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루터교, 가톨릭과 ‘499년만의 화해’ 논란

에큐메니칼 운동

by 김경호 진실 2021. 3. 19. 09:57

본문

루터교와 로마 가톨릭이 화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교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루터교가 개혁정신을 포기하고 가톨릭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루터교연맹(LWF)은 31일(현지시간) 스웨덴 룬트에서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알리는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 자리엔 역사상 처음으로 로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해 가톨릭과 개신교 간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무닙 유난 LWF 의장과 교황은 가톨릭과 루터교가 대화를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종교가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자는 내용의 ‘공동의 길’ 선언에도 서명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 원종호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국장은 “루터교가 가톨릭 교리나 전통을 수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양자 간의 하나 됨을 찾아보자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루터교와 가톨릭 사이에는 성모 마리아나 성례 이슈 등 신학적으로 좁혀질 수 없는 이견(異見)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국장은 이어 “유럽인들은 역사적으로 신·구교 간 종교전쟁 등을 거치며 종교의 진정한 가치는 평화와 협력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루터교는 에큐메니컬 정신에 입각해 로마 가톨릭과 대화·공조·협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루터교와 로마 가톨릭의 만남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양측은 50여년 전부터 대화와 신학 교류 등으로 접촉해왔다. 1967년 가톨릭 교황청과 LWF가 대화를 시도한 이후, 99년 10월 ‘칭의론(하나님의 은총으로 의롭게 됨)에 관한 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면서 거리가 좁아졌다. 또 세계감리교협의회도 2006년 ‘칭의 교리에 대한 교리적 합의 선언문’에 서명하면서 범기독교적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그러나 보수적인 한국교회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결정들에 완전히 수긍하기는 어렵다. 특히 ‘칭의론에 관한 공동선언문’의 경우 로마 가톨릭의 교리를 수정하지 않은 채 개신교의 칭의론을 수용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칭의론은 마르틴 루터 종교개혁의 핵심인데, 가톨릭은 칭의에 성화(구원받은 후 거룩하게 되는 것)를 포함시킨다. 이 밖에 성경의 권위나 성례전, 교회, 연옥 등과 같은 교리도 개신교와 다르다.

합동신학대학원대 이승구(조직신학) 교수는 “칭의가 인간의 공로가 아니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에만 의존한다는 공동선언 내용은 동의한다”며 “그러나 칭의와 성화를 혼합해 이해하는 것, 세례중생설(세례를 통해 구원받음) 등은 문제”라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36731&code=23111115&cp=du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