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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케어 커뮤니티? 첫 단추는 ‘감정의 수용’

사랑

by 김경호 진실 2025. 2. 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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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멘탈 케어’이다. 빠르게 변화하며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사회적 압박을 받는다. 그 압박이 개인에게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안겨주며, 반대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멘탈 케어(Menral Care)는 정신적 건강을 돌보고 유지하며 회복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스트레스 관리, 감정 조절, 정신적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이에 포함된다.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상담이나 치료를 받기도 한다. 오늘날 이러한 멘탈 케어는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SNS를 통해 정신 건강을 위한 영상이나 문구를 찾아보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하려 노력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5년도의 교회의 전망을 예측하며 <한국교회 트렌드 2025>를 출간했다. 내용을 보면 10가지의 주제로 대표 키워드를 정리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멘탈 케어 커뮤니티(Menral Care community)이다.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과 사회적 불평등, 노동시장의 급변으로 인한 일자리의 불안정,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과 부조리, 돈을 중시하는 가치관은 현대 한국인에게 수많은 역기능적 결과를 초래한다. 정신건강의 문제는 그 대표적 증상”이라 밝힌다. 한국사회에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는 이제 일상이 되어가고 있고 이러한 어려움이 교회 안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지난 2주간 우울이나 불안감으로 고통스러웠다는 교인이 5명중 1명 이상으로 나타났고 목회자의 경우에도 ‘우울’이 20%, ‘불안’이 17%로 적지 않은 수치로 드러났다. 이러한 조사로 볼 때 교회가 정신적인 문제를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교회가 멘탈 케어를 목적으로 교인을 교육하여 삶의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고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정신 문제에 대하여 회피하고 묵인하기보다 정확한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필요시 정신질환을 가진 교인에게 치료와 돌봄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교회가 멘탈 케어 공동체로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멘탈 케어 공동체로 교회가 나아가기 위한 첫 단추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필자는 몇 개월 전 교회 공동체의 아픔을 경험했다. 바로 교인의 자살시도였다. 우울증으로 정신과 약을 장기 복용하던 그는 순간의 감정에 이끌리어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그는 수술 끝에 다행스럽게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고 척추와 다리 골절을 회복한 후 퇴원하였다. 그의 우울했던 마음도 몸의 재활을 받으며 많이 회복되었다.

 

그러나 회복 이후 그는 새로운 두려움이 생겼는데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자살시도를 목격했던 사람들에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두려워했다. 자신을 향하여 편견을 가지고 낙인을 찍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그의 마음을 다시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가 바라며 되돌아가고 싶었던 공동체는 편견 없이 자신의 ‘감정을 수용’해주는 공동체였다. 우리는 그러한 ‘감정의 수용력’을 가지고 있는가? 타인의 감정을 수용할 역량을 소유했는가?


성경에는 특정인물이 정신질환을 앓거나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구절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우울증이나 정신 문제와 관련된 증상을 보이는 인물이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증상의 원인이 일시적인 내면의 침체인지 정서적인 문제로 비롯된 것인지는 명확히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은 모든 사람이 인생에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경의 인물 중 모세, 여호수아, 한나, 예레미야의 모습에서 우울과 불안의 증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에게 맡겨지고 처해진 상황에 우울해 하고 불안해하며 하나님을 찾는다. 다윗과 시편의 저자들도 여러 가지의 이유로 우울해 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어 도움을 청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죄’로 하나님께 고백하지 않으며 하나님도 그들의 감정의 표현을 용납하신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통해 하나님과 소통하며 나아간다. 하나님은 그들과의 관계를 끊으시지 않는다. 이처럼 하나님은 사람의 ‘감정을 수용’하시며 응답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의 공동체, ‘교회’도 지체의 감정을 수용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있어서 편견을 가지고 낙인을 찍기보다, 지체의 정신건강을 돌보고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 먼저 지체를 용납할 수 있는 ‘감정의 수용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멘탈 케어 커뮤니티로서 교회가 나아가야 될 첫 단추라 생각한다.


 

유성민 목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 석사 과정 중에 있다.

출처 : 코람데오닷컴(http://www.kscoramd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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