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3 내란사태 이후 기독교를 내세운 극우 정치 집회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소속 목회자와 교인들이 교회의 정치 세력화로 복음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 성명서를 교계 주요 일간지에 발표했습니다.
또, 세이브코리아가 광주광역시에서 집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광주 지역 교회와 목회자 단체들은 5.18의 아픔을 지닌 광주 시민과 기독교인들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교회의 정치 세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가운데, 세이브코리아 집회를 주도하는 손현보 목사가 속한 예장 고신총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고신 총회 소속 목회자와 교인 38인은 14일, 교계 주요 일간지에 '교회의 정치 세력화를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 광고를 게재했습니다.
이들은 "개신교회 일각에서 특정 정당과 정치 입장만이 옳다며 교회와 광장에서 부르짖고 있다"며
"그로 인해 복음과 교회를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나라는 국가와 정부를 통해 임하는 것이 아니"라며 "일부 극우 교회의 설교와 정치집회는 세상나라와 하나님나라를 혼동하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또,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에 기독교인들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폭력과 불법을 조장하고 옹호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법에 위반된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재경 목사 / 온생명교회]
"교회가 가면 갈수록 복음을 전하는 게 아니고 정치를 거의 복음처럼 이렇게 떠받들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일은 복음을 오히려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교회를 오히려 무너지게 하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교회는 순수하게 복음의 기관으로 그렇게 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그런 마음입니다."
고신 총회 목회자와 교인들은 "하나님의 영광이 짓밟히고 복음이 훼손되고, 결국 이 모든 피해는 한국교회 전체가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이브코리아 집회가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흐르는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이번 주말에 열릴 예정인 가운데 광주 지역 교회와 목회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광주 금남로는 1980년 5월 18일, 수많은 비무장 시민들이 공수부대의 저격으로 희생된 장소로 시민들의 피와 아픔이 서린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광주광역시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광주기독교인을 모독하는 내란 찬양 극우집회를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광주교회협은 "내란 세력들과 극우 집단들이 광주에서까지 계엄을 찬양하는 극우집회를 한다는 소식은 광주 기독교인들에게 비참함과 탄식을 넘어 강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전두환 신군부의 계엄에 목숨을 걸고 맞섰던 광주 시민들과 광주 기독교인에 대한 모독이자, 2차 가해"라고 말했습니다.
광주교회협은 특히, "무엇보다 불의한 정치세력을 비호하기 위하여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우는 것은 공의와 정의의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위이자,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는
[조규성 목사 / 광주광역시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광주 기독교인들도 5.18민주화운동을 몸으로 겪어낸 분들이거든요. 실제로 5.18 국립묘지에 가보면 비석에 십자가 새겨져 있는 기독교인들이 절반 가까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시민들을 모독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신앙생활하는 기독교인들을, 같은 형제이고 자매들인 그 사람들이 모독하는 거예요.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그 행위는 전혀 기독교적이지도 않고 성경적이지도 않다…"
기독교를 내세운 극우 정치집회로 인해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오해는 물론 복음 전도의 문이 닫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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