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000개 교회가 문을 닫는다. 하루에 8개 이상의 교회가 문을 닫는 셈이다. 개척 교회가 매년 3000~4000 개 정도 설립되는데, 그 중 1% 정도만 자립에 성공한다. 성공 확률 0.4%다. 그나마 살아남은(?) 교회도 70-80%가 미자립교회이고, 60% 교회에는 교회학교가 아예 없다. ‘조국 교회가 위기’라는 말을 들은 지 오래되었다. 그 근본 원인이 뭘까? 한마디로 말해 ‘3공(公)의 부재(不在)’ 때문이다. 공교회성· 공동체성· 공공성을 잃어버렸다는 말이다. 개교회주의· 세속화· 제자도의 상실· 세상과의 불통이 그 원인이다. 그동안의 교회 개척은 건물 중심· 기신자 중심· 프로그램 중심이었다. 비성경적 방식임에 틀림없다. 사람 중심· 비신자 중심· 복음 전도 중심의 성경적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한 대안이 있는가? 있다. 그게 바로 ‘선교적 교회’와 ‘분립 개척’이다. 여기에서는 ‘분립 개척’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교회 개척’ 이야기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머리부터 흔든다. 교회가 이미 포화 상태인데 개척은 무슨 개척이냐는 반응이다. 그렇지 않다. ‘교회 개척(church-planting)’은 하나님의 소원이요, 예수님의 지상 명령이다. 사도 바울의 선교는 교회 개척의 연속이었고, 사도행전은 교회 개척의 매뉴얼이다. 그리스도인들을 증가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회 부흥이 아니라 교회 개척이다.
그러나 교회를 개척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개척’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준비 없는 개척· 열정만으로 시작한 개척· 무모한 개척· 신학과 비전이 없는 개척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개척교회들이 설립한 지 3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 교회의 생존주기가 식당이나 피자 가게와 비슷하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
‘분립 개척’은 성공 확률이 매우 높은 교회 개척 방법일 뿐만 아니라, 성경적 방법이다. 교회가 또 다른 교회를 낳고(church-planting church), 제자가 또 다른 제자를 낳는 것은, 하나님나라를 확장하기 위한 주님의 디자인이다.
교회가 크다고 무조건 나쁘거나 작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회가 커지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꼭 해 봐야 한다. ‘교회 안에 방관자들이 많지 않은가? 교우들이 복음 사역에 참여하고 있는가? 교우들이 복음의 일꾼으로 잘 훈련받고 있는가? 교우들 간에 영적 교제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담임목회자가 교우들의 형편을 잘 헤아려 보살피고 있는가?’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객원 기자인 마크 우즈(Mark Woods) 목사의 ‘작은 교회를 사랑하는 4가지 이유’라는 글을 소개한다. “첫째, 작은 교회에서는 모든 교우들의 이름을 알 수 있고 가족처럼 지낼 수 있다. 둘째, 작은 교회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중요하기에 모든 교우들이 존재감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 셋째, 작은 교회에서는 모든 교우들이 가족처럼 친밀하게 지내기에 모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 넷째, 작은 교회에서는 교우 한 사람의 목소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의견을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팬데믹으로 세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전 방식 그대로 목회해서는 더 이상 목회할 수 없게 되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개혁이 쉬운 것처럼, 교회가 작을수록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큰 교회만 분립 개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의 규모를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정해진 규모에 도달했을 때 마음만 먹으면 어느 교회나 분립할 수 있다.
우리 교회는 설립 50주년 기념으로, 재작년, 제1호 분립 개척했다. 26년 담임목회 하는 동안 가장 잘한 일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교회가 분립하고 나니, 양쪽 교회 모두 새로운 활력과 생기가 생겼다. 방관자에 머물던 많은 교우들이 헌신자로 변화되었다. 분립 개척 자체가 교우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요, 거룩한 자랑거리가 되었다.
이용범 목사(산곡제일교회)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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