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신참 한국인 선교사들이 사역하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지역으로 꼽힌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우리 민족과 동질성이 큰 데다, 고참 선교사들이 워낙 탄탄하게 터전을 일구어놓은 덕이 크다.
특히 초창기 캄보디아 선교에 뛰어든 1세대 한국인 선교사들은 신실한 현지인 사역자 양성과 다음세대 양육에 눈부신 공을 세웠고, 그 덕택에 이 땅에 새로 정착하는 선교사들이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인적·물적 환경이 넉넉히 만들어져있다는 것이다.
첫 한국인 선교사가 캄보디아에 파송된 것은 1993년의 일이다. 캄보디아에 개신교 선교가 시작된 것은 이미 90년 전의 일이지만, 인도차이나 반도의 공산화로 오랫동안 정치적·사상적 단절이 이루어지는 바람에 한국교회의 진출은 타지에 비해 늦어졌다.
그러나 예장합동 소속 강창윤 선교사의 입국을 시작으로 장로교단들을 중심으로 한국 선교사 파송이 잇따르면서 본격적인 사역들이 시작됐다. 현재 프놈펜한인선교사회에만 400개 정도의 선교사 가정이 소속되어있으며, 씨엠립에도 약 80가정의 한인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중이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선교사도 여섯 개 지부에서 101명이 사역하고 있다.
캄보디아 선교의 가장 큰 특징은 교파를 초월한 선교적 연대가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03년 ‘캄보디아에 하나의 장로교회를 세우자’는 기치 아래 예장합동을 비롯한 한국교회 주요 7개 장로교단 소속 선교사들이 캄보디아장로교공의회를 시작한 일은 중대한 사건으로 손꼽힌다.
마치 한국선교 초창기 외국인 선교사들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예양협정을 맺고, 단일한 장로교회를 조직한 것처럼 캄보디아 교회의 분열을 막자는 취지하에서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한국 선교사들간 대규모 연대가 이루어진 것이다.
공의회 조직 후 10년이 지난 2013년에는 캄보디아인 목사 6명과 장로 5명을 안수하면서 ‘캄보디아장로교독노회’를 조직하는 개가를 올린다. 2014년 말 현재 캄보디아장로교독노회에는 7개 시찰에 361개 교회가 가입해 있고, 세례교인 숫자만 4047명에다 기타 청장년 교인과 주일학교 어린이들까지 합하면 3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적지 않은 교세를 보유하고 있다.
2004년에 시작된 캄보디아장로교신학교도 독노회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끼쳤다. 첫 입학생 32명을 시작으로 수많은 현지인 사역자들을 양성하면서 캄보디아 장로교회들이 꾸준히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 것이다. 현재는 신학과 외에도 기독교교육과 종교음악과 등에서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며 캄보디아 복음화의 풍성한 자양분을 이루는 중이다.
독노회 입장에서는 신학교의 중요성을 절감하기에 건물임대 형태로 운영해 온 학교의 발전과 안정화를 위해 부지매입과 함께 2014년 12월 기공식을 갖고 교사 신축작업에 돌입했다. 충분한 강의시설과 기숙사 도서관 학생회관까지 갖춘 새 신학교 건물이 완공되면, 학생들의 교육수준을 더욱 끌어올리며 선교사역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소망이 크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난해 10월로 예정되었던 완공시점은 해를 넘기고 말았다. 모금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이루어지고, 기대했던 한국교회로부터의 후원도 부진한 탓이다. 지난 회기 독노회장을 역임한 GMS 소속 김항철 선교사(인천 부평동부교회 파송)는 이렇게 호소한다.
▲ 캄보디아의 독특한 문화가 담긴 앙코르국립박물관 전시물과 재래시장 모습. |
“오랫동안 이 땅을 지배해 온 힌두교 및 불교문화, 가난과 문맹, 높은 부패지수 등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캄보디아에 하나님나라를 건설하며 인도차이나 반도 복음화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신학교육과 지도자 양성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조속히 이 사역을 이룰 수 있도록 조국교회들이 협력해주십시오.” 후원계좌:국민은행 045501-04-089649 김재규(캄장신).
한편 캄보디아 선교사들이 지닌 또 하나의 고민은 좀처럼 캄보디아 전체 개신교 인구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선교사들 각자의 역량과 연합사역을 통해 개별적인 열매들은 나타나고 있지만 캄보디아의 복음화율은 여전히 1.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교회개척 중심, 구제 중심의 선교사역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성이 선교사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한인교회나 기독NGO와의 더욱 적극적인 연대를 추진하거나, 공동체 형성을 통해 총체적 선교활동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역시 GMS 소속으로 올해 사역 17년째를 맞은 김창훈 선교사(부산 신평로교회 파송)가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김 선교사는 긴 세월 일구어온 사역지인 프놈펜을 떠나 농촌지역인 쿤리엄으로 이주했다.
이곳에 약 10만평의 대지를 마련하고 선교센터를 건축하는 한편, 우물을 파고 모링가나 그라비올라 같은 특용작물들을 심어 농장을 건설하는 작업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수혜를 베푸는 선교방식을 탈피해 현지인들과 함께 일하는 생활공동체를 형성하자는 취지로 ‘예수마을’ 건설에 도전한 것이다.
예수마을을 통해 김 선교사는 인근 지역 1000여 명의 주민들이 같은 신앙을 공유하며, 생산과 소득을 서로 나누며 대대로 이어지는 가난을 타개해 나가기를 소원한다. 이를 위해 교회와 농장에 이어 기독학교까지 운영하는 ‘총체적 선교’를 준비한다면서 이렇게 초대한다.
“캄보디아는 할 일이 많은 땅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의 희망임을 사람들에게 반드시 보여주고 싶습니다. 더 이상 이곳 백성들이 가난의 대물림은 물론이고, 하나님을 알지 못한 채 태어나고 살다 죽어가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해주시고,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건너와 함께 사역에 동참해주십시오.”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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