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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정체성 확립: 신조, 정경(성경), 사도 계승(2)_박상봉 교수

교회사

by 김경호 진실 2023. 12. 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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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정체성 확립: 신조, 정경(성경), 사도 계승(2)

박상봉 교수(합신, 역사신학)

 

‘정경’(canon)은 어떤 것을 재는 기준이나 척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기독교에서 정경은 하나님의 계시된 사건과 말씀이 성령의 영감을 통해서 사람 저자들에 의해 기록되어 신자들에게 신앙과 생활의 유일하고 절대적 규범이 되는 성경 목록을 가리킨다.

그럼 정경의 기준은 무엇인가? 첫째로, ‘영감성’이다. 모든 본문이 하나님의 계시로서 오류 없이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되었다는 신적 기원이 인정되어야 한다. 둘째로, ‘목적성’이다. 계시 된 기록이 인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분명한 뜻을 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셋째로, ‘신뢰성’이다.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기록한 인간 저자의 신실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쉽게 말하면, 계시자로서 하나님이 계시 기록자인 저자를 인정했는가에 대한 확신이다. 넷째로, ‘보편성’이다. 본문의 내적 속성(자증성)에 근거하여 성경의 각 권이 정경의 기준에 부합한다는 교회의 보편적 확증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보존성’이다. 성경 원본의 권위에 근거하여 그 본문이 신적인 섭리 속에서 훼손 없이 전승되었는가에 대한 보존이 입증되어야 한다.

구약 성경

구약 성경은 90년경 얌니아 랍비 회의에서 정경으로 확정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시기 수백 년 전부터 39권이 한 책(70인경)으로 묶여 읽혀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첫 세대 기독교인들은 구약 성경에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이 예표되어 있는 것과 관련하여 그 성경을 이미 기독교의 책으로 읽고 있었다. 참고로, 397년 카르타고 공의회(397년)에서 위경이 정경에 포함된 것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구약 성경의 정경성에 대한 확인이 기독교 내에서 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종교개혁 당시 개신교에서 외경을 제외한 39권이 정경으로 다시금 명확히 확증되었다.

신약 성경

바른 복음과 거짓 복음을 구분해주는 살아 있는 목소리는 사도들의 죽음과 함께 중단되었다. 그들의 가르침은 기록된 문서로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사도들이 쓰지 않은 외경, 위경, 가경 같은 다양한 문서들도 사도들의 이름으로 교회 안에서 읽히고 있었다. 특별히, 말시온은 자신의 이단적인 사설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도 바울의 서신을 중심으로 하여 신약 성경의 목록을 인위적으로 작성하였다. 말시온의 신약 정경에 대한 편집 시도는 당시 교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초대교회는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사도적인 문서들과 비사도적인 문서들을 구분할 필요성을 느꼈다. 교회 안에서 신앙의 규범으로서 역할을 감당할 사도적인 문서들을 한 책으로 묶는 작업을 한 것인데, 즉 사도적인 문서들을 모으고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여 교회가 공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신약 성경에 대한 정경성’을 확립한 것이다.

신약 성경은 모두 50-100년 사이인 50여 년의 시간 동안에 기록된 것이다. 신약 27권은 각 권으로 기록되는 시간에서뿐 아니라, 그 기록이 모두 끝난 후로도 교회 안에서 신앙과 생활의 규범으로 존중되고 읽혀왔다. 초대교회에서는 신약 27권을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분류하여 정경으로 편입시켰다. 먼저, 교회에 널리 전해 오는 문서(Homologomena)를 분류했다. 여기에는 사복음서, 바울서신, 베드로전서, 요한일서, 사도행전, 요한계시록 등이 속해 있다. 다음으로, 교회 안에서 읽히고 있지만 아직 논쟁 중인 문서(Antilegomena)를 분류했다. 히브리서, 베드로후서, 야고보서, 요한 이·삼서 등이 관련된다. 끝으로, 널리 읽혔으나 인정될 수 없는 문서(Noda)를 분류했다. 신약 외경 문서들이 여기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신약 성경에 대한 정경 확립의 중요성을 깨달은 초대교회는 363년 라오디게아 공의회, 393년 히포 공의회 등 중요한 공의회들을 거쳐 397년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현재 읽혀지고 있는 신약 27권을 정경으로 공인하였다. 물론, 성경이 신앙과 생활의 규범으로서 ‘정경’으로 확정된 것은 교회의 결정이 아니라, 이미 성경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정경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영감된 성경을 교회 문서인 정경으로 인준하고 공포한 것뿐이다.

 

정리하며

초대교회 때 정경 확립을 통해서 이단적이고 사교적인 문서들과 구별된 신앙과 생활을 위한 성문화된 규범을 가지게 되었다. 신자들은 성경을 통해서 시간을 초월해 선포된 족장들, 선지자들, 사도들의 음성을 듣고 살아계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고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포인트 세계 교회사 12] 초대교회의 정체성 확립: 신조, 정경(성경), 사도 계승(2)_박상봉 교수 | 기독교개혁신보 (repre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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