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신자의 넘어졌다 일어섬
박종훈 목사(궁산교회)
고사 성어 중 칠전팔기(七顚八起)란 말이 있다. 궁산 교회에 다니는 70대 집사님은 20년간의 세월 속에 일곱 번이나 신앙적인 넘어짐을 반복하다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다. 군산 근방 어느 섬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에 학교는 문턱도 내딛지 못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장애 남편을 섬기며 한 많은 평생을 살아온 분이다. 그러다 동네에 교회가 들어서며 신앙생활을 시작했지만 그동안 살아온 습관과 낯선 교회 문화에 적응하기가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자신의 뜻에 맞지 않으면 토라진 아이처럼 교회 출석을 불참하는 방법이 그분의 유일한 무기이자 항의였다. 처음 한 두 번에는 달래면서 일으켜 주었지만, 반복되는 투정에 스스로 일어나도록 지켜만 보았다. 그러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평소에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특별 새벽 기도에 나오다 교회당 앞 디딤돌에 살짝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 당시는 아무 말도 없었기에 본인 외에는 몰랐었다. 나중에야 교회 나오다 넘어진 것이 시험에 드는 이유라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넘어지면서 약간 다친 가슴이 서서히 통증이 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음도 넘어지며 교회 출석을 멈추었다.
그 후 도시에 사는 자녀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가슴 통증에 대한 검사를 하는 중 심각한 병을 발견하게 되었다. 심장의 동맥 혈관이 상당히 막혀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언제 갑자기 위험한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진단이었다. 자녀들이 서둘러 부천에 있는 심장 전문병원에 입원시켰다. 평소 당뇨와 고혈압도 있어 조심스러운 수술이었지만 무사히 마치었고 입원 중에 필자 혼자서 상경하여 병원 심방을 하였다. 예쁜 화분을 전달하고 기도해주자 울먹이며 자신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 새벽 기도 나오다 넘어진 것이 오히려 큰 병을 발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더 감사한 것은 수술을 했었는데 막대한 수술비용이 정부로부터 전액 혜택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는 수해를 입은 농가에 일 년간 의료보상을 주는 제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가을쯤 수술했는데 여름에 홍수로 경작하는 논이 물에 침수되었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그분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몸으로 체험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변함없이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가 있다. 동네에 흑염소를 키우는 이웃이 있었다. 그 모습이 좋게 보였던지 그리고 키워서 흑염소 중탕용으로 사용하려고 중간 정도 되는 숫염소 한 마리를 사 와서 키웠었다. 그런데 매인 끈이 허술했던지 그만 도망을 가고 말았다. 혹시나 전에 살던 집에 갔는가? 했지만 아니었다. 동네 뒤에 산이 있어 그리로 간 것으로 보였다. 이 소식을 전달받고 필자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으로 권면했더니 웃으면서 받아들였다. 이후 시간이 흘러 6개월 정도 지나간 어느 날 집 나간 흑염소가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 산에서 혼자 살다가 종족 번식의 본능에 따라 암컷이 있는 원래의 집으로 스스로 돌아온 것을 원 주인이 잡아 놓았다가 다시 데리고 온 것이다. 이미 야생에서 적응한 듯 다 자란 모습이고 자유로운 생활에 성질이 몹시 사나워졌다. 바로 건강원에 맡겨 목적대로 보약을 만들었다고 한다.
흑염소가 도망가지 않았다면 사료를 공급하며 늘 돌봄이 필요했었지만 가출하여 산에서 좋은 먹이를 마음껏 잘 먹은 약이 되는 흑염소가 된 것이다. 하나님이 잘 키워서 집으로 보내준 것이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에 순종한 결과를 체험한 과정이었다. 그동안 오랜 시간을 통해 가르치고 권면도 하였고 인간적인 많은 섬김과 먼저 본도 보여 주었지만 잠시 듣는 약발의 효과 정도이었다. 가장 확실한 효과는 주님이 만져 주시고 간섭하시는 은혜이다. 전에는 작은 시험에도 자주 넘어졌지만 지금은 방황 없이 변함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단 한 가지 예배 때마다 조는 습관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시론] 시골 신자의 넘어졌다 일어섬_박종훈 목사 | 기독교개혁신보 (repre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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