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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아는 만큼 성경이 보인다

교회사

by 김경호 진실 2022. 12. 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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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역사책이 아니다. 그러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경은 진공(眞空)이나 허공(虛空)에서 탄생된 게 아니다. 사람 냄새로 가득한 인간 역사 속에서 탄생했다. 하나님은 ‘역사 속에서’(in), ‘역사를 통해’(through), ‘역사를 위해’(for), ‘역사를 향해’(to) 일하시는 분이다. ‘역사’(History)는 ‘하나님의 이야기’(His story)다. 역사 속에 성경의 보화가 깊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역사를 아는 만큼 성경이 보인다!

성경과 역사 모두 성령님이 이끌어 가신다. 구약성경은 5대 제국(앗수르·바벨론·페르시아·헬라·로마)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구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5대 제국을 꼭 공부해야 한다. 예언서는 권수(卷數)로만 계산할 때 구약성경의 45%를 차지하는데, 예언서는 세 제국(앗수르·바벨론·페르시아)을 배경으로 한다.

구약에 등장하는 30여 명의 예언자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진공관 속에서 존재했던 분들이 아니다. 세상과 동떨어져 깊은 산속이나 기도원에서 기도하며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분들이 아니다. 그런 예언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민중(民衆)과 함께 역사의 모진 시련과 수난에 동참하면서,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전달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예언자들의 메시지는 그들의 역사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메시지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세계사)을 꼭 알아야 한다. 하나님은 앗수르 왕 살만에셀을 도구로 삼아 북이스라엘을 심판하셨고,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통해 남유다를 심판하셨으며, 페르시아 왕 고레스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고국으로 귀환시켰고, 헬라와 로마 제국을 통해 기독교 복음이 전파될 길을 준비하셨다.

말라기 예언자 이후 세례 요한이 등장하기까지 400년 동안을 ‘신구약중간기’라고 부른다. 하나님의 계시가 전무(全無)했던 시기다. 그래서 이 기간을 가리켜 ‘말씀의 공백기(空白期)’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이 기간에도 열방을 통치하신 분은 여전히 하나님이셨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계시는 없었지만, 하나님은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말씀하셨다. 이 시대에 페르시아 제국·그리스(헬라) 제국·로마 제국·유다 마카베오(하스모니아) 왕조가 등장했다.

세계 역사상 이 기간만큼 많은 현인(賢人)들이 나타난 시대가 없었다. 공자·맹자·순자·노자·장자·한비자· 석가모니·소크라테스·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걸출(傑出)한 인물들이 이 시기에 태어났다. 뿐만 아니라 기하학의 대가 피타고라스,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등이 역사에 등장한 것도 바로 이때다. 이들 덕분에 정치학·윤리학·기하학·수학·의학·철학이 발달했고, 유교·불교·도교·유대교·조로아스터교 같은 종교들도 이때 시작됐다. 구약이 없으면 신약도 없고, 신구약이 없으면 중간사도 없다. 그러므로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구약의 연장선상에서 중간사를 보아야 하고, 중간사의 연장선상에서 신약을 보아야 한다.

성경은 이토록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도, 그동안 한국 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이 역사를 무시(無視)하거나 경시(輕視)한 채 성경을 해석해 왔다. 그 결과 ‘큐티식 성경해석’, ‘주관적 성경해석’, ‘지나친 영해(靈解)’라는 오류(誤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면서 평신도들도 ‘성경 문맹(文盲)’ 수준을 벗어나지 못 했다. 하루속히 이런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목회자들이 치열하게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학교 교육과정도 역사 공부를 강화하는 쪽으로 대폭 수정해야 한다.

부끄럽지만, 이렇게 주장하는 나 역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했다. 뒤늦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역사 공부에 매진(邁進)했다. 성경의 주 배경인 고대근동사(古代近東史)와 신구약중간사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역사 공부를 쉽게 할 수 있다. 양질(良質)의 역사 교육을 제공하는 EBS방송과 유튜브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교회에서 주일 낮예배 때는 요한계시록을 설교하고 오후 예배 때는 예언서를 강의하는데, 역사 공부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요즘은 주변 목사님들에게 ‘역사 공부’를 ‘전도(?)’하고 다닌다. 

단언(斷言)한다. ‘역사에 눈이 열려야 성경 보는 눈이 열린다!’

 

이용범 목사 
산곡제일교회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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