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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기도, 왕의기도 어찌하오리까

관상기도

by 김경호 진실 2022. 8. 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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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요 교단 총회에서는 이단 문제보다 신학적 논란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예장합동은 '관상기도', '왕의기도'와 교류를 금지하도록 했다. 예장합신은 '관상기도'과 '레노바레 운동', 예장 고신은 '신사도 운동' 및 '빈야드 운동'과의 교류 금지를 결의했다.




침묵 영성 훈련, 문제 있나?

'관상기도'와 '레노바레 운동'은 성장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며 한국교회에 소개됐다. '관상기도'는 고요함을 추구하는 새로운 기도 방법이다. 이에 따라서 많은 논란을 낳았지만 수도원 영성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권명수 교수(한신대)는 '관상기도'가 성령이 우리 안에서 기도한다고 한 성경의 가르침을 근거로 성령의 기도에 동조하는 기도법이라고 설명한다. 권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만 했다. 하지만 관상기도는 우리가 침묵 중에 묵상하면서 깊이 기도할 때, 하나님이 우리 영혼 가운데서 들어와서 활동하시도록 하는 것이다"고 했다.

영성 작가 리처드 포스터에 의해서 시작된 '레노바레 운동'은 관상기도 등이 포함된 제자 훈련이다. 레노바레는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기 위한 운동이다. 이 운동은 기도, 거룩함, 성령, 사회 정의, 성경 읽기, 생활 실천을 강조한다.


레노바레 운동과 관상기도도 교류 금지 결정이 내려졌다. 레노바레 운동과 관상기도는 외형적 성장에만 몰두하는 한국교회 변혁을 위해 이동원 목사, 최일도 목사 등에 의해 한국교회에 소개됐다. 2007년 레노바레 컨퍼러스 기자회견 사진.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예장합동 신학부는 '관상기도'가 불건전한 신비주의, 종교 다원주의, 이교적 영향이 혼합되어 있어 복음의 순수성을 해칠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예장합신 신학연구위도 '관상기도'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이승구 교수(합신대)는 "관상기도는 기본적으로 가톨릭교회의 정화, 은혜의 주입, 신과의 합일이라는 생각에 뿌리내리고 있다. 신학적으로 오류가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도를 배우고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예장합신은 '레노바레 운동'도 위험성을 지닌 신학으로 분류했다. '레노바레 운동'은 영성 운동이기 때문에 종교 혼합주의로 흐를 위험이 다분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조진모 교수(합신대)는 "영성은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모든 종교가 지대한 관심이 있는 분야이다. 영성이라는 주제를 통해 다른 종교가 담을 넘어와서 기독교와 섞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총회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관상기도'와 '레노바레 운동'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 같다.위험한 요소가 있으나 이런 요소들을 잘 제거하면 훌륭한 신앙생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서구 교회에서도 오랜 전통을 가지고 내려온 기도법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어 왔다.

이동원 목사도 2007년 지구촌교회에서 열린 레노바레 세미나에서 '관상기도'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독을 제거한 복어가 훌륭한 먹을거리인 것처럼, 관상기도 역시 복음주의권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독소를 제거할 경우 한국교회의 영성과 개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신비주의, 위험성 재차 확인

이번 총회에서는 체험적 신앙을 강조하는 '신비주의'와 연관된 신앙 운동에 대해서도 주의보가 내려졌다. 예장고신은 지난 2007년에 열린 57회 총회에서 '신사도 운동'과 '빈야드 운동'에 대해 위험 신학으로 결의한 것을 재차 확인했다. 예장합동은 '왕의기도'와 교류 금지를 결의했다.

'신사도 운동'은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직통 계시가 주어지며, 사도와 선지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개혁주의 신학과 상치되는 부분이 많아 주요 장로 교단은 '신사도 운동'의 신학적 위험성을 강조해 왔다. '빈야드 운동'은 '신사도 운동'이라는 나무에서 자라난 가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능력'을 추구하는데, '빈야드 운동'에서 말하는 능력은 성령의 은사로 치유, 예언 등이 포함된다. 주로 '능력 전도', '능력 치유' 등으로 표현한다.

예장고신 유사기독교연구위원회는 이번 총회에서 '신사도 운동'을 이단으로 규명해 달라고 총회에 요청했다. '신사도 운동'의 신학에는 이단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많고, 예장합동 등 다른 교단은 이미 '신사도 운동'을 이단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예장고신 총회는 지난 57회 총회에서 결의했던 '신사도 운동' 참여 금지를 재차 확인했다.

또한 예장합동 총회는 '왕의기도'가 자의적 성경 해석과 치유 사역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어 신학적으로 위험하고 다수의 부작용을 낳는다며, 교류 금지를 결정했다. '왕의기도'는 손기철 장로가 대표로 있는 '헤븐리터치미니스트리'(Heavenly Touch Ministry․HTM) 치유 사역의 핵심이다. 그간 '왕의기도'는 '신사도 운동'과 연관됐다는 지적과 함께 기복 주의, 승리 주의 등의 문제도 제기됐다.



이번 결정이 앞으로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이단 판결, 총회 참여 금지 결정이 몇 년 전에도 내려졌지만, 신비주의에 대한 교인들의 참여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 금지가 결정된 장로교단에 소속된 많은 교인들이 HTM, 국제기도의집(International House of Prayer․IHOP) 등의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신사도 운동'의 핵심 인물인 피터 와그너 박사의 와그너 리더십 과정(WLI)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신앙 훈련을 받는다.


이에 총회가 교류 금지 결정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교단과 교회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된다. 김근주 교수(웨신대)는 "'신비주의'는 기복 주의와 성장 주의에 물든 한국교회의 문제를 극복하게 돕지 못한다. 또한 '신비주의'를 추구하면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만들어, 교인들의 삶이 없어진다. 교인들이 하나님나라를 위해 살아가도록 가르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지도자들은 교인들이 생활 속에서 하나님나라를 이뤄 가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교인들을 세워 가야 한다"고 했다.

[다시 보는 교단 총회 3] 관상기도, 왕의기도 어찌하오리까 < 교계 < 기사본문 - 뉴스앤조이 (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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