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교제의 꽃이 꺾여 버린 기독 청년에게
정영균 목사
(경주동부교회)
봄은 빨리 지나가고 꽃은 어느새 시들어 버립니다. 우리 사랑의 꽃도 그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하지 못하고 곧 시들어 버릴 때가 있습니다. 꽃이 열매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듯 사랑의 교제도 결혼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합니다. 꽃처럼 피어난 우리의 교제는 결혼과 가족이라는 축복의 열매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종종 우리 가운데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안타깝게 꺾여 버린 꽃이 있습니다. 사랑의 꽃을 피웠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시들어 버립니다. 교제 가운데 함께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길을 걸어 온 것 같은데 열매의 상큼함은 맛보지 못했습니다. 이젠 타들어 가는 땡볕 아래 시들고 말라 버린 가로수처럼 서 있습니다. 당신의 이성 교제가 이렇게 되어 버렸습니까? 당신은 무성한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정작 바라보아야 할 열매는 망각하지는 않았습니까? 사랑의 꽃이 꺾여 버린 청춘들에게 이 짧은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사실 요즘은 놀랍도록 빠른 시대입니다. 너무 쉽게 만나고 너무 쉽게 이별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신중하지 못한 만남은 사실 쉽게 헤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독 청년들은 이런 시대일수록 이성교제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 모두를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주님과의 친밀함이 담긴 교제는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게 됩니다. 사실 주님이 허락하신 풍성한 은혜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이성 교제는 깨어질 수 있습니다.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던 교제가 우리의 연약함으로 꺾이고 밟혀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청년 여러분. 분명하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주님은 이런 상황에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교제를 지속시키실 뿐 아니라 깨어진 상황에서도 우리를 도우십니다.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면서 우리를 지키십니다.(시 121:4) 꺾이고 밟힌 순간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달려오시며 우리로 주님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헤어짐의 아픔에서 주님을 바라보면 미처 깨닫지 못했던 하나님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인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주님께 나갈 기회를 가지십시오.
헤어진 사실로 인해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지 마십시오. 주어진 상황이 어떠하던지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실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여러 이유가 당신 자신이나 사랑했던 이에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하여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십시오. ‘비난’과 ‘자기학대’가 ‘자기성찰’은 아닙니다.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돌아보고 성령님이 알려주시는 죄와 허물에 대하여는 철저하게 회개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회개하는 당신에게 무한한 사랑과 은혜로 대해 주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당신의 영혼을 새롭게 만듭니다. 헤어짐으로 인하여 아프지 않을 수 없지만 아픔에 자신을 방치하거나 괴롭히지 마십시오. 서로 상처 입고 계속 아파하는 것을 주님은 원치 않으십니다. 어떠한 아픔이라도 주님 안에서 치유될 수 있음을 믿고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마음의 자리를 내어드리세요. 주님께 내어 드릴 때 주님의 손길이 위로가 됩니다. 자책하며 괴로워하던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헤어짐으로 찾아오는 공허함을 은혜로 채우십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이성교제도 하나님의 전적인 도우심에 맡겨야 합니다. 맡기면 그분이 도우십니다(시37:3-4). 만개하지 못한 체 저버리고 꺾여 버린 교제의 상황에서 그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주님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정리해 주시면 이성과의 깨어진 관계를 위해 다음과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꽃피울 봄을 기다리십시오.
헤어짐은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다시 봄은 오고 꽃은 피게 되어 있습니다. 상처를 치료하다 보면 새 살이 돋습니다. 꽃이 꺾인 그 자리에 새로운 순은 올라옵니다. 뿐만 아니라 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 날 수 있습니다. 상처에서 치료되면 그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피할 수 있고 심지어 치료를 도울 수 있게 됩니다. 상처 입으면서 걸었던 지난날의 꽃길은 또 다른 길을 걸을 자신과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아픈 경험을 잘 극복하면 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교제할 수 있게 만듭니다.
특히 건전한 공동체 안에서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의 뜻대로 교제하려고 힘쓰고 노력하다가 헤어진 것이라면 이는 더 아름다운 교제로 나아가게 합니다. 건전하고 모범적인 교제 가운데 만난 이별은 하나님의 크신 섭리일 때가 많습니다. 더 아름다운 가정을 위해서 허락하신 성숙의 과정일 때가 많습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의 공동체라는 가지에 더욱 단단히 붙어 계십시오. 당신의 겨울은 곧 지나갑니다. 곧 봄이 오고 또 다시 아름다운 꽃으로 열매를 위해 피게 될 것입니다. 헤어짐이 끝이 아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해 주어진 아픔의 과정일 수 있습니다. 아픈 만큼 자리고 다시 피어날 수 있습니다.
떨어진 꽃잎이라면 열매를 기다리십시오.
꺾인 꽃이라 생각했는데 꽃잎이 떨어진 자리였다면 열매가 맺습니다. 교제는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일을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헤어짐과 만남이 뒤엉켜서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관계는 계속 발전하기도 하고 또 변화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성관계는 쉽게 끝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깨어진 관계가 다시 회복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헤어진 순간에도 서로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꺾인 꽃가지가 아니라 열매 맺기 위해 꽃잎이 떨어진 흔적일 수 있습니다. 지금 아파하는 그 사람이 헤어진 사람이 아니라 다시 준비 될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아름다운 가정을 이룬 이들이 있습니다.
헤어진 이들이 교회 가운데 있을 때 교회 공동체는 이들을 잘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다시 꽃피울 수 있도록 든든하게 붙들어주는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공동체들이 있습니다. 특히 믿음이 좋은 지체가 아니거나 공동체가 건강하지 못하면 헤어진 이들은 더 이상 공동체에 머물지 못합니다. 신앙을 버리고 교회를 떠납니다. 공동체 안에 매우 불편한 관계가 생기고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넘치는 교회 공동체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서로가 지체임을 잊지 않도록 돌보아 줍니다. 아픔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고 서로를 끈끈한 사랑으로 붙들어 줍니다. 헤어짐을 꺾을 때에 느끼는 공동체의 포용은 주님의 도우심을 경험하게 하는 통로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헤어짐의 아픔을 가진 지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중보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공동체의 바램은 이성교제의 회복만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헤어짐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도 함께 신앙과 믿음 안에서 바로 서야 합니다. 공동체의 아름다운 지도가 있다면 깨어진 관계에도 불구하고 서로는 위하여 기도해 주는 동역자로 설 수 있습니다.
홀로 피는 꽃도 아름답습니다.
사실 우리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헤어짐입니다. 주안에서 아름다운 이성교제를 이끌어 왔다면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성교제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결과 자체가 주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이 아닌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에서 헤어짐의 아픔을 경험합니다. 이성교제라고 말하지만 실제는 사실혼 관계인 친구들, 혼탁한 성적인 문화에 휩쓸려서 건전하지 못한 이성 관계를 유지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성교제가 이런 상태에 있다면 다른 접근을 해야 합니다. 세상은 이런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여도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백성인 우리는 다른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바울의 말을 인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혼하지 아니하는 것도 잘하는 것이다’(고전 7:38). 이 가르침을 지금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시대적이고 문화적인 차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억해야 할 것은 사실혼과 같은 깊은 관계가 깨어졌을 때는 그 책임의 엄중함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아름다운 삶은 무엇보다 주의 일을 먼저 생각하고 주를 기쁘시게 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의 헤어짐이나 관계 회복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이성교제의 꽃을 피울 때에는 가정이라는 열매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가정은 분명 하나님이 이 땅에 허락하신 소중한 축복입니다. 그러나 가정 자체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종종 맛있는 과실을 맺지 못하지만 세상을 향기롭게 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꽃들도 있습니다. 이런 식물들은 열매 없이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향기롭게 만듭니다. 가정이라는 열매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시는 주님의 위대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을 통하지 않고도 하나님 나라의 놀라운 역사들은 일어납니다. 어쩌면 혼탁해진 세상에서는 당당하게 홀로 피는 꽃이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올바르지 않는 이성 교제를 끊고 주님 영광을 위한 헤어짐을 택하는 것은 용기입니다. 감정의 찌꺼기나 육체적 관계 등으로 인하여 합당하지 않는 관계 속에서 머뭇거리는 것보다 주님의 거룩한 품에 안겨 그곳에서 피어나는 꽃이 되어야 합니다.
교제가 깨어졌을 때 그 아픔보다도 그리고 이성에 대한 애착보다 우리는 꽃을 피우시고 열매 맺게 하시는 하나님께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청년 여러분! 돌아보면 젊은 날들은 참 아름다운 순간들입니다. 청년은 젊기에 피고 지는 꽃입니다. 필 때의 기쁨만큼이나 질 때의 아픔은 클 것입니다. 꺾이고 떨어진 꽃이라면 많이 아프시겠죠! 주님께 그 아픔을 내어 드리십시오. 주님과의 관계를 먼저 생각하고 회복케 하시는 은혜를 누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주님 안에서 풍성한 회복을 경험하고 있을 때면 다시 피어날 봄이 올 것입니다. 꽃에 생명을 주시고 열매를 맺기까지 쉬지 않으시는 주님을 느끼시면 됩니다. 주님은 보다 아름다운 가정이라는 열매를 위해 누군가와 함께할 당신의 꽃길을 준비하고 계실 것입니다. 조금 있으면 아픔을 뒤로하고 주님을 사랑하기에 피어나는 꽃으로 누군가를 위해 향기롭고 아름답게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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