본 신학자의 용어인 종교개혁을 교회개혁으로 수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가 과거 일본식민지 시대에 일본의 사고방식으로 만든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종교개혁이란 용어와 함께 일본식 용어를 그대로 채용한 말이 ‘칼빈 선생’이다. 칼빈 목사를 일본식 표현인 칼빈 선생으로 사용한 것이 굳어진 것이다.

 

금년은 교회의 정체성을 두고 혼란에 빠져 있다. 우리는 안팎으로 도전하는 세력들, 즉 인본주의와 세속주의, 종교다원주의에 맞서면서 말씀과 성령으로 끊임없이 교회를 개혁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소명과 사명이라면, 종교개혁이란 용어보다 교회개혁 496주년을 기념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욱 타당한 줄 안다. 그러므로 교회개혁이란 말이 교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더욱 타당한 줄 알고 감히 제언하는 바이다.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82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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