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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신교는 독재에 침묵하거나 야합

교회사

by 김경호 진실 2025. 1. 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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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노동환경에 목숨을 잃는 민중들의 가슴아픈 사연이 뉴스로 나갈 때 독재자를 위한 조찬기도회를 주도하던 교계인사들은 그 뉴스를 호텔연회장에서 독재권력과 포도주를 나누며 한귀로 흘려듣고 있었습니다" (김동한 정의평화기독인연대 공동대표)

"그동안 우리 기독교 교인들이 가르치고 있었던 '반공복음'은 주님의 기도나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기독교가 분단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반공 이데올로기를 반공복음으로 받아들인 잘못을 회개해야 합니다" (곽라분이 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6일 저녁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주최로 종로5가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와 과거사 극복'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목회자·신학자와 평신도들은 대체로 한국교회의 죄책과 회개가 부족했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으며 구체적으로는 일제시대의 신사참배와 독재권력하에서 보여준 교계의 행동에 대한 반성이 이어졌다.

-"독재정권하에서 개신교계는 독재의 폭압에 침묵했거나 야합했었다"-

김동한 공동대표는 신사참배와 독재푹압에 대한 침묵을 한국교회의 가장 큰 죄책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신사참배는 그 자체가 반기독교적 행위"라며 "문제는 심사참배가 곧 친일이나 부일행위는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이라며 "신사참배는 단순한 의식일 뿐이지 거기에 종교적인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다만 신학교와 교회를 지키기 위해 겉으로 일제에 머리를 숙인 체 했다는 것은 억지이고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분단이후 독재정권하에서 개신교계는 (대부분) 독재의 폭압에 침묵했거나 야합했었다"며 "이 역시 중대한 신앙적 죄악"이라고 말했다.

김동한 대표는 "무릇 교회는 약자의 편에 서야 함에도 악행을 일삼는 강자의 편에서 호의회식 했다면 이 보다 더큰 범죄가 어디에 있겠냐"고 참석자들에게 반문했다.

박경양 평화의교회 담임목사는 "불행하게도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를 비롯하여 민족전쟁시기, 긴 기간의 독재정권 시기에 불의한 세력과 동조하고 교회의 신앙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으며, 성서의 진리보다는 물질주의 거대주의라는 우상을 섬기는 등 교회답지 않은 부끄럽고 낯 뜨거운 행태를 드러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고백했다.

박 목사는 "교회 선포가 힘을 갖기 위해서, 교회 선교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 스스로의 허물을 용기있게 드러내고 이를 인정하고 참회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사참배 거부한 순교자, '환상에 사로집힌 인물'로 폄하-

김영재 합동신학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한국교회의 죄책고백과 독일교회 사례 '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의 죄책에 대해 밝힌 후 독일교회가 히틀러를 따른 과오를 극복해 낸 사례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장로교가 분열한 것도 일제하 신사참배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으로 이에 대해 죄책과 회개를 외치던 '고려' 측이 1952년 장로교 총회에서 거세 되면서 부터 임을 지적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순교한 주기철목사에 대해 "근본주의적인 열광주의의 환상에 희생된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 말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의 기독교 신자들이 나치 치하에서 어린이들이 '인도자'(Fuhrer)로 불린 히틀러에게 식사전·후에 기도를 바치고 인종차별적이며 사이비 메시아적인 성격으로 기독교적 진리를 왜곡하는 적그리스도 상징인 '꼬부라진 십자가 '를 추종한 역사가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선거에서 주민의 90%가 히틀러를 지지하는 가운데 전 독일에 단 4개처의 노회만이 이에 반대하는 '고백교회운동'을 펼쳤으나 전후에 독일교회의 정통을 계승한 것은 이 운동에 속한 지도자(목사)들 이었다"며 "고백교회가 은밀히 추진한 저항운동이 독일에 있는 그리스도 교회의 정체성을 지킨 것을 시인하여 그들에게 잠정적인 지도부를 맡길 뿐 아니라 1년간 직무를 떠나 근심함으로써 자신들의 죄책을 실천적인 행동으로 시인하고 참회했다"고 독일교회의 철저한 과거사 반성을 소개했다.

김영재 교수는 고백교회에 속한 이들도 "우리가 다 함께 범죄했다"고 참회하고 '독일 그리스도인 '의 죄책을 다 자신들의 것으로 고백하고 용서해 그들과 하나되어 독일교회를 재건했음을 덧붙였다.

-남성중심적 교회도 극복과 반성의 대상 -

곽라분이 공동대표는 "한국교회의 여성을 소외시켜온 교회제도나 예배의식도 개혁되어야 한다"며 교단정책과 성서해석, 신학의 방향성에 교회여성들을 참여시켜 양성평등한 교회정책으로 가야한다"며 남성중심적 교회가 양적 팽창과 그것을 단기간에 이루려는 속도주의 속에서 많은 문제점을 양산했다고 주장했다.

곽 대표는 그동안 교회여성 지도자들 조차도 각 교단의 결의 기구와 교단 정책구조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에 대표성이나 지도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신을 평신도라고 밝힌 한 중년남성은 "어린시절 할머니를 따라 예배당에 나와 신앙생활을 시작한 후 오늘처럼 교회와 목회자가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이 자리에 오신 목사님들과 교계지도자들이 각 교단에서 오늘 나온 말씀들만 잘 전달해 주셔도 한국교회가 좀 더 새로워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토론회를 지켜본 소감을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는 내년 3월까지 5회에 걸쳐 개신교 전래기부터 민주화시대 이후까지 한국교회의 죄책고백에 대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개신교는 독재에 침묵하거나 야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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