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인터뷰 열다섯 번째 인터뷰
시드니 신학대학 김진흥 목사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하여, 기념사업회인 레포500(고신)에서는 여러 가지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그 중 4월 말에 출간되는 “교리문답으로 배우는 장로교 신앙”은 주요한 사업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장년층 교리문답 교재로 기획되고 집필되었다. 이번 개혁정론 열다섯 번째 목회자 인터뷰 대상자는 이 책의 저자 김진흥 목사이다. 그의 신앙 여정과 저자가 들려주는 책 소개를 살펴보자
Q 목사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개인적인 신앙 이력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A 김진흥 목사: 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부산송도제일교회, 부산남교회, 서울제일교회(화곡동), 독립개신교회 성약교회 등에서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중학 시절에 전국 SFC 수련회 등을 통하여 신앙의 성장을 체험하였습니다. 서울대에서 서양사학을 6년간(학부 + 대학원) 공부한 뒤 군복무를 시작했습니다. 제대 이후 전문번역 사무실에서 2년간 근무한 후에야 1994년에 고려신학대학원에 입학하면서, 교회의 소명을 확인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신대원 시절 이래로 유학가기까지는 서울 잠실중앙교회에서 전도사, 강도사로 중등부, 청년부를 맡아 섬겼습니다. 신대원 시절에는 '파라도시스'(전승)라는 스터디 그룹을 조직하여 유해무 교수님의 지도 아래 조직신학 분야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였습니다.
Q 졸업하신 이후에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시절을 소개해주시겠습니까? 또 박사논문으로는 종교개혁가 '피터 마터 버미글리(Peter Martyr Vermigli, 1499-1562)'에 대해 쓰셨습니다. 루터나 칼빈과 같은 종교개혁가와 달리 국내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분이 버미글리인데 어떤 분인지 소개도 해주시면 독자들에게 유익하겠습니다.
A 김진흥 목사: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네덜란드 개혁교회 캄펜 신학교에서 1997-2004년에 교회사 전공으로 석사-박사 과정을 공부하였습니다. 프랑크 판 더 폴(Frank van der Pol) 교수께서 잘 지도해 주셔서, 두 차례에 걸쳐 학위 과정을 잘 마쳤고 또 같은 개혁 교회에 출석하면서 개혁교회의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석사학위(Drs.) 논문은 ‘칼빈의 교회사 이해에 있어서 솔라 스크립투라 원리의 역할’에 관하여 연구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박사 학위 논문으로는 ‘종교개혁자들의 교부 이용’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도교수께서 칼빈보다는 다른 개혁자를 택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주셔서, 개혁주의 신학자들 가운데 교부학으로 가장 권위 있는 분인 피터 마터 버미글리를 택하였습니다. 논문 제목은 "성경과 교부들의 증언으로써: 피터 마터 버미글리의 교부와 스콜라신학자들의 이용에 있어서 솔라 스크립투라 원리의 기능" (Scripturae et patrum testi-moniis: The Function of sola scriptura principle in Peter Martyr Vermigli's use of the Fathers and the Medievals in his two Eucharistic treastises) 입니다.
버미글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개혁파 신학자로 스트라스부르크, 옥스퍼드, 취리히 등지에서 개혁주의 신학을 가르친 분인데, 칼빈은 이 분의 성찬론 논문인 ‘Defensio’를 개혁파 성찬론의 결정판이라고까지 칭송하였습니다.
이분의 공헌은 주로 예정론과 성찬론 관련 논문들, 로마서를 비롯한 성경 주석들, 그리고 제자들이 묶은 Comm-on Places 등을 통하여 영국과 대륙의 개혁파 교회에 기억되고 있습니다. 저의 박사 학위 논문의 테마는 버미글리의 성찬론 논문들에서 교부 이용을 통하여 루터파 성찬론과 개혁파 성찬론을 비교 평가하는 것입니다.
#종교개혁가 피터 마터 버미글리
Q 버미글리가 교부 인용에서 가장 권위 있는 분이시군요. 그리고 또 칼빈이 버미글리의 성찬론을 칭송했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지금은 한국이 아니라 시드니에서 거주하며 사역하고 계십니다. 사역하고 계신 시드니 신학대학을 소개해주십시오.
A 김진흥 목사: 시드니 신학대학(Sydney Colloge of Divinity, 이하 SCD)은 호주 정부가 인정한 고등교육 학위인증기관(Higher Education Provider)로서, 현재 9개의 신학교들의 콘소시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호주 교육부와 관계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신학교들을 묶어 학위 관련 행정 업무를 통합하는 형식입니다. 호주에는 이런 신학교 컨소시움이 Australian College of Theology (ACT), Melbourne College of Divinity (MCD)와 함께 SCD가 있습니다. (MCD는 작년에 Unversity of Theology로 승격되었습니다.) SCD의 멤버 신학교들(Membership Institutes)은 각자 교단과 이사회 신학교를 갖추고 독자적으로 목회자 양성 및 신학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학위 관련 행정 및 Th.M과 박사 학위 연구는 본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신학부(Korean School of Theology)는 SCD 본부 직영으로, 시드니에 있는 한인 교회와 공동체를 섬기기 위한 목적으로 복음주의 신학에 입각하여 신학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교단 배경이나 독립된 이사회가 없는 직영 기관으로서 KST는 특정 교파의 입장을 대표하지 않으며, 현재 호주 한인 교회 중 예수교장로회(순장), 예수교장로회(통합), 그리고 호주한인개혁교회와 목회자 교육에 관하여 양해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현재 SCD, KST는 호주 교육부로부터 B.Th. / M.Div. / M.Th. 학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의 다문화정책의 LOTE (Language Other Than English) 프로그램에 근거하여 한국어로 신학교육을 실시하는데, 매년 엄격한 심사(Moderation)을 통하여 호주 문교부의 학위를 인정받는 독특한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SCD는 한국신학부(KST)를 통하여 한국의 고신대, 총신대, 장신대, 숭실대, 성결교신학교, 서울성경신학대학원 대학교(순장), ACTS 등과 교류협력양해각서(MOU)를 맺고 있습니다.
Q 호주 사역을 통해 많은 열매가 맺혀지길 바랍니다. 이번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레포500(고신)의 주요 사업인 "교리문답으로 배우는 장로교 신앙"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하신데요. 책 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또 4월 말에 저자 초청 북토크 및 세미나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십니까?
A 김진흥 목사: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하였던 '올바른 교리'에 우리 고신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이런 책을 출판할 계획을 세운 것을 아주 뜻 깊게 생각하고 감사합니다. 칼빈 선생은 교회가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복음적 교리가 바르게 선포되어야 할 것'과 '그렇게 할 수 있는 목사의 존재' 두 가지를 근본적인 요소로 지적하였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저의 책은 그런 가르침을 염두에 두고 작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성경적인 장로교 신앙을 깊이 있게, 그리고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매 과마다 성경 본문에서 교리를 이끌어 내는 귀납적인 접근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개혁신앙을 가르치는 주요 교리문답들, 곧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웨스트민스터 대/소교리문답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였습니다. 또 매 과 마지막에는 교리를 가르치고 배우는 목적인 참된 경건의 실천을 위하여 ‘기도와 묵상’을 포함하였습니다.
이번에 여러 곳에서 교리문답 교육에 관심을 가진 동역자들 및 성도들과 더불어 북토크를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그동안 제가 교리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묵상한 바, 그리고 금번에 출판한 책의 내용 등을 중심으로 함께 귀한 교제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특히 교리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역자들과는 교리의 내용뿐 아니라 '방법론'에 관해서도 서로 깊이 대화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딱딱한 음식'인 교리를 성도들이 소화할 수 있도록 잘 요리하여 제공하는 일이 목회자의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장년층 교리문답 교재로 기획된 “교리문답으로 배우는 장로교 신앙”
Q 목사님의 책이 아주 기대가 됩니다. 기회가 되어 저도 책의 내용을 먼저 살펴볼 수가 있었는데 성경본문 묵상, 교리문답 해설, 기도와 묵상이 적절하게 버무려져서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앞으로 목사님께서 연구하셔서 발표할 내용들이 더욱 기대가 되는데요. 앞으로 계획하시는 연구 분야, 저술활동들을 소개해주십시오.
A 김진흥 목사: 현재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의 의뢰를 받아, 종교개혁자 피터 마터 버미글리의 평전을 쓰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탈고하여, 개혁주의 신학에 중요한 기여를 하신 이 분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또한 작년 SCD 연례학술대회(Annual Conference, 'Regacy on Romans')에서 버미글리의 로마서 주석에 나타난 '칭의론'에 관하여 발표하였는데, 그 로마서 주석의 또 다른 주제인 '예정론'을 연구하려 합니다.
Q 목사님을 통해서 한국교회에 버미글리가 소개되고 그를 통해 개혁신앙이 더욱 굳건해지면 좋겠습니다. 이제 어느 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목사님에게 개혁신앙(개혁주의)이란 무엇입니까?
A 김진흥 목사: 저는 개혁파 종교개혁자들인 칼빈 선생과 버미글리 선생이 지적한 개혁신학의 특징에 동의합니다.
'오직 성경으로써'(sola scriptura) 원리에 대한 개혁주의 신학의 이해가 개혁신앙의 근본적인 원리입니다. 칼빈 선생은 무슨 주제이든 결국은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결론을 내리는 '귀납적 태도'를 견지하였습니다. 버미글리 선생은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라는 포용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진리를 결정하는 참되고 궁극적인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근본 원리를 일관되게 고수하였습니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오늘날 장로교회는 개혁신학의 근본 원리를 말로는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종교개혁자들이 경고한 것처럼) '낯선 이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올바른 신앙과 신학을 회복하는 500주년이 되길 바랍니다.
Q 끝으로 개혁정론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와 기도제목을 알려주시겠습니까?
A 김진흥 목사: 하나님 우편에서 말씀과 성령으로 우리를 다스리시는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은혜가 독자 여러분들께 항상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각자 처한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섬기면서도,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를 바라본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을 항상 기억하고, 교회의 개혁을 위하여 서로 기도하며 격려하는 동역자들이 되길 기원합니다.
윤웅열: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세미나에 많은 독자들께서 참여하시고, 책을 읽으셔서 장로교 신앙의 정수를 맛보길 더욱 기대합니다. 또 목사님 사역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길 바랍니다.
"교리문답으로 배우는 장로교 신앙" 세미나 안내
강사: 김진흥교수(시드니신학대학 한국신학부)
책소개: 고신레포500 준비위원회에서 김진흥 교수에게 의뢰하여 출판한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을 중심으로 한 교재입니다. (당일 참석자에 한해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일정:
- 대구북토크: 4/25(화) 오후5시30분-8시, 대구산성교회당(* 개혁정론과 공동주최)
- 서울세미나: 4/28(금) 오전10시-오후1시, 서울시민교회당
- 부산세미나: 5/1(월) 오후4시-6시30분, 부산동교회당
- 창원세미나: 5/2(화) 오전10시-오후2시, 창원새순교회당
주최: 고신레포500 준비위원장 박영호목사, 서기 안재경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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