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영 목사 (장지교회)
보통 출석교인 5000명이 넘으면 ‘메가교회’라고 한다. 그런 숫자가 모이면 체육대회 정도의 참여 프로그램도 열기 힘들다. 주류화 된 일부 성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신을 5000명 속의 1인으로 느끼기 십상이다. 메가교회와 대비하여 칼 F. 조지(교회성장 컨설턴트)는 ‘메타교회’를 말했다. 메타교회는 10명이 모이는 소그룹이 500개가 있는 교회다. 전체 숫자는 같지만 소속감과 자존감은 다르다. 메타교회의 각 성도는 9명의 친밀하고 언제나 교제할 수 있는 그룹에 둘러싸여 있다. 자신은 10명 중 1인이고, 자신의 그룹은 500그룹 중 하나다. 메타교회에서 각 교구는 교회와 같고 각 모둠과 소그룹은 더 작은 교회와 같다. 관리의 효율성보다 성도의 주체적인 나눔, 사역, 전도, 양육을 중요시한다. 핵심은 각 성도가 자신을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원으로 느끼는 것이다. 전 성도가 주류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십여 년 전 장지교회는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장년 출석 백 명이 조금 못 되는 교회였다. 교회에서 활동하는 청년은 단 두 명이었는데, 그 둘이 상당히 많은 사역을 감당하고 있었다. 대부분 예배에서 엔지니어가 돼 줬고 교회학교를 위한 봉사도 빠지지 않았다. 운전도 잘했다. 하는 일은 교회의 주류인데 정작 교회에서는 그냥 ‘청년’이었다. 담임목사는 두 청년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청년들을 통해 몇몇 후배를 모았고 청년들은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밤이든 주말이든 시간을 내어 목사와 함께했다. 두 명은 내게 200명처럼 대단했다. 8년이 지나면서 청년 두 명은 200명이 되었고 교회 안에 20개의 소그룹이 생겼다.
주류화(mainstreaming)는 장애 학생을 소외(疏外)로부터 돌이켜 교육의 주체로 삼는 통합 교육 철학이었다. 하지만 그 청년들은 실제 주류였다. 다만 교회가 그들을 ‘아직 청년’으로 바라봤던 것이다. 2명을 200명처럼 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온 목회자가 있었다. 그렇게 물을 만큼 간절히 원하고 추구하는 것을 지속하는 게 답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청년들은 교회에서 자신이 중요한 일원임을 느낀다. 가장 행복한 것은 그 두 명이 모두 결혼했고 아빠와 안수집사가 됐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자리잡느라 뜨거운 30대를 보내면서도 자신이 믿음과 공동체에서 중요한 그리스도의 몸임을 기억하여 잘 이겨낸 성도들이다. ‘현상 너머의 본질’을 의미하는 헬라어 단어 메타처럼, 자신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라는 본질을 각성한 열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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