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극심한 정치 갈등 속에 올바른 기독교 신앙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정치 과잉 시대 속에서 각자 자신의 생각이 틀리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성경적이고 민주적인 태도이며, 그러기 위해선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인한 확증편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동대 손화철 교수의 강연을 소개합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한동대 손화철 교수는 오늘날 개신교계에 극우 정서가 확산되는 것은 한국교회가 역사적으로 정치적 보수 성향을 보여온 맥락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과거 한국교회의 정치적 보수성은 전쟁의 아픔에서 비롯된 철저한 반공 의식을 기반으로 정부 권력과의 유착관계에서 형성된 것이었다면, 오늘날 극우 개신교는 아예 상대방을 악마화화며 '처단해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손화철 교수 /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여러 가지 음모론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조금 생각을 해 보면 앞뒤가 안 맞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데 그런 일이 굳게 일어났다고 믿습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일관성, 보편적 사고가 결여되어 있거나 아니면 그것을 거부하는 것,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도 없고,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고, 어제 내가 한 말을 오늘 거부하더라도 양심의 가책도 없고, 왜냐하면 지금 나는 마귀랑 싸우는 중이니까 굳이 뭐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죠."
손 교수는 "이용자가 좋아할만한 정보를 추천해주는 SNS 알고리즘 시스템이 정보 접근 방식을 변화시켰다"며 "일방적이고 편향된 정보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이 확증편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가짜 뉴스와 선동적인 콘텐츠를 유포해 사회적 불안과 공포를 증폭하며 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손화철 교수 /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자, 가장 정보가 많을 수밖에 없는 사람도 편향된 정보를 계속해서 그냥 받게 됩니다. 편향된 정보를 주는 알고리즘 시스템이 있고, 그 알고리즘에 콘텐츠를 올리는 선동가들과 가짜 뉴스를 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다음에 또 한 편에 우리의 불안과 분노가 있습니다. 그럼 이 세 가지가 계속해서 증폭하면서 (작동합니다.)"
손 교수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결국 극우화된 집단이 우리 사회를 양분하고, 교회는 그 한쪽을 대표하는 집단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국교회가 일부 과격한 행동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극우 집단에 침묵하며 방관하는 것은 그들의 기본 생각에 동의 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교회의 극우화는 한국교회 전반에 걸친 심각한 문제라는 분석입니다.
[손화철 교수 /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정치 투쟁에서는 목소리를 내고 거기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소수가 있다 해도, 그냥 가만히 별생각 없는 다수에 비하면 훨씬 힘이 센 거잖아요. 정치적인 힘으로는 충분히 다수이고,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교회는 이제 마지막 힘자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상당히 우아한 방식으로 한국교회가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힘이 이제 이렇게 내려가면서 그 힘을 유지하고 싶어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교수는 한국교회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지금 교회에게 필요한 것은 초대교회 교인, 또는 팔레스타인의 소수 기독교인의 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힘과 세력을 내려놓고 핍박 속에서도 인내와 온유와 겸손함으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궁극적인 희망을 전했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단 겁니다.
[손화철 교수 /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한국 사회에서 이미 한국 교회는 이제 왕따의 길에 이미 들어서 있습니다. 몰상식한 사람들을 몰상식하다고 비웃거나, 그 사람들을 교정해 줘야 되고, 우리가 어떻게 이 사람들을 고쳐줄 수 있을까 하는 운동은 그 유효기간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손 교수는, 인간인 나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성경적이고 민주적인 태도라며 혼돈의 시기일 수록 혐오와 분노에서 벗어나 동료 그리스도인들과 대화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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