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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고통받는 사람들 삶 속에서 사역의 길 찾아야”

사회

by 김경호 진실 2025. 1.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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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이웃과 함께할 때 한국교회의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며 기성세대의 자기 혁신이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역사학자와 미래학자가 진단한 2025년 한국교회의 핵심 키워드는 ‘우는 자와 함께 울라’와 ‘성도들 마음의 병’이다. 장동민 백석대 교수(역사신학)와 최윤식 아시아미래연구소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2025 신년 특별대담을 나눴다. 강의와 저술 등을 통해 교회와 시대를 직조해 온 두 학자는 쇠퇴기에 접어든 한국교회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세대 회개 통일 첨단기술 등 교회의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 대담자 >
장동민 백석대 교수(역사신학)
최윤식 아시아미래연구소장

-2025년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장동민 교수=목회자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시대를 아는 제일 좋은 방법은 성도 중 가장 어렵고 고통받는 사람을 살피는 데 있다.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면 사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교회 역할도 알게 된다.


최윤식 소장=성경에서 말하는 부흥은 늘 약자와 가난한 자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올 때 일어났다. 하지만 지금의 교회는 그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다. 올해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들을 다시 품는 것이다.

 

장 교수=이렇게 된 데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교회도 중산층 문화에 갇히게 됐다. 6·25전쟁 후 가난했던 기독교인들이 근면 성실하게 일하며 부를 쌓았지만 결국 부유함이 크리스천의 경건함을 삼킨 것이다. 기성세대는 사회와 교회가 함께 성장하던 시대에 향수를 느낀다. 작금의 교회는 가난한 사람에겐 전도하려 하지 않는다. 개척교회조차 일정 금액 이상 십일조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최 소장=이미 중산층 혹은 부자 중에 예수 믿을 사람은 다 믿었다고 봐야 한다. 가난한 사람 빼곤 전도할 사람이 남질 않았다.

 

-특정 세대의 교회 이탈이 심각한데.

 

장 교수=40대는 사회에서 가장 활동적인 세대지만 유독 교회에선 적응이 어렵다. 이념적으로는 교회 지도자들의 극우 성향이 부담스럽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를 떠나게 된 경우가 많다. 이들의 자녀들 또한 부모 영향을 받아 교회를 멀리하고 있다.

 

최 소장=50대 이상은 대부분 교회로 돌아왔지만 40대와 30대 후반은 회복되지 않았고 남아 있는 이들도 이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틀에서 이들 세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장 교수=20대 후반 여성들은 젠더 전쟁의 중심에 선 세대다. 이들이 정치에 눈뜨며 남녀 간 임금 격차나 고용 차별뿐 아니라 동성애자(LGBTQ) 이슈와 연결된 정치적 의식을 갖게 됐다. 반동성애를 앞세운 기성 교회의 태도가 이들 여성에게 전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 소장=20, 30대 초반 여성은 독특한 세대다. 자아실현을 중시하며 젠더 전쟁을 겪은 첫 세대다. 이들의 변화는 사회적 경제적 요인과 맞물려 나타났지만, 교회는 이들에 대한 균형 있는 대응에 실패했고 무관심 속에서 갈등을 키웠다.

 

장 교수=한국교회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시절 반봉건과 반외세, 해방 이후엔 반공과 산업화, 친미를 앞세워 사회를 이끌었다. 1970~80년대 황금기를 지나면서 산업화와 반공 메시지는 시대 변화와 맞지 않게 됐다. 시대 변화를 수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이해해야만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있다.

 

-한국교회 회개 문제는 어떠한가.

 

최 소장=회개는 개인적 잘못을 주님 앞에서 돌이키는 것뿐 아니라 교회의 지체로서 공동체적 차원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에는 한국교회에 회개의 불씨가 일어나는 희망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회개를 목적으로 한 집회가 열렸고 심야·철야 기도회가 부활하는 교회들도 생겨났다. 이런 회개 운동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의 진정한 부흥이 시작될 것이다.

 

장 교수=회개는 성령의 주도 아래 이뤄져야 하며 보여주기식 운동이 돼선 안 된다. 회개의 본질은 죄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있다. 단순히 개인적 잘못만이 아니라 사회적 죄를 포함해 공동체적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사회적 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헌신했으며 큰 잘못이 없다고 여기지만, 현재 상황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돌아봐야 한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교육은.

 

장 교수=과거 교회 문화가 세상을 선도했던 시절에는 주 1회 교회 교육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앞서 나가고 교회는 뒤처져 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두는 동시에 가족 종교의 틀을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활용하면 학교 내 동아리를 만들거나 지역교회와 협력해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확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음세대와 공교육을 연결하는 것이다.

 

최 소장=과거에는 주일예배 시간만이라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학업과 학원의 압박으로 아이들이 교회와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학생들이 학원에 가지 않고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AI 학습 도구를 활용하면 아이들이 학원 대신 교회에서 공부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핵심은 아이들이 교회에 머물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최 소장=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제로성장과 수축사회로 향하고 있지만 통일이라는 외부 동력이 남아 있다. 통일이 이뤄진다면 독일처럼 경제와 사회가 재도약할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다만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통일은 기회이지만 동시에 큰 충격을 동반하기에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이다. 일자리와 재정을 나누고 함께 짐을 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가 이런 희생을 주도할 수 있다.

 

장 교수=통일이 교회에 기회가 될지는 의문이다. 통일 후 한국교회가 평양에 돈을 들여 대형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혼란과 갈등을 빚을 모습이 그려진다. 또한 북한과의 이념적 갈등이 통일 후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통일은 단순히 교회의 희생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최 소장=동의한다. 지금 상황으로는 부흥이 아니라 멸망으로 갈 수도 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통일을 미루고 계신 것 같다. 앞서 한국교회에 순수한 신앙의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한국교회가 지금 쇠퇴를 겪는 데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자신감과 물질 의존을 내려놓게 하시려는 뜻일 수 있다.

 

장 교수=단순히 쪼그라드는 것이냐 아니면 그 과정을 통해 정신 차리고 변화하느냐가 중요하다. 교회가 완전히 내려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고 두 손 들고 엎드릴 때 기회가 올 것이다.

 

-최 소장은 교회의 데이터 활용을 강조하는데.

 

최 소장=확장기 때와 달리 수축기와 쇠퇴기에는 숨은 해법과 가능성을 찾는 데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인구 구조를 보면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다. 가령 어떤 곳은 출산율이 0.6명으로 매우 낮고 다른 곳은 2명에 이른다. 이런 다양성을 무시하고 모두 같은 방법으로 목회를 하면 안 된다. 데이터를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사역과 할 수 없는 사역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장 교수=과거에는 교회가 노인과 아이를 모두 아우르는 보편적 공동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산층화된 교회는 더이상 보편적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교회에 속하지 못한 많은 그룹이 배제됐다. 이제 교회는 소외된 그룹을 찾아 나서야 한다.

 

최 소장=100세 시대에는 은퇴자와 노인 전도가 중요하다. 60~80대는 죽음을 더 자주 생각하며 신앙을 찾거나 교회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교회가 이를 강조하면 “교회가 더 늙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과거 교회는 아이들을 과소평가했지만, 지금은 노인들을 과소평가한다.

 

-올해 한국교회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장 교수=“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말씀이다.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최 소장=한국교회가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마음의 병’이다. 성도들, 특히 젊은 세대가 극심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교회는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고 말씀을 통해 새길을 제시해야 한다.

 

 

“교회, 고통받는 사람들 삶 속에서 사역의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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