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종교개혁 기념일인가?
1517년 10월 31일은 마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크 성당 정문에 95개 조항을 공표함으로써 유럽을 뒤흔든 종교개혁을 통해 가톨릭과 대비되는 개신교의 등장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교회는 10월 마지막 주를 종교개혁주간으로,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고 있다.
루터가 교권주의 속에서 극도의 타락상을 보인 중세 가톨릭 세계에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을 주창하며 기독교 본질 회복운동을 벌인 지 벌써 499년이 지났다. 그렇다면 2016년 우리가 종교개혁 기념일을 지키는 의미는 뭘까?
먼저 성경의 최초의 개혁사건은 요시야왕의 종교개혁이었다. 이 사건은 성전수리 중 발견된 모세의 율법에서 시작됐다. 이 개혁의 의미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하며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Back to the Bible)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이기적인 개교회주의는 맘몬주의와 교권주의와 형식주의에 빠져 교회 본연의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
종교개혁자들이 성경의 원리로써 말하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믿는 자들의 공동체이다. 그 공동체는 ‘섬김과 나눔의 상실, 무한정한 대형화의 추구, 교파우선주의, 지역이기주의, 물질우선주의, 교권주의’가 아닌 오직 성경으로 ‘바른 말씀의 회복’과 오직 은혜와 오직 믿음으로 구원함을 얻는 ‘본질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는 것이다.
제발 종교개혁이라는 명분만 우려먹는 의미 없는 기념행사를 되풀이 하지 말았으면 한다. 교회의 부패와 성직자의 타락을 지적하며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었던 개혁자들의 그 신앙과 용기를 뜨거운 가슴에 새겨 오늘 우리도 개혁의 역사를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종교개혁기념일은 해마다 돌아온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종교개혁 기념행사가 아니라 허물어져 가는 보편교회를 말씀의 터 위에 바르게 세우는 데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오직 성경으로, 오직 복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Coram Deo)에서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고 바른 복음으로 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중세의 무지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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